[스포츠투데이 현혜선 기자] 그룹 빅스 라비가 도 넘은 악플에 대한 고충을 토로했다. 이와 함께 그는 동료 연예인들이 악플로 공황장애, 우울증, 불안증 등을 안고 살아가고 있다고 경고했다. 악플과 연예인, 그리고 우울증까지. 길고도 질긴 이 연결고리는 끊길 수 있을까.
라비는 27일 자신의 인스타그램 스토리에 악플러들이 보낸 메시지가 담긴 사진을 게재했다. 사진 속 악플러들은 라비를 향해 "꼴값 떤다", "조작으로 여자 만난 게", "조주빈이랑 똑같다" 등 메시지를 보냈다.
이에 라비는 "제가 후배 가수와 만난다고 오해하고 험담을 보내시는 것도 이해하려 했다. 꾸준히 폭언과 협박하는 것까지도 조용히 지나가려 했지만 고민 끝에 이 얘기를 꼭 해드리고 싶다"고 심경을 전했다.
이어 "이런 행동들 때문에 저와 제 주변 동료들이 공황장애, 우울증과 불안증에 호흡조차 벅찬 삶을 살아가고 있다. 누군가에겐 전부인 사람들이고 소중한 사람들이다. 사랑받고 싶어서, 그리고 그 사랑에 보답하고 사랑을 주고 싶어서 밤낮없이 땀 흘리고 노력하는 사람들"이라고 동료들의 고충을 호소했다.
그러면서 "왜 이런 행동에 연예인들과 그들을 사랑하고 응원하는 게 행복인 팬들이 상처받고 감정 소비해야 할까. 이상한 취미에 쓸데없이 행동력과 꾸준함 갖지 마시고 좀 더 생산적이고 본인과 본인 주변 사람들에게 도움 되는 일에 관심 갖고 움직이셨으면 좋겠다. 누구라고 완벽한 사람이겠냐. 부족하니까 서로 채워 주기도 모자란 시간, 낭비하지 말았으면 좋겠다"고 일침을 가했다.
끝으로 라비는 "좋은 일 하지 않으셔도 되는데 직접적으로 상처 주는 이상한 방향에서 열심히 살지 말아 달라. 모두 실수하며 살아간다. 달라지셨으면 좋겠다"며 "몸이나 마음이 힘들어서 이러는 거면 건강하게 해소하라. 다른 사람에게 피해 주지 않는 선에서 할 수 있는 것들이 많다. 이렇게 이야기함으로써 이 행동들이 줄어들길 바라는 맘에 하는 이야기니까 제 걱정은 말라. 전 여러분 사랑 덕에 행복하다"고 설명했다.
악플의 심각성이 문제로 대두된 건 오래된 얘기다. 그간 수많은 연예인들이 악플로 인한 고통을 호소했다. 실제로 우울증, 공황장애 등을 고백한 연예인들도 수두룩하다. 하루가 멀다 하고 악플러에 법적 대응을 하겠다는 기사가 쏟아져 나온다. 일일이 나열하기 어려울 정도다.
이에 포털 사이트 다음은 연예 댓글 기능을 폐지하며 악플의 장을 없애겠다는 움직임도 보였다. 그러나 각종 온라인 커뮤니티, 유튜브 등 아직도 악플의 장은 열려 있고, 악플러들은 기승을 부린다. 심지어 연예인 개인의 SNS에 악플을 다는 형태도 있다.
그렇다면 악플러들은 왜 악플을 다는 것일까. 지난해 12월 방송된 SBS 교양프로그램 'SBS 스페셜'에서는 악플러들을 직접 초대해 악플을 다는 이유를 직접 들어봤다. 당시 방송에서 한 악플러는 "가식적인 사람이 싫은데 TV를 보면 나오지 않냐. 안 나오면 좋겠다고 생각해 악플을 달았다. 한 번 내 악플이 신고당한 적이 있는데 신고자가 연예인 본인이더라"고 말했다.
또 다른 악플러는 "난 욕도 많이 달았다. 마침 무료했는데, 사람들이 나쁘다고 말한 사람이 나타난 거다. 신상을 파고 댓글을 달며 즐겼다. 그냥 심심했다"며 "악플러가 엄청난 이상 심리나 악마 같은 본성을 갖고 있다고는 생각 안 한다. 인간에게는 사냥이라는 본능이 있지 않냐. 그런데 현대 사회에서는 사냥을 할 수 없으니 인터넷이라는 수단을 이용하는 것"이라고 이유를 밝혔다.
생각보다 단순한 이유였다. TV에 안 나왔으면 좋겠기에, 무료해서다. 심심풀이로 던진 돌에도 개구리는 죽는다. 이쯤되면 연예인과 악플은 끊으려야 끊을 수 없는 것처럼 보인다. 법으로 막는다고 해도 기승을 부린다. 개인이 다는 악플을 막을 수 없다면, 자정적인 분위기가 형성돼야 한다. 또 법적인 제재도 한층 강력해져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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