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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우석이 또?' 앞문 보수 나선 LG, 뒷문이 흔들리고 있다 [ST스페셜]
작성 : 2020년 04월 28일(화) 06:03

고우석 / 사진=DB

[고척 스카이돔=스포츠투데이 이정철 기자] LG 트윈스가 개막일을 앞두고 선발 로테이션을 빠르게 보수하고 있다. 그러나 믿었던 마무리 투수 고우석의 부진으로 뒷문에서 불안함을 노출했다.

LG는 27일 오후 고척 스카이돔에서 열린 2020 신한은행 SOL KBO리그 키움 히어로즈와의 연습경기에서 2-3으로 졌다. 이로써 LG는 연습경기 3연패를 기록하며 아쉬움을 남겼다.

이날 경기는 LG의 '에이스' 타일러 윌슨의 선발 등판으로 관심을 모았다. 윌슨은 올 시즌을 앞두고 코로나19 여파로 2주 간 자가격리를 실시한 바 있다. 이로 인해 투구 수를 끌어올리지 못한 윌슨은 이날 첫 연습경기 등판을 치르게 됐다.

또한 윌슨은 5월5일로 예정된 두산 베어스와의 개막전에 출전하는 것도 불발됐다. 다른 외국인 투수 케이시 켈리도 크게 다르지 않은 처지다. LG는 외국인 선수들의 늦은 합류로 인해 시즌 초반 불안감을 안고 시작하는 상황에 놓였다.

류중일 감독은 이날 경기 전 인터뷰를 통해 "개막전 선발투수는 차우찬"이라면서 "윌슨은 오늘 연습경기를 던지고 한번 더 던져야 한다. 켈리는 윌슨보다 이틀 늦게 훈련해 좀 더 늦다. 두 선수 모두 5일부터 7일까지 펼쳐지는 두산전 등판은 힘들 것"이라고 전했다.

그러나 윌슨은 이날 경기에서 3.1이닝 1피안타 1사사구 4탈삼진 무실점 호투를 펼치며 에이스의 품격을 드러냈다. 140km 초,중반대의 패스트볼로 아직 최상의 컨디션이 아니었음을 드러냈지만 정교한 제구와 위력적인 커브를 곁들이며 키움 타선을 무력화시켰다.

이날 1경기를 통해 개막전 시리즈의 외국인 투수들을 합류 시키지 못하는 LG의 불안감을 전부 해소시킬 수는 없는 일이었다. 하지만 적어도 윌슨의 몸상태가 나쁘지 않다는 점은 증명됐다. LG는 연습 경기를 통해 윌슨에게 붙은 물음표를 떼고 느낌표를 넣을 수 있었다.

LG는 앞서 지난 24일에도 임찬규의 호투로 수확을 거뒀다. 2018시즌 선발 투수로 11승을 올린 임찬규는 올 시즌 선발 로테이션 재진입을 노리고 있다.

그러나 임찬규는 올 시즌 스프링캠프와 자체 청백전에서 평균자책점 9.00(17이닝 17실점)을 기록하며 뭇매를 맞았다. 하지만 24일 SK 와이번스의 연습 경기에 선발 등판해 그동안 흔들렸던 체인지업의 제구를 되찾으며 4이닝 3피안타(1피홈런) 1볼넷 4탈삼진 1실점을 기록했다.

이로써 의문이 가득했던 LG의 선발 로테이션이 빠르게 안정감을 찾아가고 있다. 류중일 감독은 27일 "켈리가 어제(26일) 불펜 피칭을 펼쳤는데 이전보다 훨씬 좋았다"며 켈리의 부활도 예고했다. 흔들렸던 앞문이 빠르게 고정되고 있는 것이다.

그런데 반대로 LG의 뒷문이 헐거워지고 있다. 특히 지난해 LG의 철벽 마무리투수 역할을 맡았던 고우석이 연습경기 2연패를 떠안았다.

고우석은 지난 24일 SK와의 연습경기에서 3-3으로 팽팽히 맞선 9회초 등판했다. 상대 좌타자 김창평을 맞아 자신의 주무기인 패스트볼을 초구부터 뿌렸지만 우월 솔로 홈런을 맞고 패전투수가 됐다.

더 믿기지 않는 일은 27일 벌어졌다. 고우석은 27일 2-1로 앞선 9회말 구원 등판했다. 여기서 150km를 넘나드는 패스트볼과 고속 슬라이더를 무기로 첫 두타자 허정협과 박정음을 연속 삼진으로 처리하며 자신의 구위를 뽐냈다.

그러나 고우석은 이후 갑자기 제구 난조를 겪었다. 결국 3타자 연속 볼넷을 내준 끝에 2사 만루에서 이정후를 상대했다. 이어 패스트볼을 통타 당해 2타점 우전 적시타를 내주고 이날 경기 패전의 멍에를 안았다.

LG는 지난해 정찬헌의 부상 이탈 속에서도 고우석의 마무리투수 정착과 신인 정우영의 활약에 힘입어 불펜에서 위력을 발휘했다. 후반기에는 김대현과 임찬규의 마당쇠 활약과 송은범까지 트레이드로 불펜진에 합류하며 좌완 투수 진해수와 함께 안정된 불펜진을 자랑했다.

2020시즌을 앞두고 LG는 임찬규와 송은범의 선발투수 전환으로 불펜진의 변화를 맞이하게 됐다. 지난 시즌 프로 데뷔 첫 해였던 정우영의 활약을 상수로 놓기 어렵다는 점을 감안하면 LG 불펜진의 올 시즌 좋은 활약을 장담할 수 없는 상황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LG의 뒷문을 낮게 평가할 수 없었던 점은 고우석의 존재 때문이었다. 고우석의 불을 뿜는 강속구와 고속 슬라이더는 KBO리그 최고 수준의 구위다.

고우석이 이 구위를 바탕으로 뒷문을 단속해 준다면, 좌완 계투 진해수, 부상에서 복귀하는 '믿을맨' 김지용, '신인왕' 정우영, 우완 투수 김대현, 이상규 등이 활약할 불펜이 버티지 못할 이유가 없었다.

그런데 고우석이 흔들리고 있다. 연습경기에서부터 제구 난조와 더불어 홈런, 끝내기 안타 등을 허용하며 불안감을 노출시켰다. 고우석의 이러한 부진은 지난 시즌 플레이오프에서의 패전과 블론세이브부터 이어져 온 것이기도 하다.

과연 고우석이 이 위기를 정면 돌파하고 LG의 뒷문을 걸어 잠글 수 있을까. 고우석의 올 시즌 활약에 관심이 쏠린다.

[스포츠투데이 이정철 기자 sports@sto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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