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투데이 김나연 기자] 믿고 보는 배우 이보영과 유지태가 그려내는 감성 멜로 '화양연화'가 막을 올린 가운데, '불륜'이라는 키워드가 발목을 잡는 모양새다.
26일 tvN 새 토일드라마 '화양연화-삶이 꽃이 되는 순간'(극본 전희영·연출 손정현, 이하 '화양연화')이 첫 방송됐다. '화양연화'는 첫사랑이 지나고 모든 것이 뒤바뀐 채 다시 만난 재현(유지태)과 지수(이보영)가 가장 빛나는 시절의 자신을 마주하며 그리는 마지막 러브레터로, 과거 재현(박진영)과 과거 지수(전소니)의 풋풋했던 사랑 그리고 인생에 찾아온 또 한 번의 '화양연화'를 마주한 이들의 운명적 재회와 사랑을 다룬 멜로 드라마.
1, 2회에서는 과거의 사랑과 추억을 뒤로하고 각자의 삶을 살던 한재현(유지태)과 윤지수(이보영)의 운명적인 재회와 이로 인해 두 사람이 겪는 감정의 동요, 둘을 둘러싼 로맨스가 밀도 있게 그려졌다.
과거와 현재를 오가며 오랜 시간을 돌아 재회한 이들의 애절함, 그리고 첫사랑의 풋풋함을 그려내며 서로 다른 멜로 감성을 선사한 것.
이렇듯 '화양연화'는 초반부터 시청자들의 '멜로' 감성을 제대로 자극한 듯 보인다. 그러나 일부 시청자들의 불편한 감정 또한 묘하게 자극했다.
이혼한 윤지수는 그렇다 쳐도 유지태가 연기하는 40대의 한재현은 아내 장서경(박시연)이 있으며, 아직 결혼 생활을 유지하고 있다. 애틋한 첫사랑을 잊지 못하고, 세상 모든 그리움과 아련함을 지닌 듯한 주인공이 이미 결혼을 한 캐릭터라는 것. 두 사람의 감정에 이입하다가도 기혼자인 한재현의 상황을 인지하는 순간 불편해진다.
한재현은 자신의 첫사랑인 윤지수를 26년 만에 재회한 후 "손을 쓸 수도 없이 속수무책으로 헤어진 게 사는 내내 목에 가시처럼 박혔다", "눈이 더 왔으면 좋겠다. 꼼짝도 못 하게"라고 말한다. 누가 봐도 상대에게 미련이 남았다는 것을 추측할 수 있는 대사다.
또한 그는 윤지수의 뒷조사를 하는가 하면, 자신의 비서에게 "저 여자 어딜 가고 뭘 하는지 좀 봐줘"라고 부탁한다. 처음에는 자신의 행동을 '선의'라고 했지만, 곧 자신의 입으로 "선의는 개뿔 스토킹하는 주제에"라고 내뱉는 대사가 등장하기도 한다.
과거의 서사가 완벽하게 풀리지 않은 탓에 이른 판단일 수도 있겠지만, 한재현 캐릭터는 기혼자임에도 불구하고 26년이 넘는 긴 세월 동안 윤지수만 바라보고 달려왔다고 해도 납득할 정도의 감정선을 보여주고 있다. 오래전 마음에 담았던 첫사랑에 대한 단순한 연민이라 하기에는 한 발짝 더 나아간 듯 보인다.
초반에 한재현의 아내인 장서경이 이미 외도 중이라는 설정이 나왔고, 두 사람 사이에 '사랑'이라는 감정은 크게 느껴지지 않지만 부부라는 사실은 변하지 않는다. 장서경의 인물 소개에서도 알 수 있듯 한재현은 첫사랑 윤지수가 등장한 뒤 변하게 된다. 두 사람의 입장에서는 사랑이지만, 장서경의 입장에서는 명백한 불륜이다.
한재현이 이혼하지 않고 결혼 생활을 유지하면서 윤지수와 정서적인 관계를 갖는다면, 애틋함으로 포장된 불륜이 될 수밖에 없다.
아름다운 불륜은 없다. '화양연화'가 앞으로 이들을 둘러싼 관계와 감정을 어떤 방식으로 납득시킬 수 있을지가 관건으로 보인다. 긴 세월을 돌고 돌아 다시 만난 두 사람이 어떤 모습으로 '화양연화'를 맞이하게 될지 앞으로의 전개에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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