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투데이 우다빈 기자] 그간 수많은 실제 커플을 양성하며 화제성과 시청률 모두 견인했던 연애 예능의 인기가 사그러들고 있다. '리얼'을 내세우고 공감대를 자아내려 했으나 시청자들의 반응은 냉담할 뿐이다. 바야흐로 연애 예능의 시대가 저문 것이다.
지난 수년 간 연애 예능은 안방극장의 사랑을 톡톡히 받아왔다. '우리 결혼했어요' 시절 유행했던 가상 연애 포맷부터 '불타는 청춘' 속 깜짝 커플 탄생까지 독보적인 인기를 끌어왔던 연애 예능. 하지만 시청자들은 어느 순간 연애 예능을 외면했고 결국 부진한 성적표 만이 남았다.
먼저 혼자 남은 싱글들의 마음을 달랜다는 콘셉트로 나선 MBN 예능프로그램 '우리 다시 사랑할 수 있을까2'는 지난 시즌에 비해 힘을 영 못 쓰는 모양새다. 신선함은 온데 간데 없고 시즌1과 비슷한 그림들로 보는 이들의 지루함을 자아냈다. 화제성 몰이 역시 실패했다. 시청자들의 공감을 이끌어내지 못한 탓일까. 1일 방송분은 최저 시청률 1.4%(닐슨코리아 전국 기준)를 하락했다. 이에 제작진은 이필모, 서수연 부부 출연 등 새로운 환기점을 찾으려 노력, 22일 방송분은 2.516%로 소폭 상승했다.
채널A '하트시그널3'의 상황 역시 마찬가지다. 첫 시작부터 출연진의 인성 논란으로 순조롭지 못했던 '하트시그널3'은 지난 시즌에 비해 현저히 낮은 화제성을 보이고 있다. 첫 방송분 1.2%로 출발했던 '하트시그널3'은 22일 방송분 1.471%로 아직까지 1%의 부진을 면치 못 했다. 출연진의 인성 논란이 시청자들의 몰입감을 앗아간 탓일까. 아니면 익숙한 그림 속 느껴지는 '무 매력' 탓일까. 시청자들의 반응은 차가웠고 방송 후에는 여전히 출연진의 학교 폭력 의혹 꼬리표가 따라다녔다.
참패의 흑역사를 이어가고 있는 MBC '부러우면 지는거다'(이하 '부럽지')의 상황은 앞서의 프로그램들보다 현저히 나쁘다. 아이돌 부터 현직 PD까지 다채로운 출연진으로 뜨거운 관심을 받았던 '부럽지'는 어느덧 시청률 1%대의 아이콘이 됐다. 첫 방송 3.1%로 시작했던 '부럽지'는 5회 만에 1.9%로 추락했다. 이에 일각에서는 "0%대가 코 앞"이라는 예측을 내놓기도 했다.
심지어 '부럽지'는 최근 예상치 못한 난관에 부딪혔다. 앞서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한 누리꾼은 자신이 2008년 16살 때 뉴질랜드 오클랜드에서 유명인 A에게 집단 폭행을 당했다고 주장했다. 이어 "주동자인 A는 사과 한마디 없었지만 잊고 있었는데 TV에 출연하면서 그때 기억이 살아나 트라우마에서 벗어날 수 없다"는 내용을 게시했다.
이에 A씨가 '부럽지'에서 이원일과 함께 출연 중인 김유진 PD가 아니냐는 의혹이 불거졌다. 이에 이원일 셰프는 자신의 인스타그램을 통해 학교 폭력 의혹을 받고 있는 여자친구 김유진 PD와 자신의 자필 사과문을 전하며 '부럽지' 하차 의사를 밝혔다. 그러나 폭로가 재차 점화되며 여론의 반응은 더욱 냉담해지고 있다. 이에 '부럽지'의 위기는 한동안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그간 연애 예능의 전성기라 불릴 만큼 많은 프로그램들이 등장했고, 또 사라졌다. 진정성과 신선함을 동시에 갖추는 것은 쉽지 않다. 시청자들의 눈은 시간이 갈수록 더욱 까다로워졌고 트랜디하면서도 색다른 무언가를 요구한다. 대중의 입맛에 맞춘 새로운 콘셉트가 다시 한 번 연애 예능의 부흥기를 이끌어낼지, 혹은 연애 예능 전성기가 이렇게 끝나게 될지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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