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투데이 현혜선 기자]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코로나19) 여파로 현재 극장가는 위기다. 개봉 예정이었던 영화들은 줄줄이 연기됐으며, 영화관 관객수는 최저 기록을 경신하고 있다. 이런 상황 속 분위기를 바꿀 여름 신작들이 대기 중이다. '봄'을 빼앗긴 극장가에 시원한 '여름' 바람이 불 수 있을까.
23일 영화 '도굴'(감독 박정배·제작 싸이런픽쳐스)의 배급사 CJ엔터테인먼트 "현재 '도굴'을 두고 6월 개봉을 목표로 논의 중이다. 아직까지 코로나19 상황을 지켜보고 있다"고 전했다.
앞서 2월 전세계적으로 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유행) 현상이 나타나며 정부는 고강도 사회적 거리두기를 권유했다. 이에 따라 당초 개봉 예정이었던 영화 '사냥의 시간' '결백' '침입자' '콜' 등은 줄줄이 개봉을 잠정 연기했다.
이후 극장가 상황은 암흑 그 자체였다. 영화진흥위원회 영화관입장권통합전산망에 따르면 일일 평일 관객수는 2만 명대로 떨어졌고, 주말 관객수 역시 3만 명대로 감소했다. 지난해 비슷한 시기 기준, 약 10배 이상 감소한 수치다.
이에 문체부와 영화진흥위원회는 170억 원을 영화 산업에 지원하고, 올해 말까지 한시적으로 영화관의 영화발전기금 부과금을 90% 감면하는 내용을 담은 영화 산업 피해 긴급 지원 대책을 발표했다.
영화관 역시 꾸준히 대책을 내놓고 있다. CGV, 롯데시네마, 메가박스 등 주요 영화관은 안전한 영화 관람 환경 조성을 위해 수시로 선제적 소독을 진행했다. 또 관람객들에게 마스크 착용, 손 소독제 사용, 좌석 간 2석 이상 거리두기 등 '건강한 거리두기 캠페인' 참여를 권장했다. 이벤트로는 가격 할인, 인기 영화 재개봉 등을 들고 나왔으나 사정은 여의치 않았다.
문제는 신작 영화들이 개봉하지 않았다는 점이다. 새로 개봉한 영화가 없으니 극장을 찾는 관객들의 발걸음이 주는 것은 당연한 수순이다. 한국 영화가 주춤한 사이 박스오피스 순위권을 외국 영화들이 채웠으나, 이 역시 극장가에 큰 힘이 되지는 못한 모양새다.
그리고 드디어 반가운 신작 개봉 소식이 전해졌다. '도굴'이 논의대로 6월 초 개봉된다면 코로나19 여파 이후 메이저 투자배급사 영화들 중 처음으로 개봉하는 한국 영화가 될 것으로 보인다.
개봉을 미뤘던 영화들도 돌아온다. '결백'과 '침입자'는 5월 개봉을 가닥으로 잡고 상황을 살피고 있다. '사냥의 시간'은 넷플릭스로 노선을 틀어 이날 공개됐다.
이를 시작으로 여름에 개봉될 대작들도 관객을 기다리고 있다. 우선 천만 영화인 '부산행'의 속편 '반도'가 출격 준비 중이다. 안중근 의사의 일대기를 담은 뮤지컬 영화 '영웅'도 여름 관객을 맞을 전망이다. 배우 송중기와 김태리가 의기투합한 영화 '승리호'도 여름 개봉을 목표로 현재 후반 작업 중이다.
이렇듯 얼어붙은 봄을 맞은 극장가의 희망은 여름 신작이다. 신작들이 위기에 빠진 극장가의 구원투수가 될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스포츠투데이 현혜선 기자 ent@sto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