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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폭사실 떠난" 김유진 PD→"법적대응" 강승현, 누가 역풍 자초했나 [ST포커스]
작성 : 2020년 04월 23일(목) 12:27

김유진 PD 이원일 셰프 / 사진=부럽지, 이원일 인스타그램

[스포츠투데이 윤혜영 기자] 연예계가 학교 폭력(학폭) 논란으로 연일 시끄럽다. 이원일 셰프의 예비신부 김유진 PD의 학폭 의혹이 불거진 데 이어 모델 겸 배우 강승현이 학폭 의혹으로 물의를 빚고 있다.

21일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MBC 예능 프로그램 '부러우면 지는거다(이하 '부럽지')' 연예인 닮은꼴 예비신부 PD는 집단폭행 가해자'라는 제목으로 글이 게재됐다.

게시자는 2008년 뉴질랜드 유학 시절, 김유진 PD의 주동 하에 지속적인 집단 폭행을 당했다고 주장해 파장을 불러일으켰다. 김 PD는 '부럽지'를 통해 결혼식 준비 과정을 공개하며 'PD계의 설현'으로 화제를 모은 인물. '부럽지' 시청자 게시판에는 두 사람의 하차를 요구하는 글들이 쇄도했다.

논란이 커지자 김유진 PD는 이원일 셰프와 함께 무려 세 번에 걸친 사과문을 내놨다.

22일 이원일의 소속사는 "참담함을 느끼며 사과의 말씀을 먼저 올린다. 가장 먼저 깊은 상처를 받았을 분께 진심으로 사과의 뜻을 전한다. 사실 관계 확인 중이나 사안의 사실을 떠나 해당 글을 게재하신 작성자분을 찾아뵙고 문제를 해결할 수 있도록 하겠다"며 두 사람의 프로그램 자진 하차를 공표했다.

이어 김유진 PD와 이원일 셰프는 자필 사과문을 공개했다. 이원일 셰프는 "김유진 PD와 관련된 논란으로 불편함을 드리게 된 점 고개 숙여 사과드린다. 사실을 떠나 결과론적으로 가슴 아픈 상처를 되새기게 돼 마음이 무겁다. 응원해주셨던 모든 분께 실망감을, 많은 심려를 끼쳐드려 죄송하다. 해당 논란이 원만하고 그 누구도 더 이상 상처받지 않게 해결될 수 있도록 하겠다"고 적었다.

김유진 PD 역시 "진심으로 머리 숙여 사죄 드린다"면서 "사실 여부를 떠나 저의 행동으로 인해 상처를 받고 오랜 시간 동안 아픔을 잊지 못한 피해자분께 진심으로 사과드린다. 지금은 저의 해명보다 상처받은 분께 사과가 우선이라 생각하고 있으며 직접 연락드려 사죄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잇따른 사과 릴레이는 도리어 역풍을 맞았다. 회차만 많았지 진정한 의미의 사과가 아니라는 것. 특히 세 번이나 반복된 "사실을 떠나"란 문구가 가장 큰 분노를 샀다. 학교 폭력의 피해자는 10여 년간 트라우마에 시달리며 씻을 수 없는 상처를 받았는데 왜 가해자로 지목된 이가 잘못한 부분에 대한 인정 없이 사실을 떠나려고 하냐는 비난이 일었다. 그저 사과하고 죄송하다는 말로 외피를 덮으며 뭉개면 그만이냐는 지적이 잇따랐다.

결국 사과문은 부메랑이 돼 돌아왔다. 김유진 PD와 동창생이라고 주장하는 다른 이들의 추가 폭로가 속속 터져나오며 논란은 더 가중됐다.

여기에 김유진 PD의 학폭을 처음 제기한 원글 게시자는 '집단폭행 가해자 PD님 사실 여부 떠난 사과문 잘 봤습니다. 연락은 없으시네요'라는 글을 덧붙이며 불쾌감을 드러냈다.

게시자는 "집단폭행 가해자 PD가 '사실 여부를 부정하는 듯한' 사과문을 올렸지만 연락을 취하겠단 말은 그저 말뿐, 저에게는 아직까지도 연락을 하고 있지 않다"며 "밤새 본인이 한 잘못에 대해 반성은 없고 이 일을 어떻게 잘 넘어갈 것인지 입을 맞추느라 피곤하셨나 보다. 목소리가 좋지 않았다고 들었다. 저는 그 생활을 최소 8년을 했다. 8년 동안 이어진 괴롭힘에 이어 드디어 가해자들이 모두 뉴질랜드를 떠나고 발 뻗고 트라우마에 벗어나 지내려고 하는데 이제는 주동자가 TV에도 나오더라. 저는 그렇게 살았다"며 분노했다.

이어 "추가 글을 쓰게 된 이유는 제가 피해를 알리면서 용기를 낸 수많은 피해자들 때문"이라면서 "PD에게 폭행을 당한 피해자는 저 혼자가 아니다. 더 있다. PD는 모든 피해자에게 행한 폭행에 대해 인정하고 진심으로 반성하고 사과하길 바란다. 피해자가 누구이고 그 피해자의 연락처를 알아내는데 어떠한 비용과 시간이 들어도 알아내어 사과하시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강승현 학폭 논란 / 사진=DB


김유진 PD의 학폭 논란으로 떠들썩한 가운데 강승현에 대한 학폭 의혹도 제기됐다.

22일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모델 겸 배우이자 '독전' '검법남녀' '나 홀로 그대' 출연배우는 집단폭행 주동자'라는 폭로글이 게재됐다.

게시자 A씨는 "사실관계만 적어 놓아 무미건조하고 짧은 일로 보일 수 있겠지만 저에게는 억겁의 시간이었다"며 "주된 폭행을 했던 B가 슈퍼모델 대회에 나왔다. 저런 사람이 설마 잘 풀리겠냐 했지만 우승을 했고 심사위원은 B의 인성을 가장 크게 보고 뽑았다고 해 한동안 억울함에 잠을 이룰 수가 없었다. 저에게는 또 다른 지옥의 시작이었는데 B에게는 인생의 터닝 포인트가 된 순간이었다"고 회상했다.

이어 A씨는 "만약 허위사실 유포나 사실적시 명예훼손 등으로 협박한다면 증가를 추가로 올리겠다"며 중학교 졸업앨범과 폭행 장소를 표시한 지도를 함께 올렸다.

이후 누리꾼들은 글을 토대로 B가 강승현이라고 지목했으나 강승현의 소속사는 "글과 강승현은 관련이 없다"며 "허위 사실"이라고 반박했다. "법적대응"까지 시사했다.

그러나 이 입장 역시 곧바로 힘을 잃었다. A씨는 "이렇게 나오실 줄 알았다. 증인 중 한 명 증거 추가했고 나머지는 법대로 차차 진행하겠다"며 강승현과 같은 중학교를 졸업했다는 졸업장, 당시 일을 언급한 친구와의 메시지를 추가로 게재, 즉각 반박에 나섰다.

메시지에서 A씨는 "너랑 내가 겪었던 게 허위사실일 리가 없는데. 허위가 아니잖아. 이렇게 생생한데"라며 "나 어차피 법조계에서 일하니까 대응은 다 준비해놨다. 근데 이 억울함은 어떻게 해야 하나. 나도 괜찮을 줄 알았는데 자꾸 보인다. 그 사람이. 자꾸 손이 떨리고 심장이 벌렁거린다"고 억울함을 드러냈다.

김유진 PD는 "사실 여부를 떠나" 사과했고, 강승현은 "사실무근"이라 부인했지만 두 사람에 대한 여론은 여전히 싸늘하기만 하다. 양측 다 입장을 낸 후 도리어 더 거센 반박에 부딪치며 내세운 논리마저 무너지는 모양새다. 과거의 논란을 더 크게 키운 건 알맹이 빠진 섣부른 대응 방식이었다.

[스포츠투데이 윤혜영 기자 ent@sto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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