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투데이 김나연 기자] 벼랑 끝까지 내몰렸다. 야심 차게 시작한 '부러우면 지는거다'가 시청률 하락에 이어 김유진 PD의 학교 폭력 논란까지 더해지며 휘청이고 있다.
지난달 9일 첫 방송을 시작한 MBC 예능프로그램 '부러우면 지는거다'(이하 '부럽지')는 실제 연예인 커플들의 리얼한 러브 스토리와 일상을 담으며 연애와 사랑, 결혼에 대한 생각과 과정을 담는 프로그램. 실제 커플, 심지어 대중들에게 잘 알려진 연예인 커플을 내세우며 차별화 전략을 펼쳤고 이는 어느 정도 먹혀 들어간 듯 보였다.
첫 방송은 시청률 3.1%(이하 닐슨코리아 전국기준)를 기록하는가 하면 출연자들의 이름이 포털사이트 실시간 검색어를 장악하며, 기대 이상의 화제성을 자랑했다.
그러나 딱 여기까지였다. 시청자들의 연애, 결혼 세포를 제대로 자극할 예정이라고 자신했던 '부럽지'는 시청자들의 관심 밖으로 벗어났다. 새롭지도, 흥미롭지도 않은 커플들의 일상은 외면받기 시작했고, 지난 20일 방송에서는 1.4%까지 시청률이 추락했다.
여기에 출연자인 김유진 PD가 학교 폭력 의혹에 휩싸이며 '부럽지'는 그야말로 벼랑 끝에 몰리게 됐다.
21일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김유진 PD로부터 학교 폭력을 당했다고 주장하는 누리꾼이 등장했다. 그는 "시간이 흐르고 다들 성인이 되고 나서 가해자 중 대부분은 저에게 먼저 다가와 진심 어린 사과를 했다. 그런데 A(김유진 PD)는 저에게 사과 한 마디 없었다. 그런데 이제는 TV를 켜도, 컴퓨터를 켜도 그 여자의 얼굴이 보이는 걸로 모자라 '부럽지'라는 타이틀이 달려 보도되는데 대체 저는 이 트라우마에서 언제쯤 벗어날 수 있을까"라고 토로했다.
또한 "피해자는 트라우마에 갇혀 살아야 하고 가해자는 당당하게 모두의 축복을 받으며 '꽃길'을 걷냐"며 "한 번도 이 일로 공론화를 해야겠다 신고를 해야겠다는 생각조차 하지 않고 살아왔는데 세상에 제가 가해자를 TV에서 볼 거라고 상상조차 못 했다"고 덧붙였다.
이에 예비 신랑 이원일 셰프는 논란에 대한 참담한 심경과 함께 사죄의 뜻을 전했고, 프로그램에서도 하차하겠다고 밝혔다. 당사자인 김유진 PD 또한 자필 편지를 통해 "사실 여부를 떠나 저의 행동으로 인해 상처를 받고 오랜 시간 동안 아픔을 잊지 못한 피해자분께 진심으로 사과드립니다. 죄송합니다. 지금은 저의 해명보다 상처받은 분께 사과가 우선이라 생각하고 있으며 직접 연락드려 사죄하겠습니다. 저를 직접 대면하기 너무 화나시겠지만 제가 진심으로 사과할 수 있는 기회를 주셨으면 합니다"라고 사과했다.
이원일 김유진PD / 사진=MBC 부러우면 지는거다
김유진 PD가 출연 중이던 '부럽지' 제작진 또한 "이원일 셰프 커플의 하차와 함께, 시청자분들의 불편함을 최소화하기 위해 이후 방송분에 대한 편집을 결정했다"고 밝혔다.
프로그램이 아닌 출연자의 문제라 하더라도 이원일 셰프와 김유진 PD의 다정한 일상, 결혼 준비 등을 방송하던 '부럽지'에게는 직격타가 됐다.
낮은 시청률에 새로운 커플까지 투입하며 분위기 반전을 노리던 '부럽지'에게 김유진 PD의 학교 폭력 의혹과 논란이 찬물을 뿌린 셈. 벼랑 끝에 서게 된 '부럽지'가 과연 기사회생할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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