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투데이 김샛별 기자] 제21대 국회의원 선거에서 국민의당 비례대표 4번으로 출마했던 김근태 전 후보가 지난 1월에 이어 또다시 '사재기 의혹'을 제기한 가운데, 이번 폭로 역시 다소 허무한 진행 과정으로 따가운 눈총을 받고 있다.
볼빨간사춘기 소속사 쇼파르뮤직은 21일 "지난 20일 국민의당 김근태 전 후보와 만남을 가졌다"며 "김 전 후보는 볼빨간사춘기가 가창한 특정 OST곡을 음원차트 조작의 근거로 제시했다. 해당 OST는 아티스트가 섭외를 받아서 참여한 것으로서 당사와 소속 아티스트 모두에게 저작인접권 및 마스터소유권, 홍보 및 마케팅적인 권한 또한 전혀 없음을 증명했다"고 밝혔다.
이에 따르면 볼빨간사춘기와 소속사는 김근태 씨가 제기한 음원차트 조작 의혹과 무관하다며 관련 근거를 전달했고, 김근태 씨 역시 이를 인정했다.
이후 김근태 씨는 볼빨간사춘기 측에게 사과의 입장을 전했다. 언더마케팅 업체의 조작을 고발하기 위한 기자회견이 언론을 통하는 과정에서 조작의 주체가 아티스트에 있다는 식으로 '잘못 전달'된 것이라는 해명을 덧붙였다. 실명 언급은 본인이 했지만, 책임은 다른 사람에게 있다는 무책임한 태도였다.
직접 사과를 받은 볼빨간사춘기 측은 김근태 씨에 대한 민·형사상의 법적 조치를 진행하지 않을 계획이다. 다만 이후에도 음원차트 조작에 관해 제기되는 무분별한 악성 비방글 및 명예훼손성 게시물에 대해서는 강력한 법적 대응을 이어갈 예정이다.
볼빨간사춘기 입장에서는 결백에 대해 증명하고 공식적인 사과도 받았으니 괜찮다지만, 사건을 지켜봤던 대중의 입장에선 다소 황당한 결과였다. 이에 일각에서는 매번 의혹을 제기하고 정작 이렇다 할 결과 없는 김근태 씨의 행보를 두고 '끝까지 무책임한 폭로'라고 지적했다.
앞서 김근태 씨는 지난 8일 오전 국회 소통관에서 음원차트 조작 폭로 기자회견을 열고, 언더마케팅회사 크레이티버가 중국 등지에서 불법 해킹 등으로 취득한 일반인들의 ID로 음원차트를 조작했다고 밝혔다. 특히 그는 "고승형, 공원소녀, 배드키즈, 볼빨간사춘기, 송하예, 영탁, 요요미, 소향, 알리, 이기광 등이 음원 차트를 조작한 것으로 확인됐다"고 아티스트들의 실명을 거론했다.
이에 거론된 가수들 측은 일제히 "사실무근"이라고 반박했다. 이기광 측은 13일 김근태 씨를 명예훼손으로 고소하기도 했다. 그러나 김근태 씨 측은 음원 사재기를 하지 않았다면 직접 소명하면 된다는 취지로 대수롭지 않게 받아들였다. 한국연예매니지먼트협회는 이러한 김근태 씨의 태도를 "본인이 주장한 음원 사재기에 대해 확실한 증거도 내밀지 못하면서, 아티스트가 소명을 하라는 건 어불성설이다"라고 꼬집었다.
김근태 씨가 차트 조작을 의혹을 제기한 건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앞서 김근태 씨는 정민당 창당준비위원회 대변인 시절인 지난 1월에도 송하예의 사재기 의혹을 제기한 바 있다. 당시에도 김근태 씨 측은 검찰 고발을 예고만 했을 뿐, 기자회견 이후 별다른 액션을 취하지 않았다.
결국 김근태 씨는 또다시 의혹만을 던져놓고 이로 인한 파장과 결과는 책임지지 않겠다는 모양새다.
김근태 씨의 무책임한 폭로와 결과에 대한 피로도는 피해 아티스트와 이를 지켜보는 대중의 몫이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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