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투데이 현혜선 기자] 마약 투약 혐의와 거짓 기자회견으로 사실상 은퇴 수순을 밟은 가수 겸 배우 박유천이 약 1년 만에 활동 재개에 나섰다. 여론의 뭇매에도 불구하고 빠른 복귀를 감행한 박유천은 심지어 고액의 유료 팬클럽 모집까지 알렸다. 이에 일각에서는 "돈 때문에 복귀를 서두른 게 아니냐"는 비난까지 쏟아지고 있다.
박유천은 20일 공식 SNS에 "팬 여러분들의 많은 기대와 사랑으로 박유천 씨의 공식 팬사이트 '블루 씨엘로(BLUE CIELO)'가 오픈했다"는 글을 게재했다. 이와 함께 그는 공식 팬사이트를 통해 유료 팬클럽 모집을 시작했다는 소식도 전했다. 공지사항에 따르면 가입비는 6만6000원이다.
이는 일반적인 가수 팬클럽 가입비에 비해 2~3배가량 높은 수준이다. 통상적으로 아이돌 팬클럽의 가입비는 2~3만 원대다. 국내외에 강력한 팬덤을 보유한 그룹 방탄소년단과 엑소의 팬클럽 가입비는 각가 3만3000원, 3만5000원 수준인 것을 감안해도 높은 수치다. 뿐만 아니라 현금으로만 가입비를 결제할 수 있다는 점도 이해하기 어렵다.
박유천의 팬클럽은 높은 가입비만큼 엄청난 혜택을 제공할까. 박유천의 팬클럽 가입 혜택은 독점 콘텐츠(사진 및 동영상) 제공, 이벤트 개최 시 팬클럽 선행 판매, 팬클럽 회원 한정 이벤트, 공식 가입 MD 등이 있다. 이 역시 타 팬덤 가입 특전과 비교해 별다를 게 없는 모양새다.
더불어 박유천은 고가의 화보집 판매도 시작했다. 박유천 측은 "'기다림'이라는 단어 속에 담긴 다양한 감정을 박유천 특유의 느낌으로 해석하여 한국을 비롯하여 동남아, 남미 등 세계 각지에서 촬영한 화보집을 발간했다"고 설명했다.
6월 발매 예정인 박유천의 화보집 '썸데이(SOMEDAY)'는 75달러로 한화 약 9만2000원에 해당한다. 화보집은 160페이지로 비슷한 사양의 3~5만 원대에 판매되는 다른 아이돌 화보집과 비교했을 때 가격대가 상당하다. 특히 박유천은 화보집 구매를 독려하기 위해 구매자 중 1000명을 대상으로 팬사인회도 진행한다. 본격적으로 '팬장사'에 돌입하겠다는 의미로 보인다.
앞서 박유천은 지난해 마약 투약 혐의를 받았다. 이에 그는 기자회견을 열고 마약 투약이 사실일 경우 활동 중단은 물론, 연예계 은퇴도 불사하겠다고 선언했다. 그러나 결과는 마약 양성 반응이었다. 이후 지난해 7월 그는 마약류 관리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징역 10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았다. 그는 마약 혐의에 거짓 기자회견까지 더해져 자연스럽게 은퇴 수순을 밟는 듯했다.
그러나 석방된 지 4일 만에 개인 SNS를 개설하더니 올해 1월에는 해외 팬미팅을 진행했다. 당시 팬미팅 티켓 가격은 가장 비싼 좌석이 약 20만 원으로 전해져 논란에 휩싸였다.
또 친동생인 배우 박유환의 트위치 방송에 출연해 팬들의 금전적 후원을 공개적으로 받기도 했다. 이후 행보는 더욱 활발했다. 그는 공식 SNS 계정을 개설했고, 화보집 발간 소식을 전했으며 급기야 공식 팬사이트까지 오픈한 것이다.
연예계 은퇴를 선언한 박유천이 활동을 할 때마다 대중의 지탄이 이어졌다. 그러나 그는 보란 듯이 활동을 감행했고, 본격적으로 '공식' 팬클럽을 모집하기에 이르렀다. 좋지 않은 여론에도 불구하고 굳이 이 시기에 움직이는 이유는 무엇일까. 이를 두고 일각에서는 "고액의 팬미팅, 화보집, 팬클럽 가입비까지 돈을 벌기 위한 목적이 아니냐"고 입을 모았다. 정말 '돈' 때문일지는 본인만 알고 있을 일이다. 그러나 정말 기다려준 팬들과의 소통을 위한 것인지 진정성이 의심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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