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투데이 윤혜영 기자] 이쯤 되면 '불륜의 왕국' 수준이다. 드라마부터 예능은 물론, 현실에서까지 '불륜'이 대한민국을 집어삼킨 모양새다.
올해 최고의 화제 드라마로 급부상 중인 JTBC 금토드라마 '부부의 세계'(극본 주현·연출 모완일)는 불륜을 소재로 한다.
특히나 이태오(박해준)가 가정의학과 전문의인 아내 지선우(김희애)와 아들(전진서)을 두고 여다경(한소희)과 내연 관계를 맺는 설정 탓에 홍상수 감독과 배우 김민희 커플이 소환되며 '현실판 불륜 이야기'로 큰 인기를 얻고 있다.
첫 방송부터 JTBC 드라마 역대 최고 시청률(닐슨코리아 전국 기준)을 꿰찼으며 2주차에는 두 자릿수로 올라섰다. 매회 자체 최고 시청률을 경신하는가 하면 재방송까지 시청률 순위 상위권을 차지하며 고공행진 중이다.
화제성도 압도적이다. TV 화제성 조사기관 굿데이터코퍼레이션에 따르면 '부부의 세계'는 3주 연속 드라마 부문 1위를 지켰다. 드라마 출연자 화제성 부문에서도 김희애, 박해준, 한소희가 TOP 3를 싹쓸이했다.
불륜이라는 불편한 설정에도 불구하고 막장급의 자극적인 전개로 시청자들을 잡아끈 셈. "욕하면서도 본다"는 공식이 또 한 번 맞아떨어진 형국이다.
예능도 '불륜' 논란으로 뒤덮였다. MBC '구해줘! 홈즈'는 19일 방송 예고편으로 불륜 논란을 불러일으켰다. 결혼을 앞둔 예비 신혼부부가 집을 구하는 의뢰인으로 등장했으나 해당 예비 신혼부부가 불륜 커플이라는 의혹이 제기된 것.
A 씨는 16일 한 온라인 커뮤니티를 통해 전남편 B 씨에게 내연녀 C 씨가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면서 C 씨는 B 씨가 유부남이고 자신이 만삭인 사실을 알고서도 내연 관계를 이어갔다고 주장했다. A 씨에 따르면 그는 1년간의 재판 끝에 상간 소송에서 승소했다.
그러나 A 씨는 지인을 통해 두 사람이 '구해줘 홈즈'에 나왔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고 밝혔다. 그는 "어린 아들에게만큼은 아빠에 대한 나쁜 이미지를 심어주고 싶지 않아 좋은 말만 했었다. 혹시 아들이 방송을 보고 상처를 받을까 걱정된다. 가능하면 해당 회차 방송이 되지 않기를 원한다"고 했다.
논란이 커지자 제작진은 "의뢰인이 프로그램 홈페이지를 통해 사연을 신청했고 사전 인터뷰를 진행했다. 프로그램 특성상 의뢰인이 찾는 매물은 다각도로 검증하지만 개인의 사생활에 대해서는 그 사실 여부를 정확히 파악하기 어려운 점이 있음을 이해해 주시기 바란다"며 "의뢰인이 노출되는 장면을 모두 편집해 시청자가 불편함 없이 보실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최선이라고 판단했다"고 전했다.
실제 방송에서 의뢰인들의 모습은 모두 편집됐다. 제작진은 의뢰인들이 원하는 매물 조건을 자막으로 대체했고, '신혼'이라는 표현을 지우고 '예비부부'라고만 표기했다.
불륜을 저질렀음에도 방송 출연을 감행했던 뻔뻔함은 물론, 이후 A 씨에게 "글을 내려달라" 전화를 했다는 내용까지 알려지며 시청자들의 분노는 극에 달했다.
이에 이어 스타들의 불륜 의혹까지 불거지며 연예계는 뜻밖의 '불륜'으로 점철됐다.
17일 한 매체는 가수 정준일과 배우 정은채가 10년 전 불륜 관계였다고 보도해 파장이 일었다.
당초 정준일은 미혼으로 알려졌으나 2012년, 그가 2006년부터 교제한 여성 D 씨와 2011년 이미 혼인신고를 했고 이혼 소송 중이라는 소식이 전해진 바 있다. 당시 정준일 측은 "상대의 집착과 구속, 협박"을 이혼 사유로 들었다.
하지만 D 씨는 정준일이 2009년 말부터 다른 여자를 동시에 사귀고 있었다고 주장했다. 그 여자가 정은채라는 사실이 10년이 지나서야 뒤늦게 알려진 것.
후폭풍은 거셌다. 특히나 정은채는 과거, 홍상수 감독의 영화 '자유의 언덕'에 함께 출연한 일본 배우 카세 료와 불륜 의혹에 휘말린 데다 김은숙 작가의 드라마 '더 킹-영원의 군주'에서 적지 않은 비중으로 출연하는 만큼 드라마 팀 전체에 치명적인 악재를 뿌린 격이 됐다.
이 와중에 정준일과 정은채의 입장이 엇갈리면서 불륜설은 더 불타올랐다. 정은채 측근은 "정은채 역시 정준일이 유부남인 줄 모르고 만난 피해자"라고 주장한 반면 정준일 측은 "정준일이 기혼 사실을 숨긴 적은 없다"고 반박한 상황.
양 소속사는 "10년 전 사생활"로 선 긋기에 나섰다. 정준일 소속사 엠와이뮤직은 "10년 전 일이고 개인 사생활이라 드릴 말씀이 없다"고, 정은채의 소속사 키이스트는 "이 사안은 10여 년 전 지극히 개인적인 일로 모두 끝난 부분"이라며 "마치 현재의 사건처럼 왜곡되고 있다"는 입장으로 사실상 불륜 관계였음을 인정했다.
이토록 불륜이 판을 치면서 간통죄를 부활해야 한다는 주장도 지속적으로 제기된다. 관련 국민 청원도 잇따르는 중이다. 불륜을 저지른 이들을 현실적으로 처벌할 방법이 필요하다는 취지다. "배우자가 있는데 사랑에 빠진 건 죄"라는 여론은 여전히 많은 이들의 지지를 얻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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