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투데이 김나연 기자] 배우 하정우가 휴대전화 해킹 피해를 입은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그의 휴대전화를 해킹한 해커와의 대화 내용이 공개됐다.
20일 디스패치는 하정우와 해커의 자세한 대화 내용을 공개했다. 보도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미상의 인물이 하정우에게 다수의 파일을 전송했다. 해당 파일에는 사진첩, 주소록, 문자 등 개인 정보가 담겨 있었다.
해커가 보낸 자료는 하정우의 신분증 사본, 금융 기록, 지인과 주고받은 사진, 그리고 문자 등이었다. 하정우는 해커를 자극하지 않기 위해 최대한 성실하게 대화에 임했다.
해커는 15억을 요구했지만, 하정우는 그의 말을 들어주는 대신 경찰에 신고했다. 자신의 휴대전화를 수사대에 맡겨 포렌식 분석도 의뢰했다.
하정우는 협상의 빌미로 시간을 끌며 경찰이 수사할 시간을 벌어줬고, 해커의 재촉에는 "기다리는 자에게 복이 있나니", "천천히 좀 얘기하자. 13억이 무슨 개 이름도 아니고. 나 그럼 배밭이고 무밭이고 다 팔아야 해. 아니면 내가 너한테 배밭을 줄 테니까 팔아보든가" 등의 말을 하기도 했다.
또한 그는 이메일에서 '삼성계정 로그인 알림'이라는 메시지를 발견해 해당 자료를 경찰에 제출하기도 했다. 이는 해커의 범죄 수법을 파악하는 단서가 됐다.
서울지방경찰청 사이버안전과는 정보통신망 이용촉진 및 정보보호 등에 관한 법률 위반 및 공갈 등의 혐의로 김 모씨와 박 모씨 등 2명을 지난달 20일 구속 송치했다.
그러나 하정우와 직접적으로 대화를 나눈 해킹범은 해외로 도주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현재도 수사를 진행 중이며, 지금까지 밝혀진 피해를 당한 연예인은 총 8명으로 알려졌다.
해당 사건은 하정우의 프로포폴 투약 의혹을 수사하던 서울중앙지검 강력부(부장검사 김호삼)가 연예인 휴대전화 해킹 사건을 수사 중인 서울지방경찰청 사이버수사대에서 하정우의 휴대전화를 압수수색하면서 알려졌다. 하정우 또한 경찰에 해킹 사건의 수사를 의뢰한 상태였다.
하정우는 최근 휴대전화 해킹 사건에 더해 프로포폴 투약 의혹까지 불거지며 논란의 중심에 섰다. "나는 (휴대전화) 해킹 피해자일 뿐이다. 왜 협박 피해자가 범죄자 취급을 받는지 모르겠다"던 하정우의 주장은 이번 대화 내용 공개를 통해 충분한 신빙성을 갖춘 듯 보이지만, 프로포폴 의혹은 여전히 진행형이다.
하정우는 앞선 인터뷰에서 프로포폴 투약 의혹에 대해 "치료 목적이었을 뿐이다. 당시 의사와 주고받은 문자 내역을 다 갖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소속사 또한 "하정우는 피부 흉터 시술을 2019년 1월경부터 9월경까지 약 10회가량으로 강도 높은 레이저 시술을 받았다. 치료를 받을 때 원장의 판단하에 수면 마취를 시행한 것이 전부며 어떠한 약물 남용도 전혀 없다"고 밝혔다.
또 차명 진료 의혹에 대해서는 "이 과정에서 원장이 하정우에게 '소속사 대표인 동생과 매니저의 이름 등 정보를 달라'고 요청했다. 프라이버시 보호 차원이라 생각했고 의사의 요청이라 별다른 의심 없이 전달했다"고 설명했지만, 논란은 이어지고 있다.
검찰은 휴대전화 해킹 수사와는 별개로 조만간 하정우를 소환해 그의 프로포폴 투약이 합당한 치료 목적이었는지, 상습적인 불법 투약이었는지 등을 조사할 방침이다.
[스포츠투데이 김나연 기자 ent@sto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