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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대주에서 최고의 선수로' 허훈, 아버지 허재의 발자취 따라갈까 [ST스페셜]
작성 : 2020년 04월 20일(월) 16:36

허훈 / 사진=KBL 제공

[스포츠투데이 이정철 기자] KBL리그 최고의 기대주였던 허훈(부산 KT)이 최고의 선수로 우뚝 섰다.

허훈은 20일 오후 2시 서울 강남구 KBL센터에서 열린 2019-2020 현대모비스 프로농구 정규리그 투표 결과 총 63표를 얻어 경쟁자였던 김종규(원주 DB, 47표)를 16표 차로 제치고 MVP를 차지했다.

허훈은 "MVP를 받게 돼서 기분이 좋다. 굉장히 영광이라고 생각한다"며 "내년에는 더 좋은 모습, 발전된 모습을 보여주고 싶다"고 수상 소감을 전했다.

허훈은 연세대 재학 시절부터 득점력과 어시스트 능력을 동시에 갖춘 포인트가드로 각광을 받았다. 이어 2017-18시즌 신인 드래프트에서 1순위로 KT에 지명받아 자신의 잠재력을 인정받았다. 특히 한국농구의 최고 레전드 허재 전 감독의 아들로서 많은 주목을 받았다.

그러나 허훈의 1,2년 차 시즌은 자신의 잠재력에 비해 2% 아쉬운 경기력을 드러냈다. 준수한 득점력과 도움을 기록했지만 한 팀을 이끌어갈 포인트가드로는 경기 조율 등에서 부족한 면을 나타냈다.

그러자 지난해부터 kt의 사령탑을 맡은 서동철 감독은 2018-19시즌 팀의 1옵션을 장신 용병 마커스 랜드리에게 맡겼다. 허훈은 공격력을 지닌 가드로서의 역할에 충실했지만 팀의 에이스로 선택받지 못했다.

그러자 허훈은 종종 아버지이자 KBL 레전드인 허재 전 감독과 비교됐다. 워낙 뛰어난 활약을 펼쳤던 허재 전 감독과 1,2년 차에 불과했던 허훈의 비교는 가혹한 점이 있었지만 어쨌든 팀의 에이스 역할을 맡았었던 아버지에 비해 활약이 미비하다는 평가를 받았다.

하지만 두 시즌을 경험한 허훈은 2019-20시즌 자신의 잠재력을 마음껏 폭발시켰다. 바이런 멀린스, 김현민 등 빅맨과의 투맨 게임 운영 능력은 절정에 달했고 슈팅과 돌파 등 어떤 것도 나무랄 데 없었다.

특히 허훈의 폭발력은 타의 추종을 불허했다. 지난해 10월 원주 DB를 상대로 9연속 3점슛을 성공시켰고 지난 2월 안양 KGC전에서 KBL 최초 20득점-20어시스트를 기록하며 경기를 지배했다. 무엇보다 용병이 승패를 좌지우지하는 시대에서 KT만큼은 허훈이 1옵션이었다.

허훈의 최종 성적은 14.94득점(국내 2위·전체 9위), 7.23어시스트(전체 1위), 1.20스틸(전체 9위)였다. 특히 어시스트 부문에서는 2위인 김시래(창원 LG, 4.8어시스트)와 큰 차이를 드러내며 최고의 포인트가드임을 입증했다.

결국 허훈은 시즌을 마친 후 MVP로 선정되며 최고의 선수로 우뚝섰다. 기대주였던 허훈이 3년 차 만에 KBL리그를 접수한 셈이다.

이제 자연스럽게 허훈의 다음 행보가 주목받고 있다. 특히 허훈이 허재 전 감독의 발자취를 따라갈 수 있을지에 대해 관심이 쏠린다. 일단 플레이오프 MVP를 수상했던 허재 감독처럼 정규리그 MVP를 수상해 '부자 MVP' 타이틀을 받았다.

허훈은 "뜻깊은 부분이 있다면 부자지간이 MVP를 받았다는 점"이라며 "아버지는 플레이오프(PO) 때 MVP를 받았다. 그것도 MVP라고 생각해서 부자지간이 같이 받아 뜻깊고 기분이 좋다"고 아버지인 허재의 뒤를 이어 MVP를 받은 것에 대해 감격스러운 마음을 전했다.

부자 MVP를 이뤄낸 허훈이 허재 전 감독의 발자취를 따라가고 그 커리어를 넘어설 수 있을까. 분명한 것은 허재 전 감독은 시대를 지배했던 선수라는 점이다. 최고의 시즌을 보낸 허훈이 시대를 지배하는 선수로 또다시 한단계 진화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스포츠투데이 이정철 기자 sports@sto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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