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투데이 우다빈 기자] 전세계 시상식을 휩쓴 영화 '기생충'이 미국 미국 동영상 스트리밍 서비스(OTT) 업체 훌루(Hulu) 역대 기록을 경신하며 다시 한 번 인기를 과시하고 있다. 특히 인종차별 논란에도 불구하고 작품성을 내세우며 미국 현지 팬들을 양성 중이다.
8일 미국 동영상 스트리밍 서비스 업체 훌루를 통해 공개된 '기생충'(감독 봉준호·제작 바른손이앤에이)은 일주일 만에 역대 외국어·독립영화 최고 스트리밍 기록을 세웠다. 아울러 역대 훌루 전체 영화 중 두 번째로 높은 스트리밍 기록을 함께 경신했다.
훌루는 넷플릭스, 아마존의 프라임 비디오에 이은 OTT 3위 기업이다. 특히 '드래곤 길들이기 3', '콰이어트 플레이스', '트랜스포머: 최후의 기사', '크리드 2' 등의 미국 블록버스터 영화를 제치고 달성한 것이기에 더욱 뜻 깊은 의미를 갖는다.
앞서 한 현지 누리꾼은 훌루 트위터 공식 계정에 '기생충'과 관련해 "무슨 일이 일어나는지 이해하기 위해 자막을 읽어야 하는 영화는 아무도 원하지 않는다"고 글을 올렸다. 이에 훌루는 "자막을 읽기 원하지 않는다면, 당신은 언제나 한국어를 배울 수 있습니다"는고 재치 있는 답변을 남겼다. 이는 봉준호 감독이 지난 골든글로브 시상식 당시 "1인치의 자막을 뛰어넘으면 더 놀라운 영화를 경험하게 될 것"이라는 수상 소감을 연상케 한다.
또 다른 누리꾼은 '기생충' 관련 게시글에 "한심한 영화"라는 부정적인 댓글을 달아 빈축을 샀다. 이에 훌루는 "오스카 4개 부문 수상했는데..."라는 댓글로 응수하기도 했다. 이처럼 각종 인종 차별적 시선에도 '기생충'은 개봉 후 약 1년 후에도 작품성 만으로도 기록을 경신 중이다. 이러한 '기생충' 열풍을 이어가기 위해 훌루는 16일 봉준호 감독의 영화 '괴물', '마더', '플란다스의 개' 스트리밍을 시작하기도 했다.
'기생충'은 전원백수인 기택(송강호)의 장남 기우(최우식)가 고액 과외 면접을 위해 박사장네(이선균) 집에 발을 들이면서 시작된 두 가족의 만남이 걷잡을 수 없는 사건으로 번져가는 이야기를 그렸다. 봉준호 감독의 삶을 가로지르는 코미디와 서스펜스, 슬픈 공감과 더불어 연기파 배우들의 완벽한 앙상블로 한국영화의 위상을 전 세계적으로 알린 바 있다.
이를 입증하듯 '기생충'은 미국 LA에서 진행된 '제92회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아카데미 역사상 처음으로 외국 영화로써 작품상과 감독상을 수상했다. 또 각본상과 국제장편영화상도 함께 받으며 4관왕의 위엄을 알렸다. 한국 영화가 아카데미에서 수상하기는 101년 역사상 처음이다. 아시아계 작가가 각본상을 탄 것도 92년 오스카 역사상 '기생충'이 최초다. 외국어 영화로는 2003년 '그녀에게'의 스페인 페드로 알모도바르 감독 이후 17년 만의 수상이다.
시상식 이후 외신들은 입을 모아 한국 영화의 작품성을 논하며 전설이 된 순간을 복기했다. 이로서 '기생충'은 해외 영화제 수상 19개, 해외 시상식 수상 155개, 총 174개의 수상 내역을 갖게 됐다. 또 미국에서만 5천만 달러(약 612억 원), 전 세계적으로 2억5400만 달러(약 3107억 원)의 흥행 수익을 거뒀다.
이처럼 헐리우드 작품들을 당당히 제치고 존재감을 드러낸 '기생충'. 최근 한국 영화계의 위기가 지속되고 있는 가운데 들려온 '기생충' 낭보에 많은 이들이 축하 박수를 보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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