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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NS 범죄 소재 '서치 아웃' 무게감은 글쎄 [무비뷰]
작성 : 2020년 04월 13일(월) 23:46

서치 아웃 / 사진=영화 서치 아웃 공식 포스터

[스포츠투데이 우다빈 기자] 영화 '서치 아웃'이 일상 속 공포와 SNS 범죄라는 시의성을 내세운다. 이에 '서치 아웃'이 극장가의 단비가 될 수 있을까.

최근 SNS를 통해 성착취 영상을 협박 및 공유한 범죄 'n번방' 사건이 수면 위로 올라오며 대중의 공분을 샀다. '서치 아웃'(감독 곽정·제작 디엔와이)은 SNS라는 양날의 검을 소재로 많은 이들에게 경각심을 자아낼 전망이다.

'서치 아웃'은 SNS 상에서 벌어지는 범죄를 다룬 이야기다. 성민(이시언)과 준혁(김성철)이 지내고 있는 고시원에서 자살 사건이 발생한다. 이 과정에서 의문의 메시지를 통해 죽음이 조작됨을 감지한 두 사람이 개인의 일상생활에 깊숙이 파고든 SNS 범죄의 실체를 마주하게 되는 추적 스릴러다.

이에 범죄 중심부에 있는 '에레쉬키갈' 계정은 소녀 뿐만이 아니라 수십 명을 대상으로 갖은 범죄를 저질렀다. 에레쉬키갈이라는 익명을 쫓는 과정에서 성민, 준혁, 누리(허가윤)는 각종 위기 속에서 에레쉬키갈의 진실에 다가간다.

서치 아웃 / 사진=영화 서치 아웃 스틸컷


작품의 흥미로운 지점은 범죄의 타깃을 청소년이 아닌 SNS를 쓰는 누구나 범죄의 대상이 될 수 있다는 발상을 제시한다. 이 과정에서 곽정 감독의 "사회적 외로움과 삶과 죽음에 대한 근원적인 질문들에 대해 다시금 깊게 생각하며 SNS의 이면을 낱낱이 파헤치고자 했다"는 메시지가 여실히 드러난다.

특히 '서치 아웃'의 모티브는 실화를 기반으로 했다. SNS를 이용해 유저를 극단적 선택을 하게끔 이끄는 끔찍한 온라인 게임으로 전 세계 20개국 청소년들의 목숨을 앗아간 '흰긴수염고래' 사건을 소재로 한 것. 온라인상에서 쉽게 가입해 단계별로 미션을 수행하면 되는, 진입장벽이 다소 낮은 게임으로 청소년들 사이에서 유행했다.

미션 초반엔 '공포 영화 보기', '지정곡 듣기' 등 쉬운 미션이 주어졌지만 단계가 높아질수록 '칼로 자신의 팔에 흰긴수염고래 새기기', '면도칼로 가족 중 한 명 찌르기' 등에 이어 마지막 미션은 '스스로 목숨을 끊는 것'이었다. 게임과 현실을 구분하지 못해 게임에 심취한 청소년들은 스스로 목숨을 끊으며 연쇄 자살 사건이 일어난 실화를 비틀었다.

어느덧 현대인들에게 빠질 수 없는 소통의 창구가 돼 버린 SNS. 누군가의 범죄의 도구로 쓰이는 과정에서 익숙함이 주는 공포감이 있다. 개개인의 일상이 표적이 되고, 범죄의 타깃이 된다. 아울러 작품은 SNS가 주는 공허함와 외로움을 정확히 짚어낸다. 소통을 위한 도구의 주객전도의 과정을 담으며 보는 이들에게 공감을 준다.

다만 캐릭터들이 움직이는 과정이 다소 고루하다. 어딘가 본 듯한 평범한 두 남성이 사건을 쫓는다. 정의라는 목적 의식은 관객을 설득하기 다소 부족하다. 이미 수많은 영화들 속 주인공들이 거쳐 왔기 때문에 '정의 구현'이라는 목적만으로는 신선할 수 없는 테마다.

아울러 이제는 너무나 익숙한 이시언의 '허당' 연기다. 이시언은 고시원에 지내며 의문의 살인사건을 마주한 뒤 실체에 다가가고자 하는 성민 역으로 분했다. 경찰을 준비하지만 의리와 의협심으로 움직일 뿐, 큰 활약을 선보이진 못 한다. 늘상 어설픈 행동을 보이는 성민을 보고 있노라면 어김없이 그의 대표작 '나 혼자 산다'가 떠오를 뿐이다.

극 중 김성철은 SNS 인플루언서지만 현실은 자존감 낮은 준혁으로 분해 대한민국 청년들의 현실을 대변했다. 이른바 'SNS 셀럽'이라는 독특한 설정이 극의 반전을 이끌어낸다. SNS 에서는 그 어떤 이도 누구라도 될 수 있는 법. 이에 준혁은 꽤 공감가는 캐릭터지만 공감과 이해, 딱 거기까지다. 이처럼 두 무능력하고 평범한 캐릭터들이 있기 때문일까. 명석한 두뇌를 지닌 흥신소 해커 누리 역을 맡은 허가윤이 돋보인다. 허가윤의 비중은 그리 크지 않지만 여운이 긴 편이다.

한 장면, 한 장면이 물 흐르듯 이어지지 못해 극의 긴장감이 다소 떨어진다. 캐릭터들의 활약이 크지 못하기 때문에 몰입감 역시 와해된다. 좋지 않은 시기에 출격하는 '서치 아웃'이지만 극장가 가뭄의 단비가 되기엔 역부족한 모양새다. 15일 개봉 예정.

[스포츠투데이 우다빈 기자 ent@sto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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