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투데이 김나연 기자] 무리한 시도였던 걸까. 대대적인 편성 변경을 시도한 KBS 예능이 좋지 않은 성적표를 받아들었다.
KBS2 측은 11월 종영한 '조선로코-녹두전' 이후 휴식기를 가졌던 KBS 월화극이 드라마 '계약우정'을 시작으로 재개됨에 따라 일부 프로그램의 시간대를 변경했다.
'개는 훌륭하다'는 요일 변동 없이 1시간 늦게 시작했고, 3일 종영한 금요일 예능프로그램 '배틀트립' 자리에는 '개그콘서트'가 자리했다.
'개그콘서트'의 이동으로 비어있는 토요일 밤 9시대는 '살림하는 남자들2'(이하 '살림남2')가 채우게 됐다. 그러나 결과는 '반쪽짜리 성공'이었다.
개는 훌륭하다, 개그콘서트 / 사진=KBS 제공
우선 고정 시청층이 단단한 '살림남2'는 요일 이동에도 끄떡하지 않았다. '살림남2'는 8.1%, 9.0%(이하 닐슨코리아 전국기준) 시청률을 기록하며 동시간대 시청률 1위를 기록했다.
마지막 수요일 방송이었던 지난 방송분이 기록한 10.8%보다는 못 미치는 기록이지만, 요일 변경 후 첫 회부터 토요 예능 강자인 SBS '정글의 법칙'과 JTBC '아는 형님'을 제쳤다는 점에서는 그 의미가 크다.
그러나 '살림남2'를 제외한 '개는 훌륭하다', '개그콘서트'는 상황이 좋지 않다. 먼저 '개는 훌륭하다'는 1.9%라는 낮은 시청률로 시작한 이후 꾸준히 시청률 상승세를 이어온 '숨은 강자'다.
최근에는 최고 시청률 9%를 기록하며 월요일 예능프로그램 가운데 1위를 기록하고 있었지만, 편성 변경 첫날 3.3%, 4.3%를 기록하며 시청률이 절반 가까이 뚝 떨어졌다. 편성 변경이 상승세를 그리던 '개는 훌륭하다'에 찬물을 끼얹은 셈이다.
'개그콘서트'는 상황이 더욱 심각하다. 최근 몇 년 동안 돌파구를 찾지 못한 '개그콘서트'는 일요일에서 토요일, 다시 금요일로 시간대를 옮기며 표류하고 있다. 금요일로 옮긴 첫날에는 그나마 유지하던 4%대 시청률에서 2.8%로 하락하는 굴욕을 맛봤다.
앞서 KBS는 '1박2일'이 시즌 4로 돌아오면서 KBS 주말 예능의 터줏대감이던 '슈퍼맨이 돌아왔다'를 오후 9시대로 편성하며 두 작품 모두 시청률 두 자릿수를 기록하는 등 큰 성과를 거뒀다.
여기에 '옥탑방의 문제아들', '신상출시 편스토랑', '사장님 귀는 당나귀 귀' 등 안정적인 예능 라인업을 선보이던 KBS가 편성 변경으로 '삐끗'한 모양새다.
변화의 일시적인 시행착오일지, KBS의 오판일지 향후 KBS 예능 프로그램의 성적표에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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