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투데이 이상필 기자] 대만프로야구리그(CPBL)가 전세계 프로야구 리그 가운데 최초로 2020시즌에 돌입한 가운데, KBO 리그 개막에도 영향을 미칠지 관심이 쏠린다.
CPBL은 12일 대만 타이중 인터콘티넨탈 구장에서 열린 퉁이 라이온즈와 중신 브라더스의 개막전을 시작으로 2020시즌 일정을 시작했다.
아직 한국프로야구(KBO), 미국 메이저리그(MLB), 일본프로야구(NPB)가 새 시즌을 시작하지 못하고 있는 가운데, CPBL은 2020시즌을 개막한 첫 번째 프로야구리그가 됐다.
CPBL이 2020시즌을 시작할 수 있었던 이유는, 대만이 코로나19 방역에서 다른 국가들보다 상대적으로 성공적인 결과를 얻었던 덕분이다. 4월12일을 기준으로 대만의 코로나19 확진자는 385명, 사망자는 6명이다. 적지 않은 숫자이지만, 다른 국가들에 상대적으로 양호한 것이 사실이다.
물론 그럼에도 불구하고 CPBL의 개막전 풍경은 예년과 많이 달랐다. 코로나19 확산 방지와 예방을 위해 무관중 경기가 진행됐다. 빈 응원석은 치어리더와 로봇 응원단, 마네킹이 채웠다. 선수들은 신체 접촉을 줄이기 위해 하이파이브를 하지 않았다. 아직은 코로나19의 여파가 남은 모습이었다.
하지만 전세계 스포츠가 사실상 올스톱인 상황에서 2020시즌을 시작한 CPBL의 모습은 향후 리그 운영을 고민하고 있는 전 세계 스포츠 리그들의 참고 사례가 될 것으로 보인다.
KBO 리그 역시 CPBL의 개막을 주목하고 있다. 2020 KBO 리그는 당초 3월28일 개막할 예정이었다. 하지만 코로나19로 인해 개막이 기약없이 연기된 상황이며, 각 구단은 자체 훈련과 청백전만을 이어가고 있다.
다행인 것은 한국의 코로나19 확산세가 4월 들어 다소 꺾였다는 점이다. KBO는 4월21일부터 팀 간 연습경기를 실시해 시범경기를 대신하고, 5월초 2020시즌을 시작하는 일정을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물론 아직까지는 희망사항에 불과하다. 코로나19 확산세가 꺾이고 있지만 지금의 상황이 계속될 것이라고 쉽게 예단할 수 없다. 언제 다시 코로나19 확진자 수가 늘어날지 모르는 상황이다.
다만 대만프로야구가 큰 문제 없이 2020시즌을 계속해서 진행할 경우, KBO의 2020시즌 개막에도 탄력이 붙을 것으로 보인다. 김강립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제1총괄조정관(보건복지부 차관)도 지난 9일 열린 코로나19 대응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회의에서 KBO 개막에 대해 "현재 진행 중인 강력한 사회적 거리두기가 풀려 생활 방역 체계로 넘어갈 경우, '감염 위험을 차단하면서 스포츠를 개막하는 방안'을 긍정적으로 논의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한 바 있다.
KBO는 14일 이사회를 열고 정규리그 개막 및 진행에 대해 다시 한 번 논의할 예정이다. 대만프로야구의 사례가 KBO 이사회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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