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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굴 없는 디자이너 ‘마틴 마르지엘라’
작성 : 2014년 09월 24일(수) 09:04

메종 마틴 마르지엘라 제공


[스포츠투데이 스타일뉴스 최지영 기자] ‘수수께끼 디자이너’, ‘미스터리 디자이너’ 이는 마틴 마르지엘라를 칭하는 수식어다.

그는 1957년 벨기에 출생으로 앤트워프 왕립 미술학교(Antwerp’s Royal Academy of Fine Arts)에서 패션을 공부했다. 장 폴 고티에서 3년 동안 일한 뒤 1988년 메종 마틴 마르지엘라(Maison Martin Margiela)를 설립했다.

메종 마틴 마르지엘라 로고



마르지엘라는 대중 앞에 나타나는 홍보를 극도로 회피했다. 실제로 그는 공개적으로 모습을 드러낸 적이 없었다. 인터뷰에서도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누군가는 신비주의 콘셉트로 궁금증을 유발해 자신의 브랜드를 홍보한다고 생각할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그가 노출을 거부한 이유는 디자이너는 자신의 디자인만으로 대중에게 어필해야 한다는 강한 신념 때문이었다. 또 다른 한편으로는 디자이너들이 유명인처럼 상업화 되어가던 패션업계를 향한 날카로운 지적이기도 했다.

그의 방식은 마케팅 전략으로 오인받았지만 소수의 특권층을 사로잡는 디자이너로 자리매김하게 된다.

메종 마틴 마르지엘라 제공



마르지엘라는 옷의 제조 과정에서 느낄 수 있는 매력을 ‘해체(deconstruction)’라는 개념으로 표현했다. 의복을 구성하는 방식이나 입는 과정을 색다르게 해석하거나 재활용 소재, 상업성이 낮은 소재 등을 사용하는 것으로 유명하다. 전통적 테일러링에 아이디어를 접목해 기존에 없는 예외적인 개념을 만들어낸다.

마틴 마르지엘라는 솔기들을 노출하고 안감을 드러내는 등 의상의 보이지 않는 구조적인 면을 부각시킨다. 디자이너들이 감추려고 노력하는 부분을 오히려 과감하게 보여준다. 또한 기존의 의상들이 가지고 있는 문법을 재해석 한다. 이러한 작업 방식은 패션 이면에 깔려있는 시스템을 분석하고 패션하우스의 다양한 측면을 탐구하는데 있어서 많은 공헌을 하고 있다.

가장 전위적이고 독창적인 디자인이라는 평을 받고 있는 마틴 마르지엘라. 그는 자신만의 스타일과 패션을 새롭게 해석해 창조하고 제안한다.

‘그곳에는 항상 마르지엘라만의 방식이 존재한다’라는 브랜드의 모토처럼 고객이 단순한 디자인이나 패션보다는 마르지엘라만의 스타일로 풀어놓은 라이프스타일을 느끼고 경험할 수 있도록 한다.

숫자로 보는 메종 마틴 마르지엘라

모든 라인, 의상 및 컬렉션 라벨에는 0-23의 숫자가 표기돼 해당되는 숫자에 동그라미 표시가 된다



메종 마틴 마르지엘라는 흰색 광목으로 된 라벨에 브랜드 명 대신 라인별 콘셉트를 번호로 표기해 둔다. 라벨은 디자이너의 옷이라기보다는 입는 사람들의 옷이 되어가는 과정을 중시하는 마인드가 반영된 것이다.

마르지엘라는 현대 패션 시스템의 압력에 동요하지 않고 트렌드에 의해 규정되는 옷 입기 방식에 저항한다. 여러 시즌에 걸쳐 자신의 콘셉트를 지속적으로 발전시키고 반복한다. 매년 기존의 디자인을 시즌마다 새롭게 변형시켜 선보이기도 하며 빈티지를 의상을 복제하기도 한다.

드러나지 않는 옷의 ‘제작 과정’을 장식적으로 표현한 그의 작품들은 입는 이들에게 옷을 통한 감정적인 자극과 위트, 긍정적인 자유를 부여한다. 또한 디자이너들에게는 영감을, 패션을 사랑하는 사람들에게는 소유하고픈 욕망을 자극하는 브랜드로 성장하고 있다.


스포츠투데이 스타일뉴스 최지영 기자 jiyoung@s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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