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투데이 우다빈 기자] 영화 '사냥의 시간'이 결국 예정된 날짜에 관객을 만나지 못하게 됐다. 현재 긴 법정공방이 예견되며 배우, 스태프 등 영화 관계자들의 시름이 깊어지고 있는 상황이다.
9일 넷플릭스 측은 법원이 영화 '사냥의 시간'(감독 윤성현·제작 싸이더스) 상영금지 가처분 신청을 인용한 것에 대해 공식입장을 밝혔다. 먼저 넷플릭스 측은 "서울중앙지방법원의 판단을 존중해 10일 공개 예정됐던 '사냥의 시간'의 콘텐츠 공개 및 관련 모든 행사를 보류하기로 결정했다"고 전했다.
이어 "한국을 포함해 전 세계에서 '사냥의 시간'을 기다려주신 시청자 여러분들께 안타까운 마음을 전하며, 추후 소식 전해드리겠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현재 넷플릭스 홈페이지에서는 '사냥의 시간' 정보를 찾아볼 수 없다.
8일 서울중앙지법은 콘텐츠판다가 리틀빅픽쳐스를 상대로 제기한 판매금지 가처분 신청을 인용하며 콘텐츠판다의 손을 들어줬다. 이날 법원은 판결이 확정될 때까지 '사냥의 시간'의 해외 상영 및 배포, 판매 등을 금지한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본안 소송 판결 결과가 나올 때까지 ‘사냥의 시간’은 국내 외 해외 공개가 불투명해졌고, 만약 리틀빅픽쳐스가 이를 어길 시 콘텐츠판다에 상당 금액을 물어야 한다.
이에 예정된 일정들까지 보류된 상황이다. '사냥의 시간' 주연들인 이제훈, 최우식, 박정민, 안재홍과 영화 평론가 이동진은 스페셜 온라인 GV를 통해 관객과의 시간을 가지려 했으나 예상치 못한 문제로 다시 무기한 연기된 셈.
'사냥의 시간'은 당초 2월 개봉 예정이었으나 신종코로나19 바이러스 확산 여파로 인해 부득이하게 개봉을 미뤄야 했다. 당시 '사냥의 시간' 측은 "기다려주신 관객분들과 팬분들께 진심으로 죄송한 마음을 전합니다. 추가 피해를 미연에 방지하고, 관객분들과 팬분들의 안전을 최우선으로 고려한 결정인 만큼 너른 양해를 부탁드린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확진자 급증으로 인해 전세계적으로 사회적 거리 두기 현상이 벌어졌고, '사냥의 시간' 팀은 다시 한 번 속을 태웠다. 결국 무기한으로 개봉을 연기할 수 없었던 '사냥의 시간' 측은 결국 넷플릭스 독점 공개 소식을 전했다. '사냥의 시간' 측은 "고민을 거듭한 끝에 넷플릭스에 제안해 4월 10일부터 전 세계 190여 개국에 29개 언어의 자막으로 동시에 공개하기로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이는 국내 최초로 극장 개봉에서 OTT 공개로 보낸 최초의 선례다. 그러나 해외 세일즈사 콘텐츠판다는 리틀빅픽쳐스의 이중 계약을 주장하며 깊은 유감을 토로했다. 콘텐츠판다 측의 주장에 따르면 리틀빅픽쳐스는 당사와 충분한 논의 없이 3월 초 구두통보를 통해 넷플릭스 전체 판매를 위해 계약 해지를 요청해왔고, 3월 중순 공문발송으로 해외 세일즈 계약해지 의사를 전했다는 것.
결국 콘텐츠판다는 금전적 손해 뿐만 아니라 해외 영화시장의 신뢰를 잃게 됐다며 리틀빅픽쳐스와의 법적대응을 전했다. 리틀빅픽쳐스 측은 "코로나19 여파 속 넷플릭스 행은 최선의 선택이었다"며 "마냥 개봉일 미루고 기다리기에는 경제적으로 힘든 상황이었다. 존폐 위기에 놓일 정도"라고 반박을 이어나갔다.
따라서 다시 한 번 긴 법적공방이 예견된 상황이다. '사냥의 시간'이 작품을 오랜 시간 기다려온 관객들을 위한 어떠한 최선의 방법을 찾아낼지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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