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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O 리그의 불안한 외줄타기…빠른 결단이 필요하다 [ST스페셜]
작성 : 2020년 04월 02일(목) 17:49

사진=DB

[스포츠투데이 이상필 기자] 언제까지 이 외줄타기를 계속해야 할까.

2020 KBO 리그 개막을 준비하는 선수와 관계자들은 매일매일이 외줄타기를 하는 기분이다.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확산으로 리그 개막이 기약 없이 연기된 가운데, 언제 리그 구성원들 가운데 코로나19 확진자가 발생할지 몰라 신경을 곤두 세우고 있다.

두산 베어스는 지난 1일 1군 선수 한 명이 병원 검진 중 폐렴 소견을 받자 예정됐던 훈련을 취소하고, 1군 선수단 전원에게 자택대기를 지시했다. 다행히 해당 선수는 선별진료소 검진 결과 코로나19 음성 판정을 받았다. 두산은 4일부터 훈련을 재개할 계획이다.

문제는 이러한 사태가 이전에도 여러 차례 있었다는 것이다. 두산은 지난달에도 소속 선수의 가족이 코로나19 확진자와 접촉된 사실을 파악하고 훈련 중단과 선수단 자택대기를 지시한 바 있다. 두산 외에도 키움 히어로즈, KIA 타이거즈, NC 다이노스, 롯데 자이언츠, SK 와이번스 등이 코로나19 문제로 훈련을 중단한 사례가 있다.

다행히 지금까지는 선수들의 철저한 자기관리와 KBO와 10개 구단의 예방 노력으로 리그 구성원들 가운데 코로나19 확진자가 발생하지 않았다. 이미 선수들의 코로나19 감염 사례가 발생한 일본, 미국과는 전혀 다른 상황이다. 미국이나 일본이 사실상 올스톱 상황에 들어간 것과는 달리, KBO 리그에서는 훈련이나 자체 청백전들은 무리 없이 진행되고 있는 상황이다.

그러나 확실한 것은 지금 상황이 이어진다면 KBO가 생각하고 있는 4월말, 5월초에도 리그 개막이 쉽지 않다는 것이다.

한국에서는 코로나19 확산세가 다소 꺾였지만 그래도 하루에 100명 내외의 신규 확진자들이 계속해서 발생하고 있다. 이전에는 대구, 경북 지역에서 확진자들이 대거 발생했다면, 최근에는 수도권 지역에서 확진자들이 늘어나고 있어 긴장을 놓을 수 없는 상황이다. 게다가 코로나19가 몇몇 국가들 만의 재난이 아닌 전세계의 재난이 됐다는 점도 문제다. 우리나라에서 코로나19를 잠재우더라도, 언제든지 외부에서 또 다시 코로나19가 유입될 수 있다.

이에 따라 아예 리그 개막을 모든 상황이 안정될 만한 시기로 미루고, 장기적인 시야에서 시즌을 준비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예를 들어, 메이저리그의 경우 아예 개막을 5월 중순 이후로 미루고 개막 시기에 따른 다양한 시나리오를 준비하고 있다. 여기에는 경기수 단축, 포스트시즌 단축 등 파격적인 선택지도 포함돼 있다.

KBO 역시 지난달 31일 긴급 실행위원회를 통해 다양한 시나리오를 담은 내용을 검토한 것으로 알려졌다. 사상 초유의 사태인 만큼 쉽게 판단하기는 어렵겠지만, 계속해서 고민만 하기보다 리그 구성원의 안전을 최우선으로 한 빠른 결단이 필요한 시점이다.

[스포츠투데이 이상필 기자 sports@sto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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