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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핫피플] 마음을 치유하는 패션 '디자이너 로건'
작성 : 2014년 09월 23일(화) 11:04

디자이너 로건


[스포츠투데이 스타일뉴스 최지영 기자] 헝클어진 노랑머리, 콧수염, 운동 선수를 연상케 하는 체격. 첫 눈에 디자이너라고 생각하기에 의구심이 든다. 게다가 여배우들의 가장 빛나는 순간을 보여주는 레드카펫 드레스를 만든다고 하면 믿을 수 있을까.

디자이너 브랜드 '맥앤로건'의 디자이너 로건 이야기다. 로건하면 떠오르는 대표적인 수식어는 ‘여배우 드레스’다. 부산국제영화제 등 국내 대표적인 시상식에서 28명 여배우에게 드레스를 입힌 디자이너. 디자이너 로건이 이름을 알리게된 계기이기도 하다.

그가 최근 SBS ‘패션왕 코리아2’에 모습을 드러내며 다시 한 번 주목받고 있다. 튀는 외모 때문이기도 하지만 무엇보다 눈길을 끄는 것은 그의 의상이다. 여자마음을 완벽히 이해한 옷이다. 한 번이라도 로건과 대화를 나눠본 이라면 그 이유를 알 수 있다. 이 남자, 말 한마디 한마디가 기자의 감성을 건드린다.

◆ 대중과 호흡하는 디자이너 로건

디자이너 로건



‘패션왕 코리아2’는 디자이너들이 경합을 펼치는 서바이벌 프로그램이다. 100명의 판정단에게 단 한 벌의 의상으로 매 회 자신의 옷을 평가 받게 된다. 이름을 알려야하는 신진 디자이너도 아닌 그가 굳이 이 프로그램에 나간 이유가 뭘까. 심지어 ‘탈락’이라는 데미지를 입게 될 수도 있는데 말이다.

로건은 대중과의 호흡을 위해서라고 말한다. “지금은 대중과의 호흡이 상당히 중요한 시대다. 옷에 관심이 없는 사람과도 교감해야 디자이너들이 살아남을 수 있다. 우리는 모두 한 지구 안에 살고 있는 인연이다. 너와 내가 언제 스칠 줄 모르는 인연에 대한 대비하는 것이다”

그의 시적인 표현에 ‘이 디자이너 감성이 보통이 아니구나’ 라는 생각이 들었다.

방송에서는 윤진서와 콜라보레이션을 진행하고 있다. 로건 하면 떠오르는 여배우. 실제 여배우 윤진서와의 호흡은 어떨지 궁금하다.

“윤진서는 영화배우인 만큼 시야가 넓다. '배우 윤진서는 영화배우는 허구 속에서 빠져나오지 않으려고 발버둥치는 삶이라고 얘기한다' 디자이너는 옷에서만 살아가려고 발버둥 친다. 하나에 집중하고 살아간다는 것은 함께 만났을 때 시너지가 크고 서로에게 상당한 영감을 불어넣어주기도 한다”

두 사람이 서로에게 얼마나 큰 시너지를 불러일으키는지 이 대답만으로 충분히 가늠된다.

◆ 로건의 스토리텔링

디자이너 로건



그는 자신의 디자인에는 스토리가 있다고 말한다. 지금 방송 역시 자신이 스토리텔링을 이미 다 완성해 놓았다고. 스토리를 잠시 소개하자면 이렇다.

첫 회 타이틀 룩의 주제가 ‘기억나지 않는 밤’ 이었다. 이야기는 영화 제작발표회가 처음 열리는 것으로 시작된다. 한 여배우가 제작발표회에 갔다가 어느 순간 사라진다. 그리고 다시 카메라 앵글로 돌아왔을 때는 다음날 아침.

손에는 테이크아웃 커피 한잔과 어제 보지 못했던 남자 점퍼를 입고 있다. 그리고 여자의 입가에는 알 수 없는 미소. 이 미소는 뜨거운 사랑인지 아픈 사랑인지 알 수 없다. 제작발표회가 끝나고 여자는 파리로 떠난다. 거기서 만난 짚시들과 그들의 음악을 들으며 여자는 힐링한다. 그리고 돌아와 다음 영화촬영 현장으로 간다.

그가 공개한 스토리는 여기까지다. 드라마의 다음 화를 기다리듯이 궁금증이 유발된다. 자신이 '패션왕코리아2'에서 탈락하지 않는다면 알게 될 거란다. 이쯤 되니 맥앤로건 컬렉션도 스토리가 있겠구나 싶다. 아니나 다를까 맥앤로건의 컬렉션은 이미 스토리텔링으로 진행되고 있었다.

“우리 쇼는 할머니, 엄마, 딸 3대의 이야기다. 10월에 열리는 2015 S/S가 4번째 컬렉션인데 3회까지 할머니, 손녀 딸, 엄마의 순서대로 이야기가 전개됐다. 이번 컬렉션도 이야기가 이어진다. 3대의 스토리는 맥앤로건의 쇼가 끝날 때까지 계속해서 이어질 것이다”

로건은 스토리텔링을 하는 이유에 대해 이렇게 말했다.

“우리 컬렉션의 스토리텔링은 단순히 허구를 표현한 것이 아니라 실제로 내가 고객에게 들었던 이야기를 바탕으로 만들어진다. 사랑, 아픔, 질투, 일 등 실제의 스토리를 옷으로 아름답게 포장하는 것이다. 이러한 진정성이 옷에 표현될 때 입는 사람도 빛난다고 생각한다. 패션은 입는 사람의 배경이 됐으면 좋겠다. 입는 피사체가 빛날 수 있게 옷이 충실한 배경 역할을 하는 것이다”

◆ 패션으로 행복을 주는 로건

맥앤로건 디자이너 로건



“지금은 경청하는 시대다. 패션에도 ‘나를 따르라’가 아니고 ‘당신의 이야기를 듣겠습니다’가 필요하다. 허구가 아닌 현실의 이야기를 옷 안에 담고 싶다. 판타지, 슬픔, 기쁨 오감만족. 모든 감각이 살아 있는 듯한 느낌을 옷으로 풀어내는 것이 지금껏 그래왔듯 앞으로의 맥앤로건의 숙제다. 그러려면 좀 더 대중과의 가까운 소통이 필요하다”

현재 로건은 대중과 더 가깝게 다가가기 위해 세컨 브랜드 MAGAN을 론칭했다. MAGAN은 MAG과 LOGAN을 합친 말이다. “좋은 소재와 디자인, 저렴한 가격으로 많은 이들이 쉽게 데일리 룩으로 입을 수 있는 옷을 만들겠다”고 설명했다.

인터뷰 내내 기자는 한 편의 소설책을 읽은 듯한 느낌이었다. 그의 화법이 그러했다. 넘치는 감성과 패션에 대한 열정이 단어 하나 하나에 묻어났다. 어떻게 로건이 그토록 아름다운 여자의 옷을 만들 수 있는지 이해할 수 있었다.

“많은 사람들이 우리의 쇼를 보고 안식을 느끼고 상처도 치유 받을 수 있었으면 좋겠다. 예전에는 디자이너가 의사가 돼서 그 사람의 마음까지 치유하는 옷을 만들어야 한다는 얘기가 있었다. 우리 쇼를 보고 인생의 아름다움, 행복을 느낀다면 나의 디자이너로서 소명은 다한 게 아닐까?”




스포츠투데이 스타일뉴스 최지영 기자 jiyoung@s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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