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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사·속도·연기력, 3박자 다 갖췄다 ['365 : 운명을 거스르는 1년' 첫방]
작성 : 2020년 03월 24일(화) 09:35

365 / 사진=MBC 365 : 운명을 거스르는 1년

[스포츠투데이 최혜진 기자] 코미디로 시작해 스릴러로 마무리한 '365'가 첫방부터 휘몰아치는 속도감을 보였다. 변주하는 서사들에 맞춰 배우들 역시 다채로운 열연을 펼쳤다.

23일 MBC 새 월화드라마 '365 : 운명을 거스르는 1년'(극본 이서윤·연출 김경희, 이하 '365')이 첫 방송됐다. '365'는 완벽한 인생을 꿈꾸며 1년 전으로 돌아간 순간, 더 알 수 없는 운명에 갇혀버린 자들의 미스터리 생존게임을 그린 드라마다.

이날 방송에서는 과거 자신이 검거했던 범인 오명철(백수장)에게 총상을 당하는 지형주(이준혁)의 모습이 그려졌다. 게다가 그의 동료 형사 박선호(이성욱)까지 오명철에게 살해당했다. 살인 사건 발발 후 11개월이 지났지만 지형주는 여전히 과거의 고통 속에 남아 있었다.

그런 그는 1년 전으로 돌아갈 수 있다는 정신과 전문의 이신(김지수)의 말에 '리셋'을 결심했다. 과거로 돌아간 지형주는 박선호를 되살렸고 살인을 계획했던 오명철을 살인미수 현행범으로 체포했다.

지형주 외에도 10인의 '리셋터'들이 시간 역행에 성공했다. 교통사고로 하반신이 마비됐던 유명 웹툰 작가 신가현(남지현)은 사고가 일어나기 전으로 돌아가 멀쩡한 다리를 되찾았다. 그러나 과거와 달리 반려견 마루와 동물병원을 방문하지 않고 바로 집으로 향한 그는 친구 민주영(민도희)와 약혼자 한우진(임현수)가 바람을 피는 장면을 목격했다.

이후 10인의 리셋터 지형주, 신가현, 배정태(양동근), 서연수(이시아), 황노섭(윤주상), 최경만(임하룡), 차증석(정민성), 박영길(전석호), 고재영(안승균), 김세린(이유미)은 이신과 약속했던 시간, 같은 장소에서 다시 모였다. 그러나 자리에는 박영길이 참석하지 못한 상황. 박영길의 부재에 리셋터들이 의문을 갖자 이신은 "오지 못한 박영길 씨는 사망하셨다"고 설명해 모두를 충격에 빠트렸다.

365 / 사진=MBC 365 : 운명을 거스르는 1년


예상치 못한 흐름의 연속이었다. 사기꾼 검거로 유쾌한 시작을 알렸던 '365'는 갑작스러운 살인 사건으로 충격을 안겼다. 더 나아가 시간 역행이라는 판타지적 요소로 흥미를 증폭시키다 방송 말미에는 '리셋'과 관련한 변수를 공개해 한치 앞도 예측할 수 없는 이야기를 예고했다.

장르를 넘나드는 서사 외에도 '365'는 속도감 있는 전개로 방송 내내 눈을 뗄 수 없게 했다. 첫방부터 시간 역행을 한 점, 1년 전으로 돌아간 지형주가 동료 형사를 되살린 점은 마치 모든 이야기가 마무리된 듯한 착각을 안기기도 했다.

또한 다소 뻔할 수 있는 시간 역행이라는 요소는 다양한 배우들의 이야기로 지루하지 않게 풀어나갔다. 특히 주연 이준혁은 부쩍 넓어진 연기 스펙트럼을 자랑했다. 능청맞고 어리버리한 모습으로 귀여움을 어필했다가도 금방이라도 눈물을 쏟아낼 것 같은 눈빛으로 모성애를 자극했다. 살인자를 체포할 땐 섹시한 모습을 과시하는 등 다채로운 열연을 이어갔다.

앞서 드라마 '비밀의 숲' '60일, 지정생존자', 영화 '신과 함께'에서 보였던 악역 이미지는 모조리 씻어버린 채였다. 유쾌함과 쓸쓸함을 오가는 이준혁의 연기력은 물 흐르듯 자연스러웠다. 오랜 시간 쌓아온 연기 내공이 빛을 발하는 순간이었다.

주연 남지현 역시 그간 발랄했던 이미지를 지웠다. 그가 극 중 맡은 신가현은 교통사고로 다리를 잃고, 친구와 연인이 바람을 피는 순간을 목격한 절망의 캐릭터였다. 이전 작품들에서 에너지 넘친 모습들을 보여 주며 '로코퀸' 타이틀을 거머쥐었던 남지현은 180도 다른 연기를 선보였다.

두 사람과 함께 시간 여행을 떠난 리셋터 8인의 모습도 빼놓을 수 없다. 여러 작품 속에서 감초 역할을 했던 배우 임하룡, 양동근, 윤주상, 전석호 등은 각자의 사연을 가진 리셋터로 등장했다. 이미 연기력을 입증받았던 이들이 향후 보여 줄 활약에 대한 기대감이 모아진다.

이렇듯 '365'는 다양한 서사, 속도감 있는 전개, 그리고 다채로운 연기력이 돋보이는 주조연까지 3박자를 고루 갖추며 첫 방송을 지루하지 않게 풀어나갔다.

게다가 '365'는 첫방부터 관전 포인트를 제시하며 시청자들의 흥미를 자아냈다. '365'는 장르물이라는 특성상 작품 곳곳 '떡밥' 요소를 설치한 것으로 보인다. 리셋되지 않은 강아지 마루가 과거에서 미래의 주인 지형주를 알아봤다는 점, 리셋터 중 한 명이었던 박영길이 의문의 사고로 목숨을 잃었던 점이 이에 속한다. 빠른 템포로 이어지는 '365'가 현재 속도를 유지하면서도 뿌린 '떡밥'을 말끔히 회수할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365'는 매주 월, 화요일 저녁 8시 55분에 방송된다.

[스포츠투데이 최혜진 기자 ent@sto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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