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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해인X채수빈, 아직 보여준 건 반의 반일뿐 ['반의반' 첫방]
작성 : 2020년 03월 24일(화) 09:50

반의반 / 사진=tvN 반의반

[스포츠투데이 김나연 기자] 기대가 크면 실망도 큰 법. 그러나 아직 보여주지 못한 게 더 많다는 점은 '반의반'의 위안거리다.

23일 tvN 새 월화드라마 '반의반'(극본 이숙연·연출 이상엽)이 첫 방송됐다. '반의반'은 인공지능 프로그래머 문하원(정해인)과 클래식 녹음 엔지니어 한서우(채수빈)가 만나 그리는 시작도, 성장도, 끝도 자유로운 짝사랑 이야기다.

'반의반' 첫 방송에서는 특정 인간의 행동 심리는 물론 기억과 경험까지 패턴화해 그 사람의 인격 그대로를 불러오는 대화 프로그램인 'D프로그램' 연구에 성공하는 문하원의 모습이 그려졌다. 그는 이 과정에서 첫사랑이자 N년째 짝사랑 중인 김지수(박주현)의 음성을 필요로 한다.

이에 문순호(이하나)는 한서우에게 김지수의 그릇을 사달라는 이상한 부탁을 하고, 한서우는 김지수를 처음 만난 뒤 이상한 끌림을 느낀다. 이어 문순호는 한서우에게 김지수의 목소리를 녹음해 줄 것을 부탁하고, 김지수는 한서우의 이상한 부탁 뒤에 문하원이 있음을 깨닫는다.

한서우는 문하원과 김지수가 애틋하고 특별한 사이라는 것을 알게 되고, 고민 끝에 두 사람을 만나게 해주고자 자리를 마련하지만, 김지수는 문하원을 "절대 만나면 안 되는 사람"이라고 칭하며 그를 피한다.

이에 허망함을 감추지 못하는 문하원과, 그런 문하원의 뒷모습을 바라보는 한서우의 모습이 그려졌다. "아무것도 아닌데, 그냥 처음 보는 사람인데, 파고들듯이 들어왔다"는 한서우의 내레이션이 흘러나오며 첫 방송이 마무리됐다.

반의반 / 사진=tvN


드라마는 '쇼핑왕 루이', '아는 와이프' 등을 통해 감각적인 연출력을 입증한 이상엽 감독과 드라마 '공항 가는 길', 영화 '유열의 음악앨범' 등의 이숙연 작가가 손을 잡은 작품으로, 봄에 어울리는 설렘을 선사할 것으로 기대를 모았다. 여기에 JTBC '밥 잘 사주는 예쁜 누나', MBC '봄밤' 등을 통해 '멜로 장인'이라는 수식어를 얻은 정해인의 출연으로 방송 전 기대감은 배가 됐다.

그러나 처음부터 그 '이름값'을 완벽하게 증명하지는 못한 듯 보인다. 초반 잔잔하지만 영화 같은 분위기와 연출은 눈과 귀를 사로잡았지만, 영상미나 배우들이 주는 비주얼에 비해 스토리는 다소 불친절했다.

특히 'AI'와 'D프로젝트'라는 소재가 그랬다. 신선하지만 낯선 이 소재와 인공지능 프로그램에 대한 구체적인 부연 설명이 현저히 부족했다. 문하원이 개발하는 인공지능 프로그램을 중심으로 극이 흘러가는데, 이것에 대한 설명이 부족하니 흐름을 따라가는데 다소 무리가 있었다.

이에 더해 인물의 감정 또한 제대로 설명되지 못하면서 각 캐릭터를 공감하고 이해하는 데 장벽이 있었다. '짝사랑'이라는 지극히 일상적이고 공감할 수 있는 이야기를 하는 것 같으면서도 상황은 우연의 연속이고, 이미 결혼을 한 친구 김지수를 오랜 시간 짝사랑하는 문하원의 감정은 물론, 이 둘의 삶에 우연히 끼어들고 또 갑작스럽게 끌리는 한서우의 감정을 "파고들듯이 들어왔다"는 대사 하나로 공감시키기에는 역부족이었다.

그러나 이제 첫 발을 내디뎠을 뿐 아직 실망하기는 이르다. '반의반'이 보여준 건 아직 '반의반'도 안 된다는 뜻이다. '멜로 장인'으로 불리는 정해인의 멜로 연기는 명불허전이었고, 정해인과 채수빈의 '케미' 또한 기대 이상이었다. 여기에 잔잔하면서 따뜻한 연출까지 앞으로를 기대할 만한 요소 또한 많았다.

'반의반'이 앞으로 주인공 간 감정과 서사를 성공적으로 풀어내 기대하던 시청자들의 물음표를 느낌표로 바꿀 수 있을까. 이숙연 작가의 '섬세함'이 필요한 때다.

[스포츠투데이 김나연 기자 ent@sto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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