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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자프로농구만 리그 강행…구성원 안전 보장 가능할까? [ST스페셜]
작성 : 2020년 03월 04일(수) 13:21

사진=DB

[스포츠투데이 이상필 기자] 프로농구도 프로배구도 리그 중단 결정을 내렸다. 그런데 여자프로농구만 다르다.

여자프로농구연맹(WKBL)은 지난 2일 개최한 사무국장 회의에서 리그 중단 없이 잔여 시즌을 치르기로 결정했다. 지금까지처럼 무관중 경기로 시즌을 진행하겠다는 것이다.

다만 리그 내에서 자가격리자가 발생할 경우, 리그를 종료하고 플레이오프 진행 여부는 추후 결정하겠다고 덧붙였다.

예상 외의 결정이었다. 여자프로농구와 마찬가지로 무관중 경기를 진행 중이던 프로농구와 프로배구는 모두 시즌 중단을 선택했기 때문이다. 프로농구는 지난 1일부터 중단에 들어갔고, 프로배구도 3일부터 예정된 경기를 뒤로 미뤘다

여러 가지를 고려한 선택인 것으로 보인다. 여자프로농구는 정규시즌 종료까지 단 2주 반밖에 남겨두지 않은 상황이다. 코로나19가 계속 확산되는 상황에서 리그를 중단하면 언제 다시 리그를 재개할 수 없을지 기약할 수 없다.

또한 올 시즌 여자프로농구에서는 역대급 순위 경쟁이 펼쳐지고 있다. 1위 KB스타즈(20승6패)와 2위 우리은행(19승6패)이 선두 경쟁을 벌이고 있고, 3위 신한은행(10승15패)과 4위 하나은행(10승16패), 5위 삼성생명(9승16패), 6위 BNK 썸(8승17패)은 플레이오프 티켓을 걸고 벼랑 끝 승부를 펼치고 있다. 쉽게 리그 중단을 결정하기에는 주저함이 들 수밖에 없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WKBL의 리그 강행 결정에는 아쉬움이 남는다. 리그 일정과 순위 경쟁도 중요하지만 그보다 우선돼야 할 것은 리그 구성원들의 건강과 안전이라는 것을 망각한 결정이기 때문이다.

물론 WKBL이 아무런 조치를 취하지 않고 있는 것은 아니다. 여자프로농구는 지난달 21일부터 무관중 경기를 진행하고 있다. 프로스포츠 종목 중 가장 빠른 조치였다.

하지만 무관중 경기만으로 선수와 관계자들의 안전을 담보할 수 없다는 것은 이미 프로농구 전주 KCC의 사례로 드러났다. KCC 선수단이 묵은 숙소에 코로나19 확진자가 투숙한 사실이 알려진 이후, 프로농구는 시즌 중단을 선택했고, KCC 선수단은 자체 격리에 들어간 바 있다. WKBL 6개 구단에도 KCC와 비슷한 일이 벌어질 가능성은 얼마든지 있다.

초유의 사태에 고민이 깊을 수밖에 없지만, 그럼에도 WKBL이 가장 먼저 생각해야 하는 것은 리그 구성원의 안전이다. 자가격리자가 발생할 경우 정규시즌을 종료하겠다고 했지만, 이는 사후약방문에 불과한 대책이다.

이미 여러 종목과 단체들이 발빠르게 코로나19 사태에 대응하고 있는 가운데, WKBL의 리그 강행 결정은 관계자들과 팬들의 우려를 자아내고 있다.

[스포츠투데이 이상필 기자 sports@sto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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