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투데이 김호진 기자] 맨체스터 시티(맨시티)가 적지에서 승리를 따내며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PL)의 자존심을 세웠다.
맨시티는 27일 오전 5시(한국시각) 스페인 마드리드의 산티아고 베르나베우에서 레알 마드리드(레알)와의 2019-2020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UCL) 16강 1차전 원정경기에서 2-1로 승리했다.
맨시티는 후반 15분 이스코에게 선제골을 내줬지만, 후반 33분 가브리엘 제주스가 케빈 더브라위너의 크로스를 헤더골로 마무리하며 1-1 균형을 맞췄다. 후반 36분에는 더브라위너가 라힘 스털링이 만들어낸 패널티킥(PK)을 침착하게 마무리하며 극적인 역전승을 거뒀다.
이로써 맨시티는 안방에서 펼쳐지는 2차전에서 무승부만 거둬도 8강에 진출할 수 있는 유리한 고지를 선점했다. 더불어 맨시티의 이날 승리는 PL의 자존심을 세웠다.
UCL 16강에 진출한 PL팀들은 맨시티를 포함해 '디펜딩 챔피언' 리버풀, 토트넘 홋스퍼, 첼시 등 4팀이다.
하지만 지난 19일 아틀레티코 마드리드(ATM) 원정을 떠난 리버풀은 0-1로 졌다. ATM 두 줄 수비에 막힌 리버풀은 유효슈팅 단 한 차례도 시도하지 못한 채 무기력한 패배를 맛봤다. 토트넘은 해리 케인과 손흥민의 부상 공백을 극복하지 못하며 RB라이프치히에 0-1로 패했다. 전날(26일) 첼시도 안방에서 바이에른 뮌헨에 0-3으로 참패했다. 진 것도 문제지만, 세 팀 모두 전체적으로 경기력에서 밀렸고 한 골도 넣지 못한 채 패했다.
지난 시즌 리버풀, 토트넘,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모두 UCL 8강에 진출했고, 결승에서는 리버풀과 토트넘 PL 팀들 간의 맞대결이 펼쳐지기도 했다. 아울러 유로파리그(UEL) 역시 첼시와 아스널이 결승에서 만나 호각을 다퉜다. 다시 PL가 유럽의 패권을 잡았는 평가가 줄을 이었다. 하지만 불과 1년 만에 상황은 180도로 뒤바뀌었다.
영국 축구 해설가 게리 리네커는 자신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 "PL 팀들의 골을 보기 위해 4경기나 기다렸다. 맨시티가 두 골을 넣었다"고 안도의 메시지를 썼다.
맨시티가 '거함' 레알을 제압하며 벼랑 끝에 몰린 PL의 자존심을 지켜냈지만, 1차전에서 무너진 리버풀, 토트넘, 첼시의 반등이 필요하다.
한편 맨시티는 오는 3월18일 영국 맨체스터의 에티하드 스타디움에서 16강 2차전 홈경기를 치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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