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투데이 노진주 기자] 맨체스터 시티의 펩 과르디올라 감독이 레알 마드리드를 제물로 세계적인 명장들을 제치는 대기록을 달성했다.

맨시티는 27일(한국시각) 스페인 마드리드 산티아고 베르나베우에서 열린 레알과의 2019-2020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16강 1차전 원정 경기에서 2-1 역전승을 거뒀다. 이날 승리로 맨시티는 챔피언스리그 8강행에 청신호를 켰다. 반면 레알은 2차전에서 반드시 승리를 거둬야 하는 궁지에 몰렸다.

맨시티는 카일 워커, 아이메릭 라포르트, 니콜라스 오타멘디, 벤자민 멘디, 로드리, 일카이 귄도안, 리야드 마레즈, 케빈 더브라위너, 베르나르두 실바, 가브리엘 제주스, 에데르송(GK)을 선발로 경기에 투입했다.

이날 맨시티의 출발은 좋지 않았다. 전반을 소득 없이 마쳤고, 후반에 선제골을 헌납했다. 후반 15분 상대 패스 미스에서 공을 따낸 주니오르가 수비 두 명 사이를 뚫는 기가 막힌 스루패스로 이스코의 발 앞에 볼을 배달했다. 이스코는 침착하게 맨시티의 골망을 갈랐다.

이후 맨시티의 마음은 급해졌다. 그러나 '팀 에이스' 더 브라위너가 나서 팀을 위기에서 구해냈다. 수비 3명을 따돌리며 볼을 소유해낸 더 브라위너는 문전에 있던 제수스에게 빨랫줄 같은 크로스를 올렸다. 제수스는 기회를 놓치지 않고 정확한 헤더슛으로 경기의 균형을 맞추는 골을 뽑아냈다.

원정 경기고, 1-1 상황에서 실점할 수 있는 경우의 수가 분명 존재했지만 맨시티의 과르디올라 감독은 후반 29분 실바를 불러들이고 라힘 스털링을 투입시키며 공격진에 변화를 줬다. 스털링 카드는 정확히 들어맞았다. 스털링은 후반 38분 상대 수비의 반칙을 유도해 페널티킥을 얻어냈고, 이를 더 브라위너가 골로 마무리지었다. 과르디올라 감독의 전술이 제대로 먹힌 셈이 됐고, 맨시티는 적지에서 짜릿한 역전승을 거뒀다.

이날 승리는 과르디올라 감독에게 개인적으로도 큰 의미가 있다. FC바르셀로나, 바이에른 뮌헨, 맨체스터 시티를 거치며 챔피언스리그 토너먼트에서 28승을 챙긴 과르디올라는 알렉스 퍼거슨을 비롯해 카를로 안첼로티, 조제 무리뉴 등 명장들을 넘어 토너먼트 최다승 올린 감독이 됐다.

또한 '레알 킬러' 면모를 이 경기에서 다시 한번 드러냈다. 과르디올라 감독은 레알 마드리드를 상대로 역대 10승을 거뒀다. 바이에른 뮌헨(독일)의 오츠마르 히츠펠트 감독에 이어 챔피언스리그 레알 원정에서 2승째를 기록한 감독이 됐다.

이쯤 되면 어깨가 올라갈 법한 과르디올라 감독이지만, 겸손했다. 외신 BT스포츠에 따르면 과르디올라 감독은 이날 경기 후 "단지 1차전 승리일 뿐이다. 레알은 1차전 패배를 뒤집을 수 있는 팀이다"며 우회적으로 레알을 치켜세웠다.

성적과 리더십, 그리고 겸손까지 모두 갖춘 과르디올라 감독의 앞날이 더욱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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