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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테이션 없는 한국 여자농구 대표팀, 이대로는 안된다 [ST스페셜]
작성 : 2020년 02월 09일(일) 23:24

사진=Gettyimages 제공

[스포츠투데이 이정철 기자] 중국전 60-100 대패. 한국 여자농구 대표팀의 현주소이다.

한국은 9일 세르비아 베오그라드에서 열린 2020 도쿄올림픽 최종예선 C조 중국과의 3차전에서 60-100으로 졌다.

이날 패배로 한국은 C조 조별예선을 1승2패로 마감했다. 이로써 한국은 조별예선 2패에 머물러 있는 영국이 스페인과의 최종전에서 져야만 조 3위까지 주어지는 도쿄올림픽 본선행 티켓을 거머쥘 수 있게 됐다. 반면 중국은 3연승을 기록하며 C조 1위를 확정했다.

한국은 지난해 11월 뉴질랜드 오클랜드에서 열린 도쿄올림픽 지역예선에서 중국을 상대로 81-80으로 이긴 바 있다. 불과 3개월 만에 승리를 거뒀던 상대에게 치욕적인 패배를 당하고 말았다.

이날 패배의 가장 큰 원인으로는 영국전에서 벌어진 주전 선수들의 체력 소모가 원인으로 꼽힌다. 한국은 영국과의 경기에서 박혜진, 김단비, 강이슬, 배혜윤, 박지수가 대부분의 시간을 소화했다. 박혜진, 김단비, 강이슬은 풀타임을 뛰었고 박지수는 37분 19초, 배혜윤은 36분 42초 동안 코트를 누볐다.

영국전 모든 체력을 다 짜낸 주력 선수들은 하루 만에 중국전에 나섰다. 이문규 감독은 영국과의 경기 후 정신력을 강조했지만 한국 선수들은 체력적인 문제를 드러냈다.

2쿼터부터 두드러지게 움직임이 저하된 한국은 공격에서 이렇다 할 활로를 찾지 못했고 중국의 빠른 공수 전환에 속수무책으로 당했다. 수비에서 상대 높이에 대응하고 선수들의 체력 부담을 덜기 위해 지역 방어를 선택했지만 중국은 손쉽게 한국의 수비망을 요리했다. 결국 한국은 중국에게 대패를 당하고 말았다.

한국은 이번 도쿄올림픽 최종예선에서 센터 자리에 박지수 한 명만을 데려왔다. 박지수가 부상을 당하거나 파울 트러블, 체력 저하가 발생됐을 때의 대책이 없었다는 얘기다. 실제로 한국은 영국전에서 박지수가 파울 트러블에 걸리자 10여 점차의 리드를 도둑 맞고 말았다.

가드와 포워드 포지션도 마찬가지였다. 부상으로 중도 이탈한 신지현과 윤예빈, 아킬레스건 부상을 안고 있는 김정은으로 인해 가용 인원이 적기도 했지만 김민정과 구슬, 김한별, 강아정 등도 영국 전에서 많은 모습을 드러내지 못했다.

선수 로테이션의 부족은 곧 전술의 부재로 이어진다. 실제로 한국은 중국과의 경기에서 지역 방어 외에는 다른 수비 전술을 펼치지 못했다. 맨투맨 수비를 펼치기에는 체력 부담이 따랐기 때문이다. 공격에서도 전술이 없기는 매한가지였다. 베스트 멤버라는 미명 하에 미스 매치와 오픈 찬스를 유발할 수 없는 선수들을 고집하며 스스로 무덤을 팠다.

스페인이 영국과의 경기에서 승리를 거둔다면 한국은 2008년 베이징 올림픽 이후 12년 만에 올림픽 무대에 진출한다. 그러나 이후에도 한국이 로테이션 없이 주전 멤버들만을 고집한다면 올림픽이라는 꿈의 무대가 재앙으로 다가올 수 있다.

[스포츠투데이 이정철 기자 sports@sto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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