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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로젯' 하정우X김남길, 동서양 조화 이룬 섬뜩한 공포 [종합]
작성 : 2020년 01월 29일(수) 16:43

클로젯 김남길 하정우 김광빈 / 사진=DB

[스포츠투데이 현혜선 기자] '클로젯'이 서양적 소재인 벽장에 동양적 색채인 무당과 퇴마 의식을 녹여 새로운 장르를 열었다. 여기에 하정우와 김남길의 강력한 연기력이 더해져 섬뜩한 공포영화가 탄생했다. '클로젯'이 올겨울 극장가를 공포로 몰아넣을 수 있을까.

29일 서울 용산구 CGV용산아이파크몰에서는 영화 '클로젯'(감독 김광빈·제작 영화사 월광) 언론시사회가 진행됐다. 자리에는 김광빈 감독을 비롯해 배우 하정우, 김남길이 함께했다.

'클로젯'은 갑작스러운 사고로 아내를 잃은 상원(하정우)과 그의 딸 이나(허율)가 새집으로 이사를 간다. 이나는 흔적도 없이 사라지고 경훈(김남길)이 찾아와 상원과 이나의 행방을 쫓는 이야기다.

◆ 서양적 소재 벽장과 무당의 조화

이나는 '벽장' 속으로 사라진다. 흔히 벽장에 괴물이 나오거나 벽장을 통해 이계로 가는 내용은 서양에서 많이 다루어지는 소재다. 김광빈 감독은 이런 서양적 소재에 무당과 퇴마라는 한국적인 색채를 입혔다.

이에 대해 김 감독은 "제임스 완 감독의 작품이라던지 서양에는 벽장을 소재로한 공포 영화가 많다. '클로젯'을 준비하며 특정 영화를 참고하지는 않았다. 우리 영화가 이계로 들어갔을 때 공간을 어떤 식으로 표현해야 캐릭터들의 아픔과 상처를 전달할 수 있을까를 고민했다"며 "서양에 이런 영화가 흔하지만 굳이 똑같이 따라하지 말자는 계획도 있었고, 노력도 많이 했다"고 말했다.

이어 "어느날 자다가 눈을 떴는데 살짝 열린 벽장이 보였다. 이 벽장으로 이야기를 하면 좋을 것 같다고 생각했다. 그럼 어떤 메시지를 담는 게 좋을까 고민하다가 내가 평소 하고싶었던 가족에 대한 이야기로 연결하는 게 좋겠다고 생각했다"고 설명했다.

하정우 역시 "섬뜩하고 무서움이 극대화된 게 벽장을 열었을 때의 확인되지 않은 공간이다. 단지 까만색으로 뒤덮여 있고, 뭐가 튀어나올지도 모른다. 관객 여러분들도 이 영화가 미스터리 호러다라는 생각을 하지 말고, 까만 상태로 오셔서 봐주시면 재미가 극대화되지 않을까"라고 기대했다.

◆ 하정우X김광빈 감독, 14년 만의 만남

하정우와 김 감독은 2004년 영화 '용서받지 못한 자'로 호흡을 맞춘 바 있다. 그로부터 14년 후 '클로젯'에서 다시 만났다. 하정우는 "'용서받지 못한 자' 때 감독님은 동시녹음 담당이었고, 나는 신인이었다. 아무래도 대학 졸업 작품이다 보니 열정이 있었다. 당시 나는 주연 배우를 겸하며 동시녹음 장비를 내 차에 싣고 다녔다. 또 감독님과 가까운 동네에 살아서 촬영 끝나면 내 차로 모셔다 드리고 귀가하는 시스템으로 13개월을 살았다"고 회상했다.

그러면서 "졸업 작품이다 보니 현장에 스태프가 꾸준히 상주하는 게 아니었다. 돌아가면서 자리를 지켰는데, 감독님은 입대하기 전날까지 현장을 지켰다. 우정과 열정을 끝까지 가지면서 책임을 진 것"이라며 "그 마음이 참 인상적이었다. 매번 퇴근길마다 감독님과 나중에 상업영화로 만나면 좋겠다는 꿈을 꿨다. 그것이 14년 만에 이루어져서 감사하다"고 미소를 보였다.

김 감독은 "군대에 있을 때 하정우가 스타가 된 걸 봤다. 그때 이야기를 나눴던 꿈은 나만의 꿈이겠구나 싶었는데 진짜 작품에서 만나게 돼 영광이다. 혼자 시나리오를 쓰면서 꿈꾸던 게 실현되니 너무 좋다. 내 꿈이 이루어진 순간"이라고 감격을 표했다.

클로젯 김남길 하정우 김광빈 / 사진=DB


◆ 김남길이 그린 퇴마사

김남길은 극 중 퇴마사 경훈 역을 맡았다. 그는 주문을 외우고 북을 치는 등 퇴마 의식을 소화하기 위해 노력했다. 이에 대해 김남길은 "주문을 외우거나 북을 치는 건 촬영 전 많은 이야기를 나누며 잡았다. 감독, 하정우와 이야기를 하며 아이디어 공유도 많이 했다. 특히 종교적인 불편함이 없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고 했다.

그는 "주문도 종교적인 걸 피하려고 했다. 그런데 어떤 나라든 종교적인 게 끼어져 있더라. 주문을 찾는데 많은 시간을 보냈다. 구마의식과 관련된 영화를 찾아보고, 애니메이션도 많이 봤다. 거기서 손동작을 연구했다"고 캐릭터 탄생 비화를 밝혔다.

◆ '클로젯'이 전하는 메시지

'클로젯'은 벽장 안으로 들어간, 소외받고 학대 당한 아이들의 이야기를 다룬다. 이에 대해 김 감독은 "아동 학대라고 규정 지어서 이야기를 만들고 싶지는 않았다. 현대의 가족상과 부모 자식의 관계. 또 이것이 틀어지면 얼마나 무섭고 끔찍한 일이 일어나는지 보여주고 싶었다"고 말했다.

이어 "그렇기에 아역배우 캐스팅도 중요했다. 수많은 아역배우들이 캐스팅을 봤고, 이나 역은 500:1의 경쟁률이 있었다. 이런 오디션을 거친 만큼 아이들이 만족스러운 연기를 보여주더라"고 설명했다.

하정우는 "부모에게 상처받은 아이들이 참 많다. 각자 다른 이유로 마음의 생채기에 얻은 아이들이 많은 거다. 이와 관련해 참 많은 이야기를 나눴다. 김남길은 부모와 어땠는지, 또 나는 부모와 어땠는지 털어놨다. 또 내가 어렸을 때 부모님을 바라봤던 시선과 다 자라서 아이를 바라보는 것을 떠올렸다. 상처의 차이를 각자의 사례를 통해 알아갔다"고 했다.

이처럼 '클로젯'은 공포 영화의 장르적 특성에 가족이라는 메시지까지 담았다. 동서양의 조화라는 특색이 관객들의 발걸음을 잡을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 5일 개봉된다.

[스포츠투데이 현혜선 기자 ent@sto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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