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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스터 주' 사라진 재미를 찾아서 [무비뷰]
작성 : 2020년 01월 21일(화) 11:14

미스터 주: 사라진 VIP / 사진= 영화 미스터 주 사라진 VIP를 찾아서

[스포츠투데이 우다빈 기자] 재미도 서사도 없다. 이야기의 기둥이 약하니 딸려오는 감동과 여운도 희미하다.

22일 개봉하는 '미스터 주: 사라진 VIP'(감독 김태윤 ·제작 리양필름)는 국가정보국 에이스 요원 태주(이성민)가 갑작스런 사고로 온갖 동물의 말이 들리면서 펼쳐지는 사건을 그린 코미디다.

이야기의 플롯은 단순하다. 동물을 혐오하는 태주가 판다 밍밍 납치 사건을 해결하기 위해 군견 알리와 힘을 합쳐 악당들을 처단한다. 목표는 정의 실현과 사회 질서 유지. 이 사회 질서에는 개인의 욕망 실현도 포함이다. 서사가 단순하니 결말도 쉽게 예상할 수 있다. '주인공은 마침내 동물들을 사랑하게 됐답니다.' 흔하게 유추할 수 있는 개연성이며 손쉬운 엔딩이다.

그렇다면 '동물 혐오가'와 '동물'의 컬래버레이션을 특별하게 만들 수 있는 장치 역시 다양하다. 개성 있는 빌런 혹은 주인공의 압도적인 매력, 결코 극복하지 못할 것 같은 장애물 등이 있지만 안타깝게도 이 영화에는 아무 것도 없다. 아울러 코미디 가족 영화임에도 웃음조차 나오지 않는다.

이성민이 어느 날 갑자기 동물 대화 능력이 생긴 국가정보국 에이스 요원 주태주를 맡아 20여년 연기 인생 처음으로 개와 파트너 호흡을 맞췄다. 김서형은 카리스마와 허당미를 동시에 갖춘 민국장 역을, 배정남이 열정 가득하지만 실수투성이인 만식으로 출연했다. 가장 핵심적인 역할, 이성민의 콤비인 군견 알리 목소리는 신하균이 맡았다.

제법 화려한 라인업은 이게 끝이 아니다. 김수미, 이선균, 유인나 등 다채로운 목소리들이 관객들의 귓가에 들려온다. 그러나 너무 많은 무기를 내세운 탓일까. 캐릭터보다 그의 목소리가 먼저 들려오니 이야기의 집중도를 와해시키며 의미없는 웃음으로만 남아버린다.

캐릭터의 소비 역시 너무나 아쉽다. 여러 작품을 통해 스스로 이미지를 구축한 김서형이라는 배우를 쉽게 써버렸다. 대표작으로 손꼽히는 SKY캐슬'을 패러디하고, 주인공 태주를 도울 수 있는 조력자도 아니고 반대점에서 그를 배척하는 악역도 아닌 그저 농담만 던지는 가벼운 리더로 남아버렸다. 배정남의 코믹 연기 역시 그저 우스꽝스럽다. 지나치게 1차원적인 몸개그는 전체이용가 영화에 더욱 어울릴 법하다. 그래서 일까. 영화가 끝난 후 이미지 강한 두 배우의 잔상은 옅다. 캐릭터 자체도 희미한 데다가 웃기려고 잔뜩 힘만 준 모양새니 보는 이들은 그저 지루할 뿐이다.

물론 칭찬할 점도 있다. 홀로 극을 이끈 두 주연의 책임감이다. 특히 알리의 열연이 꽤 돋보인다. 그럼에도 이 영화는 촌스럽고 유치하다. 동물을 소재로 다루면서도 동물에 대한 존중성은 졸렬하리만큼 적게 느껴진다. 동물에 사람 목소리를 입혀 동물의 의인화, 대상화를 남겼다. 위급 상황에서 공주 대접 받고 싶은 판다 밍밍과 마트에서 팔리기 위해 자신을 뽐내는 햄스터들이 그러하다. 이런 편협한 시선은 인간들에게서도 느껴진다. 설득력 없는 목적의식 속 악당들, 지나치게 희화화된 견주이 과연 어떤 감정을 자아낼 수 있을까.

작품을 '허당미'로 포장하자니 지나치게 가볍다. 쓸데없는 무게감보다야 낫겠지만 그저 1차원적인 유머코드가 이어지며 관객들에게 코웃음만 자아낸다. 동물을 사랑하자는 원초적 메시지도 분명하지 않다. 간식 앞에서 휘둘리는 군견들을 보고 있노라면 일말의 존중을 느낄 수 없다. 끝내 인간의 졸렬한 시선에서 이 영화는 마침표를 찍는다.

12세 이상 관람가라는 사실을 이해하려 해도 지나치게 원초적이고 유치하다. 웃기려고 노력하지만 엉성한 짜임새 속에서 하품만 나온다. 설 대전을 앞두고 온가족이 선택해야 할 영화가 되기에는 다소 모자라 보인다. 이처럼 깊은 고민 없이 쉽게 이야기를 이어가는 '미스터 주'가 과연 어떤 흥행 스코어를 이끌어낼지 귀추가 주목된다.

[스포츠투데이 우다빈 기자 ent@sto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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