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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통제 투혼' 김연경, 마지막 남은 꿈…"올림픽 메달 걸고 싶다"[ST스페셜]
작성 : 2020년 01월 14일(화) 14:51

김연경 / 사진=DB

[스포츠투데이 김호진 기자] "이 대회가 얼마나 중요한 것인지 안다. 모든 것을 걸고 싶다"

대한민국 여자 배구대표팀 에이스이자 주장 김연경이 마지막 올림픽 출전을 앞두고 결연한 각오를 전했다.

스테파노 라바리니 감독이 이끄는 한국 여자 배구대표팀은 13일 오후 인천국제공항 제1터미널을 통해 귀국했다.

앞서 5일 라바리니 감독이 이끄는 한국 여자 배구대표팀은 7일부터 12일까지 태국 나콘랏차시마에서 열리는 2020 도쿄 올림픽 아시아대륙별예선을 치르기 위해 떠났다.

라바리니호는 조별리그 1,2차전에서 인도네시아와 이란을 차례로 격파하며 승승장구하던 도중 악재가 발생했다. 주장 김연경은 카자흐스탄과 조별리그 3차전 1세트에서 복부 통증을 호소하며 교체됐다. 대만과 준결승전에서는 벤치에 머물며 선수들을 격려했다. 하지만 태국과 결승전에서는 22득점을 올리며 올림픽 본선 진출을 이끌었다.

대한민국 여자 배구대표팀 선수단 / 사진=국제배구연맹 제공


귀국 후 취재진과 만난 김연경은 "말은 안 했지만 부담감을 갖고 있었다. (부상으로 인해) 팀이 필요로 할 때 보탬이 안 된 것 같아 많이 힘들었다. 모든 선수들이 열심히 해 좋은 결과로 이어졌다"고 밝혔다.

사실 김연경은 대회 당시 복근 근육이 4cm 정도 찢어지는 부상을 입었다. 부상 위험에도 진통제 주사를 맞으며 대회 출전을 강행했다.

이에 라바리니 감독은 "사실 김연경은 대표팀에 합류할 때부터 안 좋았다. 부상에 대한 염려가 있었다. 대만전에 출전시키지 못한 건 힘든 결정이었다. 김연경을 기용하지 않은 건 전략적, 기술적 부분이 아니다. 최상의 컨디션이 아니기 때문에 출전시키지 않았다"고 밝혔다.

라바리니호는 대표팀 소집 기간 중 부상에 시달렸다. V-리그 일정을 치르고 곧바로 대표팀에 합류한 탓에, 아픔을 표현할 수도 없었다. 특히 김연경은 소속팀 일정과 대회 기간이 겹치면서 충분한 휴식을 취하지 못해 체중이 4kg이 빠지는 등 컨디션 난조와 부상 등을 안고 뛰었다. 그뿐만 아니라 이재영은 허리 부상, 김희진은 종아리 부상, 양효진은 발목 부상으로 신음했다. 선수들 모두 올림픽 출전에 대한 간절한 마음이 컸던 탓이다.

김연경은 "예선에서 내가 한 것이 많이 없었다. 후배, 언니들이 다했다고 생각한다. 나는 결승에서 잠깐 거들었다. 개인적으로 이번 대회 MVP를 꼽는다면 이재영이다. 이재영한테 고맙다. 나 대신 들어간 강소휘에게도 고맙고 나이가 많은데 버텨준 김해란도 고맙다"고 공을 돌렸다.

김연경과 함께 대표팀의 주포로 활약한 이재영은 이번 올림픽 예선전에서 득점 2위, 공격성공률 1위, 리시브 3위 등 뛰어난 공격력을 선보였다. 김연경이 빠진 가운데에도 묵묵히 제 몫을 다했다. 이러한 수치는 공수에서 그가 차지하는 비중이 얼마나 큰지 알 수 있다.

이에 김연경은 "마지막이라는 생각으로 도쿄 올림픽만 기다려왔다. 마지막 도전을 할 기회가 생겨 기쁘다. 후배들이 성장했다는 것을 또 느꼈고, 이번에는 예감이 좋다. 욕심도 많이 난다. 열심히 잘 준비해서 많은 분들의 기대에 부응하고 싶다"고 강조했다.

김연경은 앞서 두 번의 올림픽 무대를 밟았다. 2008년 베이징 올림픽에선 본선 진출에 실패했고 2012년 런던 올림픽에서는 3-4위전에서 일본에 패해 메달 획득에 실패했다. 2016년 리우 올림픽에서는 8강전에서 패해 5위에 머물렀다.

세계랭킹 9위인 한국은 도쿄 올림픽 본선에서 세르비아(세계랭킹 3위), 브라질(세계랭킹 4위), 일본(세계랭킹 7위), 도미니카공화국(세계랭킹 10위), 케냐(세계랭킹 공동 19위)와 A조에 편성됐다. 죽음의 조는 피했지만 쟁쟁한 국가들과 만난다.

김연경은 사실 이번이 마지막 올림픽 출전이 될 수도 있다. 말을 아꼈지만, 어느덧 서른을 넘긴 김연경의 마지막 꿈은 올림픽에 출전해 메달을 따는 것이다. 한국은 지난 1976년 몬트리올 올림픽 동메달 이후 44년간 메달을 목에 걸지 못했다.

김연경은 "(대표팀 은퇴에 대해) 아직은 확답 드릴 수 없다. 협회와 더 상의해봐야 한다. 그래도 이번 올림픽이 마지막이 되지 않을까 싶다"며 말을 흐리면서 "솔직히 메달 획득은 쉽지 않다. 워낙 잘하는 나라들이 많다. 하지만 쉽지 않은 일에 도전하는 것은 재미있는 일이다. 새로운 감독님 체제로 잘해왔다. 무언가를 또 이룰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 이번에는 예감이 좋다. 욕심도 난다. 열심히 잘 준비해서 팬들의 기대에 부응하고 싶다. 2020년을 한국 여자 배구의 해로 만들었으면 좋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올림픽 예선전을 마치고 소속팀으로 복귀하는 김연경은 치료에 전념할 예정이다. 김연경은 “예전에도 복근 부상이 있었는데 그때 부위는 아니다. 더 밑에 쪽이다. 상태가 좋지는 않다. 바로 경기를 뛸 수 있는 상황이 아니다. 구단과 이야기를 해 상황을 봐야 할 것 같다. 한 달 이상 쉬어야 할 것 같다”고 전했다.

'캡틴' 김연경이 마지막 올림픽에서 꿈에 그리던 생애 첫 올림픽 메달을 목에 걸며 꿈을 이룰 수 있을지 주목된다.

[스포츠투데이 김호진 기자 sports@sto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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