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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혼이 왜 흠인가요?…'우다사'가 던진 화두 [ST이슈]
작성 : 2020년 01월 13일(월) 13:23

이혼 예능 / 사진=MBN 우리 다시 사랑할 수 있을까

[스포츠투데이 최혜진 기자] "사랑하면 있을 수 있는 일을 겪었을 뿐이다."

스타들의 '이혼'이 재정의되고 있다. 금기시되던 이 두 단어는 사회적 분위기가 변하면서 공감으로 초점이 맞춰지는 분위기다. 부도덕하고, 나쁜 것으로 간주되던 이혼은 이제 새 출발이라는 의미로 변모했다.

유독 높은 도덕성을 요구 받는 직업군인 연예인에게 이혼은 부담스러운 타이틀이었다. 하지만 사회의 공감 지수가 성숙해지면서 이혼한 연예인들도 틀을 깨고 나오고 있다. 예능 소재로 쓰일 정도로 분위기가 달라졌다.

박영선 박연수 / 사진=MBN 우리 다시 사랑할 수 있을까


이혼, 불편하지 않은 리얼리티 소재

이혼이 흠이 되는 사회에 화두를 던진 예능이 등장했다. MBN '우리 다시 사랑할 수 있을까'(이하 '우다사')는 이혼한 여성을 주축에 세웠다. '방송인 김경란, 박연수, 박영선, 박은혜, 호란이 등장한다.

윤상진 PD는 10일 스포츠투데이에 "이혼한 여성들이 사랑과 일로 성장하는 과정을 보여 주고 싶었다"며 '우다사'를 기획하게 된 의도를 밝혔다. 이들을 예능에 앞세운 이유에 대해 윤 PD는 "여성들은 모성애가 있는 존재면서도 동시에 약자 입장이다. 그런 여성들이 이혼으로 인해 삶이 어떻게 변화할지 궁금했다"며 "그들이 일과 사랑을 하면서 또 다른 삶을 살다보면 행복해지지 않을까 생각했다"고 설명했다.

아픔이 있는 출연자들을 한 자리에 모으는 건 쉽지 않았다. 윤 PD는 "섭외하기 어려웠던 게 사실"이라며 "긍정적으로 바라보시는 분들도, 불편하게 생각하시는 분들도 있었다. 그러나 본인 얘기를 하고 싶어하는 분들은 흔쾌히 수락해 주셨다"고 전했다.

출연자들은 자신의 이야기를 고백하며 힐링과 용기를 얻었다. 한자리에 모여 같은 아픔을 고백한 이들은 서로를 보며 아픔을 치유했고 용기까지 얻게 됐다. 윤 PD는 "본인들이 출연하길 잘했다는 얘길 하더라. 그런 얘기를 들을 때 뿌듯하단 생각이 들었다"고 언급했다.

상처를 딛고 일어난 여성들은 새로운 삶에 도전했다. 박연수와 박영선은 또 다른 사랑을 찾기 위해 소개팅에 나서기도 했고 호란은 공개 연애를 시작하며 연인 이준혁을 공개하기도 했다. '이혼녀'라는 타이틀을 깨고 행복을 찾기 위한 여정에 나섰다. 성숙해진 사회 분위기 속에서 대중은 이들에게 질타가 아닌 응원을 보냈다. '우다사'의 기획 의도가 정확히 들어맞게 된 순간이다.

김나영 / 사진=KBS2 편스토랑


이혼녀 No, 모성애 가득한 어머니

자취를 감췄던 김나영도 용기를 냈다. 이혼을 맞은 후 모든 방송에서 하차했던 김나영 역시 최근 예능프로그램에 복귀했다. 앞서 KBS2 '신상출시 편스토랑'를 찾은 김나영은 두 아들과의 일상을 숨김없이 비췄다.

원동력에는 아이들이 있었다. 김나영은 예능 복귀 전 유튜브 채널을 통해 팬들과 소통을 시작했다. 당시 그는 "두 아들을 혼자서 키우는 것이 겁도 나고 두렵기도 하지만 엄마이니까 용기를 내려고 한다"고 밝혔다. 이혼녀가 아닌 두 아들을 지닌 어머니였다. 사람들은 이혼이라는 과거보다 양육을 도맡게 된 그의 현실에 공감했고 모성애를 응원했다.

인기에 힘입자 팬들의 응원에 보답했다. 지난해 하반기 개인 방송에서만 총 4000여만 원의 광고 수익을 낸 김나영은 이를 학대 아동을 위한 기부금으로 사용했다. 그는 유튜브를 통해 "이 기부는 여러분(구독자)들이 하신 거다. 너무 감사하다"는 인사를 전했다. 대중들의 관심이 선한 영향력으로 이어진 셈이다.

지연수 / 사진=MBC에브리원 비디오스타


다시 한번 일깨운 가족의 소중함

이 밖에도 많은 유명인들이 이혼을 고백했다. 장진희, 지주연, 서정희, 장준영 역시 한 토크쇼에 모여 이혼에 대한 심경을 털어놨다.

지주연은 "연애 때 이별은 저만 아프면 됐는데 저는 부모님이 계시더라. 제가 너무 받아들이기 힘드니까 다 엄마 때문이라는 말을 많이 했다"며 "오히려 엄마가 자책하더라"고 설명하며 눈물을 쏟아냈다.

지주연 어머니는 죄책감을 지닌 딸을 다독였다. 영상 편지까지 준비한 어머니는 "칭찬을 많이 안 해 줘서 미안하다. 사랑한다"며 애정을 드러냈다. 가족의 소중함을 다시 한번 깨닫게 된 두 사람은 방송 직후 화제가 됐다. 실제 지주연은 포털사이트 검색어 상위권에 랭크되는 등 자신의 이름을 알렸다.

스타들은 이제 정면승부를 택했고 방송계 역시 변화의 흐름을 인지했다. 이혼이라는 '흠'보다는 마음에 '흠집'이 생겼을 스타들의 마음에 주목했다. 대중들은 더 이상 이혼을 불편히 여기지 않는다. 누군가의 슬픔과 아픔이 녹아 있는 자연스러운 이야기로 해석되고 있다.

'우다사' 윤 PD는 이혼을 고백한 여성들을 향한 응원을 부탁했다. 그는 "이혼한 사람들이 보여주는 모습을 불편하시게 보시는 일부 시청자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그들은 사랑하면 있을 수 있는 일을 겪었을 뿐이다. 그들에게 질타가 아닌 용기를 주시면 좋겠다"고 전했다.

[스포츠투데이 최혜진 기자 ent@sto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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