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투데이 김호진 기자] 휴스턴 애스트로스에 이어 보스턴 레드삭스도 사인 훔치기 논란에 휩싸였다.
미국 매체 디 애슬래틱은 8일(한국시각) "보스턴은 2018시즌 비디오 리플레이 룸을 불법적으로 사용해 상대편 포수의 사인을 훔쳐 주자들에게 알렸다"고 보도했다.
당시 보스턴은 2018시즌 정규시즌 최다승(108승)을 기록, 월드시리즈에서 LA 다저스를 꺾고 우승을 차지한 바 있다.
매체에 따르면 보스턴의 사인 훔치기를 고발한 사람은 3명이다. 보스턴은 정규시즌 도중 선수들 일부가 비디오 리플레이 룸에 들어가 상대팀이 어떤 사인을 주고받는지 알아갔다고 한다. (보스턴 홈구장)펜웨이파크의 비디오 리플레이 룸은 덧아웃에서 배팅케이지로 이어지는 문을 통과하면 바로 옆에 설치돼 있다.
고발자는 "보스턴은 카메라를 이용해 포수 가랑이 사이를 확대해 지켜보면서 사인 시스템을 분석했고, 이를 주자들에게 알렸다"고 폭로했다. 타자에게는 정보를 알리긴 힘들지만, 주자에게는 정보를 줄 수 있다. 그렇게 되면 정보를 전달받은 주자가 상대 투수의 변화구 타이밍에 도루를 시도해 성공률을 높일 수 있다.
하지만 보스턴의 사인 훔치기는 정규시즌에만 이뤄졌던 것으로 전해졌다. 고발자는 "2018년 포스트시즌에는 효과적이지 않아 실행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당시 메이저리그 사무국이 포스트시즌부터 비디오 리플레이 룸에 직원을 배치해 모니터를 했고, 정규시즌과 달리 포스트시즌에는 사인 훔치기 등을 방지하기 위해 사인 체계를 경기 중에도 변경하는 일이 많았기 때문이다.
앞서 보스턴은 지난 2017년 9월에도 전자 장비로 뉴욕 양키스의 사인을 훔친 혐의로 징계를 받은 바 있다. 당시 보스턴은 메이저리그 사무국과 모든 구단에게 전자 장비 사용 또는 비디오 리플레이 룸을 부적절하게 사용하지 않겠다는 각서를 작성했지만, 대담하게도 곧바로 다음 시즌에 또다시 사인 훔치기를 감행했다.
해당 폭로로 인해 보스턴의 사인 훔치기 의혹이 수면 위로 드러나게 되면서 메이저리그 사무국은 조사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사실로 드러나면 무거운 징계가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한편 메이저리그 공식 홈페이지(MLB.com)는 디 애슬래틱 보도를 인용해 "메이저리그의 사인 훔치기 논란이 휴스턴을 넘어 보스턴으로 확대가 될 것으로 보인다"고 경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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