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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광현은 가고, 김재환은 못 가고…준비가 가른 희비 [ST스페셜]
작성 : 2020년 01월 06일(월) 12:50

김재환 / 사진=DB

[스포츠투데이 김호진 기자] 메이저리그 입성을 꿈꿨던 김광현(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과 김재환(두산 베어스)의 희비가 엇갈렸다.

김재환의 국내 에이전트 회사인 스포티즌은 6일 "한국 시각으로 이날 오전 7시(미국 동부 시간 5일 오후 5시)인 포스팅 시한이 결국 마감됐고, 결과적으로 김재환의 메이저리그 진출 시도는 일단 멈추게 됐다"고 밝혔다.

김재환의 메이저리그 진출 도전은 결국 실패로 돌아갔다. 이에 따라 김재환은 원 소속팀인 두산에 복귀하게 됐다.

메이저리그 시장의 평가는 냉정했다. 김재환에게 관심을 보인 구단은 있었지만, 실제 계약으로 이어지지 않았다. 스포티즌은 "메이저리그 4개 구단과 최종 협상을 했지만, 최종 협의 과정에서 김재환 측이 제시한 기준점에 대한 이견을 양자가 좁히기에는 시기적으로 이해의 공통분모가 부족했다"고 설명했다.

미국 매체 CBS스포츠는 김재환의 메이저리그 진출 무산 소식을 전하며 "김재환은 지난 시즌 성적이 후퇴했다. 구단의 관심을 끌어내는 데 실패한 것은 놀라지 않다"며 "김재환이 오는 11월에 다시 포스팅에 나설 수 있지만 반등하지 못하면 같은 운명에 빠질 가능성이 크다"고 전했다.

김광현 / 사진=세인트루이스 공식 SNS 캡처


이에 앞서 세인트루이스로 이적하며 메이저리그 꿈을 이룬 김광현과는 다른 결과였다. 김광현은 지난해 12월18일 세인트루이스와 2년 800만 달러(93억 원)에 계약했다.

김광현도 단번에 미국으로 건너간 것은 아니었다. 그 역시도 한차례 메이저리그 도전 실패의 쓴맛을 봤다. 지난 2014시즌 뒤 미국 진출을 선언한 김광현은 SK 와이번스의 동의를 구해 빅리그에 도전했다. 샌디에이고 파드리스가 200만 달러(23억 원)에 교섭권을 얻어 협상에 나섰지만, 실제 보장 금액이 100만 달러(11억 원)에 그치면서 계약이 무산된 바 있다.

이후 SK에 잔류한 김광현은 절치부심하며 5년 만에 다시 포스팅했고 세인트루이스 유니폼을 입게 됐다.

김광현은 2007년부터 2019년까지 12시즌 동안 KBO 리그 SK에서 298경기 출전해 137승(77패) 평균자책점 3.27을 기록했다. 2017년 왼 팔꿈치 수술로 한 시즌을 통째로 쉬었지만, 기나긴 재활을 거쳐 부활에 성공했다. 타고투저가 지배한 2018년에 11승(8패) 평균자책점 2.98로 호투했고, 공인구 반발력을 낮춘 2019년에는 17승(6패) 평균자책점 2.51의 더 뛰어난 성적을 냈다.

메이저리그 팀들로부터 꾸준한 관심을 받아온 김광현은 SK의 배려로 꿈에 그리던 빅리그에 입성했다.

하지만 김재환은 김재환은 지난해 12월6일 돌연 메이저리그 진출을 선언했다. 같은 해 11월 막을 내린 세계야구소프트볼연맹(WBSC) 프리미어12에서 준우승으로 등록 일수 혜택을 받아 해외 진출에 필요한 조건을 달성했다. 이에 김재환은 당초 2020시즌을 마친 뒤 미국 무대에 나설 예정이었지만, 계획을 앞당겨 미국 진출을 타진했다.

마음만 급했던 탓일까. 메이저리그 '깜짝' 진출 계획은 오히려 독이 됐다. 사실 김재환의 메이저리그 진출 실패는 어느 정도 예견된 일이었다. 메이저리그 구단에 자신을 홍보할 시간도 여유도 없었다. 마이애미 말린스는 김재환에 대한 추가 자료를 요청하는 등 관심을 보였지만 계약으로 이어지지 않았고, 마이애미를 제외하고 관심을 보인 구단은 없었다.

김재환은 2016시즌부터 2018시즌까지 3연 연속 30홈런을 때려내며 KBO를 대표하는 홈런타자로 자리매김했다. 특히 2018시즌에는 타율 0.334 44홈런 133타점으로 홈런왕에 오르며 정규시즌 최우수선수(MVP)까지 올랐다. 하지만 2019시즌 성적이 아쉬웠다. 공인구 반발력이 하향 조정된 탓에서 일까. 지난 시즌 두산의 중심타자로 뛰며 통합우승에 기여했지만, 타율 0.283 15홈런 91타점으로 개인 성적은 크게 떨어졌다.

메이저리그 팀들의 꾸준한 관심 속 자신의 실력을 입증하며 미국 진출에 성공한 김광현과 홍보 부족, 성적 부진 등의 문제를 노출했음에도 조급한 선택을 한 김재환, 꿈은 같았지만 결과는 달랐다. 두 선수의 준비성 차이가 두 선수의 희비를 갈랐다.

한편 김재환은 미국 현지에서 개인 체력 훈련을 진행하고 있으며 1월 중순 입국할 예정이다.

[스포츠투데이 김호진 기자 sports@sto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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