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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년에도 '박항서 매직', 아시아의 강호로 성장한 베트남 [ST스포츠결산⑫]
작성 : 2019년 12월 31일(화) 06:01

박항서 감독 / 사진=SPOTV 제공

[스포츠투데이 이정철 기자] '쌀딩크' 박항서 감독의 매직은 2019년에도 이어졌다. 1월 펼쳐진 아시안컵에서 8강에 올랐고 2022 카타르 월드컵 아시아 지역 2차 예선에서 조 선두로 순항을 하고 있다. 마지막으로 2019 동남아시안게임(SEA게임)에서 60년 만의 우승을 차지하며 베트남을 아시아의 신흥 강호의 반열에 올려놓았다.

2017년 10월 베트남 축구대표팀의 지휘봉을 잡은 박항서 감독은 2018년 꿈같은 시간을 보냈다. 1월 아시아축구연맹(AFC) U-23 챔피언십에서는 준우승을 차지했고, 8월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에서는 4강까지 진출했다. 베트남이 AFC 주관 대회에서 결승에 오른 것도, 아시안게임에서 4강에 진출한 것도 모두 최초였다.

하이라이트는 2018 아세안축구연맹(AFF) 스즈키컵이었다. '동남아시아의 월드컵'이라고 불리는 이 대회에서 베트남은 10년 만에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렸다. 베트남 전역이 환희에 빠졌고, 박항서 감독은 베트남의 국민 영웅이 됐다.

사진=Gettyimages


그러나 베트남이 2018년 치른 경기들은 연령별 대회 또는 동남아시아 지역의 대회였다. 진정한 아시아의 강자로 인정받으려면 최고 권위를 자랑하는 아시안컵에서의 활약이 필요했다.

하지만 베트남의 아시안컵 여정은 조 편성부터 쉽지 않았다. 베트남은 중동의 강호이자 우승 후보인 이란, 이라크와 한 조에 묶이게 됐다. 결국 조별리그 초반 이라크와 이란에게 연달아 패하며 탈락 위기에 몰렸다. 그러나 베트남은 마지막 조별예선 경기에서 예멘을 2-0으로 꺾은 후 페어플레이 점수로 16강행 티켓을 거머쥐었다.

베트남은 16강에서 만만치 않은 상대인 요르단을 만났다. 하지만 특유의 강한 전방 압박과 빠른 공수 전환으로 요르단과 대등한 승부를 펼쳤고 결국 승부차기 끝에 극적인 8강 진출에 성공했다. 2007년 이후 12년 만의 8강 진출이었다. 2007년에는 16개 팀이 참가한 가운데 8강에 진출한 것이라면, 이번에는 24개 팀이 참가한 대회에서 8강 진출에 성공해 더 의미가 있었다.

베트남은 내친김에 4강 진출을 노렸다. 그러나 8강에서 '아시안컵 최다 우승국' 일본과의 일전을 치러 0-1로 아쉽게 패했다. 그러나 아시아 최고 수준인 일본에게 다실점을 허용하지 않으며 뛰어난 수비 경쟁력을 과시했다.

박항서호의 다음 무대는 2022 카타르 월드컵 아시아 지역 2차 예선이었다. 말레이시아, 태국, UAE, 인도네시아와 G조에 속했다. 숙명의 라이벌 태국과의 흥미진진한 맞대결이 기대됐다. 실제로 태국과의 기싸움은 대단했다. 2차 예선 G조 5차전에서 태국의 토딕 코치가 박항서 감독의 작은 키를 조롱하는 듯한 제스처를 취했고 이에 흥분한 박항서 감독은 강하게 항의해 작은 몸싸움이 벌어지기도 했다.

박항서 감독은 태국과 두 번의 2차 예선 경기에서 무승부를 기록한 반면 나머지 경기에서 모두 승리를 거두며 3승2무(승점 11점)로 G조 선두에 나선 채 2019년을 마감했다.

베트남 축구협회는 열리는 대회마다 매직을 만들어내는 박항서 감독에게 재계약을 제안했다. 박항서 감독은 베트남 팬들의 높아진 기대심리에 따른 부담감에도 불구하고 계약 연장에 사인했다. 막중한 책임감으로 베트남과의 동행을 이어갔다.

사진=Gettyimages


거취 문제를 해결한 박항서 감독은 동남아시안게임(SEA게임) 우승을 위해 U-22 대표팀을 이끌고 출격했다. 어느덧 동남아시아의 맹주가 된 베트남은 연전연승을 기록했다. 특히 조별 예선 마지막 경기에서는 라이벌 태국을 무승부로 탈락시키며 우승 가능성을 높였다.

우승의 기회를 잡은 베트남은 4강에서 캄보디아를 4-0으로 누르고 결승에 진출했다. 이어 인도네시아와의 결승전에서 도안 반 하우의 멀티골과 도홍중에 득점포에 힘입어 3-0으로 이겨 60년 만의 동남아시안게임(SEA게임) 우승을 차지했다.

박항서 감독은 2018년에 이어 2019년 베트남 축구의 큰 족적을 남겼다. 이로써 베트남은 단순한 이변이 아닌 동남아시아의 최강자이자 아시아의 신흥 강호로서 입지를 구축했다.


[스포츠투데이 이정철 기자 sports@sto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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