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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99점" 최고의 한해 보낸 류현진, 8000만 달러 사나이 되다 [ST스포츠결산⑩]
작성 : 2019년 12월 30일(월) 06:00

류현진 / 사진=Gettyimages 제공

[스포츠투데이 김호진 기자] 류현진의 2019년이 마무리됐다. 걱정 반 기대 반으로 시작했던 시즌이었지만 그 끝은 창대했다.

류현진은 올해 최고의 한 해를 보냈다. 그는 지난 2013년 꿈의 무대 메이저리그로 건너간 뒤 두 시즌 연속 14승, 평균자책점 3점대를 기록하며 순조로운 적응을 이어가는 듯했다.

하지만 불행은 소리 소문 없이 찾아왔다. 2015시즌을 앞두고 왼쪽 어깨, 2016년에는 왼쪽 팔꿈치를 수술하며 암흑기를 보냈다. 2017년 마침내 복귀했지만 25경기 등판해 5승9패 평균자책점 3.77로 기대치에 못 미치는 성적을 거뒀다. 수술 이후 하락세가 눈에 띄게 나타났다. 지난해 또다시 사타구니 부상으로 3개월 동안 경기에 나서지 못하며 국내로 리턴해야 하는 것이 아닌가 하는 부정론이 고개를 들었다. 부상으로 많은 경기를 소화하지 못했지만, 그해 15경기 출전해 7승3패 평균자책점 1.97로 영점을 맞췄다.

지난 시즌이 끝난 뒤 류현진은 자유계약선수(FA) 신분이 됐으나 FA 시장에 나오는 대신 구단의 퀄리파잉오퍼(QO)를 받아들여 1790만 달러(209억 원)에 1년 재계약했다. 1년 더 다저스에서 뛰면서 건강하다는 것을 입증한 뒤 더 좋은 대우로 FA 계약을 하겠다는 계산이 담긴 선택이었다.

그의 QO 수락은 결과적으로 '신의 한 수'가 됐다.

와신상담하며 비시즌 동안 철저한 몸 관리에 들어간 류현진은 미국 진출 이후 가장 좋은 성적을 거두며 날아올랐다.

류현진은 올 시즌 29경기 등판해 182.2이닝을 소화하며 14승5패 163탈삼진 평균자책점 2.32, WHIP 1.01일 기록했다. 다저스 입단 후 최다승 타이, 최다 탈삼진, 최저 WHIP들 달성했고 2013년(192이닝)에 이어 두 번째로 많은 이닝을 소화했다. 평균자책점 부분은 메이저리그 양대 리그 통틀어 전체 1위에 오르는 괴력을 선보였다.

류현진의 올 시즌 활약은 '최초'라는 기록으로도 이어졌다. 류현진은 지난 3월29일 열린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와의 시즌 개막전 선발투수로 등판했다. 이는 박찬호에 이어 한국인 투수가 개막전 선발투수로 기록됐다. 이어 지난 5월8일 애틀랜타 브레이브스와의 홈경기에서는 2013년(vs LA 에인절스) 이후 두 번째로 완봉승을 달성하는 기염을 토했다. 또한 8월12일 열린 애리조나 원정경기에서는 7이닝 5피안타 4탈삼진 무실점으로 한미 통산 150승을 달성한 최초의 투수로 이름을 올렸다.

류현진은 한국인 최초로 메이저리그 올스타전에 선발투수로 나서는 기쁨도 누렸다. 박찬호(2001년), 김병현(2002년), 추신수(2018년)에 이어 네 번째로 올스타 무대를 밟았고 선발로 출전한 건 류현진이 최초였다.

또한 류현진은 빅리그 데뷔 이후 첫 홈런도 신고했다. 지난 9월23일 콜로라도 로키스와의 홈경기에서 팀이 0-1로 끌려가던 5회말 선두타자로 타석에 들어서 상대 선발투수 안토니오 센자텔라의 3구째를 공략해 가운데 담장을 넘기는 솔로 홈런을 뽑아냈다. 이날 경기 선발이었던 류현진은 7이닝 6피안타(2피홈런) 8탈삼진 3실점으로 호투를 펼쳐 승리투수가 됐다.

무엇보다 빼놓을 수 없는 것은 사이영상이다. 양대 리그 최고의 투수를 투표를 통해 선별해 수상하는 사이영상 최종 후보에 한국인 최초로 이름을 올렸다. 류현진은 아시아 투수 중 최초로 1위표(1장)를 받는 영예도 안았고, 제이크 디그롬(뉴욕 메츠)에 이어 사이영상 2위를 차지했다.

류현진 / 사진=DB


최고의 한 해를 보낸 류현진은 올 시즌 종료 후 다시 FA 자격을 얻었다. 올해 건강하게 풀타임을 소화하며 화려한 성적을 거둔 류현진의 주가는 치솟았다. 이번 FA 시장에서 류현진은 '최대어' 게릿 콜(뉴욕 양키스), 스티븐 스트라스버그(워싱턴 내셔널스)를 잇는 대어급 선발 자원으로 평가받으며 수많은 구단의 관심을 끌었다.

원 소속팀 LA 다저스를 포함해 LA 에인절스, 미네소타 트윈스, 시카고 화이트삭스, 토론토 블루제이스 등이 러브콜을 보냈다. 결국 류현진은 토론토와 손을 잡으면서 상당한 규모의 계약을 체결하는 데 성공했다. 류현진이 원했던 다년 계약과 높은 연봉의 '두 마리 토끼'를 잡았다.

비록 총액 1억 달러(1164억 원) 규모의 계약을 맺지는 못했지만, 류현진은 4년 8500만 달러(989억 원), 연평균 2000만 달러(232억 원)를 수령하는 고액 연봉자 대열에 합류하게 됐다.

이는 역대 한국인 메이저리그 FA 계약 중 최대 규모는 추신수가 2013년 12월 텍사스 레인저스와 계약하며 받은 7년 1억3000만 달러(1513억 원)다. 한국인 투수 FA 최대 규모 계약은 박찬호가 2001년 12월 텍사스와 맺은 5년 6500만 달러(756억 원)다.

류현진의 계약 규모는 박찬호를 넘어선다. 연평균으로 따지만 1857만 달러(216억 원)인 추신수보다 높은 금액을 받게 된다.

류현진은 올 시즌 물음표를 안고 시작했지만, 끝내 기적을 만들며 화려한 피날레를 장식했다. 2020시즌에는 새로운 무대에서 새 출발하는 가운데 어떠한 모습으로 야구팬들에게 기쁨을 선사할지 주목된다.

[스포츠투데이 김호진 기자 sports@sto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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