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투데이 최혜진 기자] JYP부터 YG, SM까지. 대형 소속사를 떠난 그룹 출신 멤버들이 태양을 꿈꿨다. 무지개에서 홀로 탈출한 빨간색은 태양이 되고자 모험과 도전을 시작했다. 모험의 결과는 기대 이상이었다.
백예린, 씨엘, 엠버는 대형 소속사 출신 아이돌로 데뷔 초부터 전성기를 맞았다는 공통점이 있다. 그룹으로 왕성한 활동을 했던 세 사람의 음악적 열정은 솔로 활동에서도 이어졌다. 그들은 뜻하지 않은 공백기 동안에도 꾸준히 자신의 이야기를 일기처럼 적어내려갔고, 여기에 본인만의 색깔이 더해진 음악을 완성시켰다.
◆ 백예린 "가장 솔직한 앨범"
백예린의 새 출발은 성공적이다. 10일 발매된 첫 정규 앨범 '에브리 레터 아이 센트 유(Every Ietter I sent you)'은 공개 직후 음원 사이트를 강타했다. 타이틀곡 '스퀘어'(Square, 2017)'는 각종 1위를 차지했고 수록곡 모두가 차트인에 성공했다.
독자 행보 전 백예린은 12년간 JYP엔터테인먼트에 몸 담아왔다. 그는 SBS 오디션프로그램 '케이팝 스타 시즌1'에서 우승했던 박지민과 그룹 피프티앤(15&)으로 활동한 바 있다. 그러나 활동은 왕성하지 못했다. 팬들은 백예린의 목소리를 그리워했고 기다렸다.
백예린은 팬들의 기다림에 부응했다. 독립 레이블 블루 바이닐을 설립한 그는 이곳에서 자신만의 이야기를 펼쳤다. 백예린의 이번 앨범에는 19살 때부터 22살까지 약 4년간의 노력이 담겼다. 그는 "그 어느 때보다 가장 솔직하고 공들인 앨범"이라고 설명했다. 자신만의 음악적 색깔을 내세운 방식이 대중에게 통했다.
홀로 서기에 성공한 백예린은 공식 SNS을 통해 "앨범을 준비하면서 많은 용기가 필요했는데 옆에서 저를 예뻐 해주고 많은 용기를 준 가족들, 소속사 식구분들 너무너무 감사하다"면서 "그리고 마지막으로 제 성장을 지켜봐주시고 기다려주신 팬분들께 감사드린다"는 감사 인사를 전했다.
◆ 씨엘 "넌 내가 밉겠지만"
씨엘 역시 최근 홀로 서기를 시작했다. 새 출발을 앞두고 그는 SNS을 통해 "13살 채린이처럼, 우리 할머니가 항상 해주시는 말처럼, 씩씩하고 당당하게. 누군가 선택해 주기를 기다리지 않고 다시 CL로 돌아가 하나씩 스스로 해나갈 것"이라는 각오를 드러냈다.
당찬 각오는 좋은 성적으로 이어졌다. 4일을 시작으로 매주 2곡씩 음악을 공개하는 식으로 씨엘의 솔로 음원이 발매했다. 특히 그 중 '던161201+'는 발매 직후 홍콩, 싱가포르, 태국, 대만, 필리핀 등 9개 국가의 아이튠즈 차트에서 1위를 휩쓸었다.
10년간 동고동락했던 YG엔터테인먼트를 떠난 씨엘은 특별한 소속사 없이 미국에서 독자적인 활동 중이다. 씨엘의 앨범에도 그만의 이야기가 담겨 있다. 2016년 11월 25일 2NE1이 해체되고 올해 11월 YG를 떠나기까지, 3년간의 이야기를 담았다. 특히 그는 "넌 내가 밉겠지만. 날 잊을 수 없겠지만. 이미 기회를 놓쳤어"등 전 소속사를 겨냥한 가사를 가감 없이 담아내기도 했다.
본격적인 팬들과의 소통도 시작했다. 씨엘은 신곡 발표와 함께 멜론 스타 DJ로 나섰다. 그는 '씨엘의 대담한 라디오-기지배 고민상담소'를 통해 팬들의 다양한 이야기와 고민들에 귀기울였고, 솔직한 조언들로 팬들을 위로했다. '탈 YG'를 한 씨엘은 회사가 아닌 본인과 팬들의 이야기를 집중하기 시작했다. 향후 그가 들려주는 이야기에 궁금증이 모아지는 이유다.
◆ 엠버 "이해해 줘 감사해"
그룹 에프엑스 출신 엠버도 솔로로서 활동을 재개했다. 11월 새 싱글 '아더 피플(Other People)' 발매하고 활발한 활동을 시작한 엠버는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음원을 공개하는 등의 독특한 방식을 택했다.
엠버는 9월 SM엔터테인먼트와 계약 종료 후 미국 음반 제작 및 매니지먼트사 스틸 울 엔터테인먼트와 새 출발했다. 그러나 최근 에프엑스로 함께 활동했던 설리가 갑작스럽게 세상을 떠나며 모든 일정이 지연됐다다. 그는 당시 공식 SNS을 통해 "최근 일정 지연과 내 SNS에서 야기됐을지도 모르는 혼란에 사과하고 싶다"며 "인내심을 갖고 이해해 주시고 격려해 주셔서 감사하다"는 인사를 전했다.
엠버는 오랫동안 기다려준 팬들을 위해 월드 투어를 약속했다. 실제 그는 2020년 초 '투어 엑스(Tour X)'를 개최해 로스앤젤레스, 뉴욕, 벤쿠버 등 미국과 캐나다 여러 도시를 돌며 팬들과 만남을 가질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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