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투데이 이정철 기자] 류현진의 행선지가 마침내 토론토 블루제이스로 결정된 가운데 2020시즌 팀 내 마무리 켄 자일스의 존재가 큰 힘이 될 전망이다.
메이저리그 공식 홈페이지 엠엘비닷컴 등 미국 복수의 매체들은 23일(한국시각) MLB 네트워크 존 헤이먼의 글을 인용해 "류현진이 토론토와 4년 총액 8000만 달러(929억 원)에 계약했다"고 보도했다. 계약 내용에는 옵트아웃 조항이 없고, 전 구단 트레이드 거부권이 포함된 것으로 전해졌다.
류현진의 새 소속팀 토론토는 올 시즌 67승95패로 아메리칸리그(AL) 동부지구 4위에 머물렀다. 뉴욕 양키스, 보스턴 레드삭스 등 전통의 강호와 탄탄한 전력을 구축한 탬파베이 레이스와 같은 지구에 몰려 있어 힘든 시즌을 보냈다.
토론토의 타격은 더 심각한 수준이다. 올 시즌 팀 타율은 0.236로 메이저리그 전체 30개 팀 중 최하위였고 300타석 이상을 소화한 선수 중에 3할 타율을 기록한 타자가 없었다.
이렇듯 토론토는 물방망이를 자랑하고 있지만 홈구장인 로저스센터는 2019시즌 홈런 파크팩터(1이상이면 타자에게 유리)에서 MLB 30개 구장 중 가장 높은 1.317을 기록했다. '투수들의 무덤'으로 불리는 쿠어스 필드보다 높은 수치였고 투수 친화적 구장인 다저스스타디움과는 천지 차이다.
류현진은 결국 빈약한 타선 지원, 타자 친화적 홈 경기장, AL 동부지구의 강한 상대 등 LA 다저스 시절보다 힘든 조건 속에서 싸우게 됐다. 그러나 한 가지 다저스 시절보다 반가운 점이 있다. 바로 마무리 투수 자일스의 존재다.
류현진은 2019시즌 불안한 마무리 켄리 젠슨과 함께 했다. 젠슨은 주무기였던 커터의 위력이 떨어지며 5승 3패 33세이브 평균자책점 3.71을 기록했다. 마무리로서는 높은 방어율로 불안한 장면을 많이 남겼다.
그러나 토론토에는 자일스가 있다. 자일스는 2019시즌 2승 3패 23세이브, 평균자책점 1.87, 이닝당 출루 허용 횟수(WHIP) 1.00으로 맹활약을 펼쳤다. 통산 성적에서도 14승 18패 46홀드 114세이브 평균자책점 2.67를 기록하며 자신의 능력을 수년간 입증했다. 만 29세의 나이와 지난 시즌 53이닝 만 소화하며 혹사가 없었다는 점에서 2020시즌에도 구위를 유지할 가능성이 높다.
류현진이 자일스가 지키는 든든한 뒷문을 발판으로 2020시즌 많은 승수를 올릴 수 있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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