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투데이 이정철 기자] 오지환이 LG 트윈스와 FA 계약을 체결한 가운데 그의 FA금액이 논란의 중심에 섰다.
LG트윈스는 20일 "프리에이전트(FA) 오지환 선수와 계약기간 4년 총액 40억 원(계약금 16억 원, 연봉 6억 원)에 계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LG가 유격수 오지환을 품었다. 오지환은 경기고를 졸업하고 2009년 LG트윈스에 1차 지명으로 입단해 11시즌 동안 1207경기에 출장하여 타율 0.261 1057안타 103홈런 188도루 530타점을 기록했다. 11년 동안 줄무늬 유니폼을 입은 오지환이 앞으로 4년간 LG의 내야를 지키게 됐다.
그러나 오지환의 금액에 대해서는 의견이 엇갈리고 있다. 대부분의 여론은 오지환에게 옵션 없이 40억 원을 안긴 LG의 판단이 후했다는 평가다. 오지환의 떨어지는 타격 능력과 얼어붙은 시장 상황을 고려한 부정적인 의견들이 쏟아지고 있다.
오지환은 타격 부문에서 컨택 능력이 떨어지는 선수다. 특히 몸 쪽 직구에 헛스윙 비율이 높아 해마다 리그 삼진 선두권에 오른다. 올 시즌에도 113삼진을 당해 리그 5위를 기록했다. 리그 1위인 박병호와는 7개 차이다. 흔히 삼진을 많이 수집하는 선수는 홈런에서 두각을 나타내지만 오지환은 올 시즌 9홈런에 그쳤다. 구장이 넓어 홈런이 잘 나오지 않는 잠실구장을 홈경기장으로 사용하는 것을 감안하더라도 아쉬운 수치다.
오지환은 떨어지는 컨택 능력을 빠른 발과 출루율, 넓은 수비 범위로 커버했다. 도루는 27개로 리그 2위에 올랐고 출루율은 0.339로 타율 0.252보다 0.087 높았다. 특히 강한 어깨를 바탕으로 넓은 수비 범위를 자랑했고 수비율 0.981로 100경기 이상 소화한 유격수 중에 2위를 차지하며 안정감 있는 수비를 뽐냈다. 1위는 kt wiz의 유격수 심우준(0.982)이다.
그러나 오지환이 수비와 주루에서 강점을 보였더라도 타격에서의 약점을 고려하면 반쪽짜리 야수에 불과하다. 이런 오지환에게 40억 원을 줬다는 것은 LG의 프랜차이즈 스타 대우와 유격수 포지션 대체자 부재, 앞으로의 기대감이 섞여 있다.
오지환은 결국 기대감을 충족시켜야 하는 의무를 갖게 됐다. 그렇지 못할 경우 40억 원은 오지환의 여론을 악화시킬 족쇄가 될 전망이다. 숱한 스타들도 FA 금액을 받고 부진에 빠져 '먹튀'라는 오명을 뒤집은 사례가 많기 때문이다.
과연 오지환이 타격에서의 약점을 극복하고 40억 몸값을 해낼 수 있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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