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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작에 무너진 Mnet, '오디션왕국' 자존심은 어디에 [가요연말결산]
작성 : 2019년 12월 23일(월) 17:40

프로듀스 1, 2, 3, 4 포스터 / 사진=CJ ENM

[스포츠투데이 윤혜영 기자] '오디션 왕국' Mnet이 무너졌다. '슈퍼스타K'를 시작으로 '쇼미더머니'를 거쳐 '프로듀스'까지, 소위 오디션 프로그램으로 초대박을 친 Mnet이 '프로듀스' 전 시즌 조작이라는 사상 최악의 사태를 자초하며 처참히 몰락했다.

2016년 처음 시작된 '프로듀스 101' 시리즈는 101명의 연습생 중 최종 선발된 11명이 아이돌 그룹으로 데뷔하는 프로젝트로, 대중적인 반향을 불러일으켰다.

실력만 있으면 꿈을 이룰 수 있다는 기획 의도는 대형기획사 위주로 돌아가는 가요계 판도에서 소위 '중소'도 할 수 있다는 희망을 불어넣으며 긍정적인 취지의 프로그램으로 평가받았다.

여기에 수익 시스템도 완벽했다. '내 손으로 뽑는다'는 국민 프로듀서 체제로 얻는 유료 문자 투표 포맷부터 음반, 방송, 공연 등의 문화를 독식한 CJ의 사업 구조가 맞물리며 '프로듀스' 출신 그룹들은 K팝을 대표하는 대형 아이돌로 키워졌다.

실제 '프로듀스'로 탄생한 아이오아이, 워너원 등은 국내외에서 큰 사랑을 받으며 업계의 지형도를 뒤바꿔놨다. 공식적인 활동이 끝난 이후까지 그 인기가 이어졌다. 심지어 데뷔조에 들지 못했더라도 '프로듀스' 출신이면 화제성을 담보받았다. 그만큼 '프로듀스'는 가요계를 선도하는 영향력 있는 프로그램이었다.

그러나 시즌 4 종영 직후 투표수 조작 의혹이 제기되며 문제가 일었다. 마지막 생방송 당시 출연한 1위부터 20위까지 연습생들의 최종 득표수가 특정 숫자의 배수로 나타났다는 것. 시즌 3에서도 최종 20위까지 득표수가 배수로 확인되면서 Mnet에 조작 낙인이 씌워졌다.

안준영 PD / 사진=티브이데일리 DB


이후 안준영 PD가 전 시즌 조작을 인정하며 사기 등의 혐의로 구속됐다. 공익성과 객관성을 바탕으로 해야 하는 방송사에서 공공연하게 사기를 친 것이 만천하에 드러난 셈이다.

채널의 근간을 뒤흔든 사상 초유의 조작 사태는 CJ ENM(이하 CJ)을 정조준했다. 이 정도 스케일의 조작을 실질적으로 제작진 몇 명이 할 수 있냐는 의문이 거세졌다. 실제 CJ 신형관 부사장은 피의자로 입건돼 사무실 압수수색을 받았고, 시즌1 당시 CP였던 현 YG엔터테인먼트 한동철 PD 또한 개입 의혹에 휘말렸다.

그러나 CJ는 다소 무책임한 행보로 대중의 비난을 키웠다. Mnet 내부에서 일어난 일임에도 불구하고 CJ는 경찰 조사에만 의존하는 태도를 취하며 제작진으로 '꼬리 자르기'를 시전하는 게 아니냐는 지적에 시달렸다.

'보상안'에도 명확한 대비책 없이 미적지근한 태도로 일관해 문제시됐다. 피해는 점점 더 늘고 있는 형국이다.

'꿈'을 찾으려 했던 연습생들의 고통은 말할 것도 없고 활동 중이던 아이즈원과 엑스원은 '조작 그룹'이라는 오명 속에 갑작스레 활동을 중지한 뒤 정신적 트라우마를 안게 됐다. '국민'이라는 이름으로 그 꿈을 지원하려 투표했던 그 모든 '국민 프로듀서'들과 프로그램에 애정을 쏟았던 시청자들 역시 Mnet의 장사에 놀아난 격이 됐다.

결과적으로 조작 논란은 "문화를 만든다"고 자랑했던 '문화제국' CJ를 무너뜨리는 트리거가 됐다. CJ가 꿈을 앞세워 만든 모든 문화가 실은 '갑질'과 돈으로 쌓은 허상이었다는 충격적인 현실이 밝혀졌으니 말이다.

[스포츠투데이 윤혜영 기자 ent@sto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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