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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목식당' 포방터시장 돈가스집, 방송 출연의 명과 암 [ST이슈]
작성 : 2019년 12월 19일(목) 14:31

포방터 돈가스집 / 사진=SBS 백종원의 골목식당

[스포츠투데이 현혜선 기자] '골목식당' 포방터 돈가스집이 결국 텃세를 이기지 못하고 이사를 결정했다. 방송 출연 후 생긴 일이다.

18일 방송된 SBS 예능프로그램 '백종원의 골목식당'(이하 '골목식당')은 겨울 특집으로 꾸며져 포방터 돈가스집의 현재 상황을 알렸다.

이날 방송에서 외식사업가 백종원은 포방터 돈가스집의 대기실이 폐쇄됐다는 소식을 듣고 직접 가게로 찾아갔다. 돈가스집 사장은 "대기실 때문에 민원이 많이 들어왔다. 대기실 건물에 사시는 세입자분들이 민원을 많이 넣었다. 소음이나 담배 이런 것 때문에 많이 힘드시다고 하신다"며 "욕을 먹으니 아내가 공황장애가 와 너무 속상했다. 집사람을 지키고 싶어 현재 대기실은 폐쇄된 상황"이라고 밝혔다.

결국 돈가스집은 이사를 결정했다. 사장은 "제주도청에서 전화가 왔다. 방송을 봤다고 하더라. 많이 힘들어하는 모습을 보고 혹시 제주도에 오고 싶은 마음이 생기면 전화를 달라고 하더라"고 말했다. 이에 백종원은 도움을 줄 것을 약속했다.

이후 백종원은 제주도에서 가게 자리를 알아본 뒤 돈가스집 사장 부부를 초대했다. 이에 사장은 "요즘 가만히 있으면 이유 없이 눈물이 나온다. 기분 좋게 오고 싶어서 오는 게 아니라 어쩔 수 없이 쫓겨나듯이 오는 것 같아서"라고 심경을 전했다.

돈가스집의 고충은 비단 대기실 문제뿐 아니었다. 방송에서 유명세를 치렀다는 이유만으로 각종 문제를 안아야 했다. 이는 방송에서도 고스란히 공개됐다. 한 취객이 돈가스집 앞에서 난동을 부린 것이다. 결국 경찰이 출동하는 소란이 벌어졌다. 이에 사장은 "1년 동안 이렇게 일했다. 이제는 무덤덤해질 정도"라고 전했다.

이에 백종원은 "다들 주민들에게 피해가 가기 때문이라고 하는데, 외적인 이유가 있다. 이 동네에서 말도 안 되는 일이 벌어졌었다"며 "방송에서 말 못 한다. 파장이 너무 커진다"고 말해 포방터 돈가스 가게를 둘러싼 이유가 따로 있음을 암시했다.

포방터 돈가스집 / 사진=SBS 백종원의 골목식당


해당 내용이 방송되자 과거 온라인 커뮤니티에 올라온 '포방터시장에서 장사하는 사람으로서'라는 제목의 글이 재조명됐다. 글쓴이는 여자친구가 포방터에서 장사 중이라고 밝히며 "포방터 시장에 입점하면 상인회에 가입하게 돼 있다. 매달 2만 원씩 상인회에 돈을 내야 한다. 가입을 하지 않으면 텃세가 심하다"고 주장했다. 이어 "'골목식당' 후 방송에 출연한 가게들만 손님이 끊이지 않자 일부 상인들의 질투와 상인회의 안일한 대처가 이어졌고, 포방터 돈가스집이 어려움을 겪었다"고 폭로했다.

앞서 포방터 돈가스집은 지난해 11월 '골목식당'을 통해 소개되며 인기를 끌었다. 당시 백종원은 "일본식 돈가스보다 경양식 돈가스를 좋아하는데 가치관이 흔들릴 정도로 맛있다. 지난주에 일본에 다녀왔는데 일본에서 먹은 돈가스보다 맛있다"고 극찬했다.

방송 이후 돈가스집을 방문하는 손님들은 급격하게 증가했다. 이에 사장은 하루 100인분 판매를 걸었음에도 손님들의 발걸음은 끊이지 않았다. 사장은 차선책으로 대기실을 마련했으나 이 역시 사람들이 몰려 북새통을 이뤘다.

이처럼 포방터 돈가스집의 방송 출연 후 명과 암은 확실하다. 명은 이름을 알린 것과 손님을 얻은 것이다. '백종원이 극찬한 맛'의 파급효과는 강했다. 그리고 방송으로만 보던 것을 직접 먹어 보고자 하는 욕망 또한 강했다. 포방터 돈가스집에 길게 늘어선 줄은 예견된 일이었다. 유명세를 얻은 것도 눈여겨볼 만하다. 돈가스집이 포방터에서의 운영에 어려움을 겪자 각종 상가에서 월세를 받지 않을 테니 입주해달라는 문의가 끊이지 않았다.

밝은 부분에 가려진 이면도 존재했다. 과도한 관심은 화를 부른다고 했던가. 끊이지 않는 민원에 돈가스집 사장은 공황장애를 호소하기에 이르렀다. 취객이 방문하는 건 이제는 무덤덤해졌다는 사장의 말에 얼마나 큰 피해가 있었는지 가늠하지 어려울 정도다.

이렇듯 포방터 돈가스집은 방송 출연 이후 얻은 것과 잃은 게 확실하다. 방송 출연을 했다는 이유만으로 곱지 않은 시선으로 바라보는 이도 존재했을 터. 이제는 도를 넘는 관심보다는 자리 잡을 수 있도록 도와줘야 할 때다.

[스포츠투데이 현혜선 기자 ent@sto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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