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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동', 극장가 웃음으로 채울 준비 완료 [무비뷰]
작성 : 2019년 12월 17일(화) 13:39

영화 시동 박정민 마동석 정해인 염정아 / 사진=영화 시동 공식포스터

[스포츠투데이 우다빈 기자] 수백 억대의 제작비 없이 웃음과 감동 코드 만으로 연말 대작 경쟁에 뛰어들었다. 화려한 특수효과, 무시무시한 악당보다 더 무서운 동네 중국집 요리사와 가출 청소년의 필연적 만남이 연말 관객들을 훈훈하게 데워줄 예정이다. 영화 '시동'의 이야기다.

'시동'(감독 최정열·제작 외유내강)은 정체불명 단발머리 주방장 거석이 형(마동석)을 만난 어설픈 반항아 택일(박정민)과 의욕충만 반항아 상필(정해인)이 진짜 세상을 맛보는 유쾌한 이야기를 그린 작품.

먼저 '시동'은 택일과 상필의 방황기가 줄거리의 중심을 이루며 관객들의 웃음을 자아낸다. 극 중 미성년자의 탈선은 불쾌감보다는 산뜻한 코미디 소재로 느껴진다. 이처럼 자유분방한 언행들에도 사랑스러운 이유는 역시 배우들의 능력치 덕분이다.

박정민과 정해인은 각자의 매력을 한껏 살려 전혀 다른 인물을 완성시켰다. 박정민에게는 박정민 만의 청춘의 표정이 있고, 정해인에게는 정해인 만의 표정이 있는 법. 두 배우가 자유롭게 뛰노는 과정 역시 볼만 하다.

아울러 마동석과 염정아의 이정표 역할 역시 흥미롭다. 그간 우악스러운 캐릭터 위주로 사랑 받은 마동석의 퍼덕임은 작품의 유쾌한 에너지를 형성한다. 최근 드라마 '스카이캐슬'과 예능프로그램 '삼시세끼'로 대중에게 친근한 이미지로 다가간 염정아 역시 적은 비중에도 존재감을 뽐낸다.

'시동'의 주 소재는 세상을 알아가는 주인공들의 반항 어린 외침이다. 작품의 메시지는 빙빙 돌려 전해지지 않는다. 오히려 관객의 어깨에 다정하게 팔을 두르며 말을 건네는 편이다. 이를테면 각자 다른 위치에 선 어른들이 위태로운 새싹들에게 조언 아닌 조언을 하는 장면이 그렇다.

"하다 보면 어울리는 일이 된다."

이 대사를 들은 한 청춘은 눈물을 흘렸고 다른 청춘은 욕설을 내뱉는다. 각기 다른 길로 걷지만 도달하는 목표는 비슷하다. 이야기를 거듭 되짚어 볼 수록 관객은 깊숙한 메시지를 얻는다. 컬러풀한 캐릭터들 뒤에 가려진 메시지는 '시동'의 빛나는 매력이다.

영화 시동 마동석 박정민 정해인 염정아 / 사진=영화 시동 스틸컷


다만 동명의 만화 작품을 원작으로 한 만큼 시선이 분산된다. 드라마와 소년만화, 약간의 로맨스, 더 약간의 느와르 장르까지. 감독은 꽤 많은 이야기를 담고 싶었던 모양새다. 그러나 너무 많은 걸 담다보니 정작 필요한 캐릭터 전사가 빠져버렸다. 결국 이야기는 웃으며 가볍게 볼 성장 이야기 이상의 여운을 남기진 못한다. 또 유기적으로 연결되지 못하고 끊기는 에피소드들이 아쉬움을 자아낸다.

그럼에도 '시동'은 연말 대작들 틈바귀에서 나름의 무기가 있다. '백두산'과 '천문: 하늘에 묻는다' 등 묵직한 소재와 분위기 속에서 경쾌하게 들려오는 '시동' 소리는 유일한 코미디 물이라는 점. 특히 마동석의 과감한 코믹 연기에 대한 기대감이 크다. 양갈래를 하고 걸그룹 댄스를 추는 마동석. 관객들은 아주 뻔뻔하지만 사랑스러운 이 거석이 형을 사랑할 수밖에 없다.

시간이 지날수록 조금씩 세상에 물들어가는 인물들은 거침없이 한 보를 내딛는다. 위기를 마주한 이들이 유혹과 함정을 이겨내리라는 확신은 어쩌면 '시동'의 가장 중요한 가치일지도 모른다.

누구에게나 거성이 형, 택일처럼 일상을 벗어나 어디론가 떠나고 싶은 시절이 있기 때문일까. 떠났거나 떠나지 못했거나. 작품은 그 시절을 살아가고 있는 이 시대의 청춘들에게는 아주 특별한 감정을 선사할 전망이다. 이처럼 사랑스러운 탈선아들의 이야기 '시동'은 18일 개봉한다.

[스포츠투데이 우다빈 기자 ent@sto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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