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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탈YG 양현석" 씨엘, 이토록 우아한 정의구현 [ST포커스]
작성 : 2019년 12월 11일(수) 17:40

사진=씨엘

[스포츠투데이 윤혜영 기자] 'YG엔터테인먼트'를 벗은 투애니원(2NE1) 씨엘(CL)의 행보가 심상찮다. 3년 공백의 한을 풀어내듯 쌓아뒀던 곡들을 쏟아내며 '열일'을 이어나가고 있다.

씨엘은 4일부터 3주간 매주 2곡씩 총 6곡이 담긴 프로젝트 앨범 '사랑의 이름으로(In The Name Of Love)'를 발매 중이다. YG엔터테인먼트(이하 YG)와 결별한 후 약 한 달 만이다.

이렇듯 가열찬 씨엘의 홀로서기는 뜻밖에 YG를 정조준했다. 작업물이 적지 않았음에도 여태껏 그를 수납하기만 했던 YG를 비난하는 여론이 일었다. '버닝썬 사태' 이후 갖은 논란으로 무너져가는 YG에 재차 타격을 가한 격이다.

사실상 씨엘은 지난 2017년 1월 투애니원의 '안녕' 발매 이후 무려 3년간 공식적인 음반 활동을 하지 못했다. 투애니원의 리더를 맡아 'YG 공주'로 군림하던 그는 YG의 극심한 방치 속에 대중의 기억에서 사라져갔다.

심지어 씨엘은 SNS를 통해 "사장님 답장 좀 해주세요"라며 당시 YG 수장이었던 양현석을 공개 저격하는 등 앨범을 내달라 수차례 읍소했다. 소속 아티스트에 시전한 양현석의 '선택적 피드백'이 수면 위로 드러난 셈. 그럼에도 특별한 결과물은 없었다. 특유의 카리스마로 무대를 휘저었던 씨엘은 어느덧 서른을 목전에 두게 됐다. 20대 핵심 시기를 YG에 발 묶인 채 날려버린 격이다.

'탈 YG' 후 씨엘은 보란 듯이 여러 작업물들을 내놓으며 지난했던 방치에 항의하는 모양새를 취했다. 실제 투애니원 해체 당시부터 있었던 3년간의 일들을 일기 형식으로 만든 이번 앨범 면면에는 YG와 양현석을 향한 저격성 내용들이 담겼다.

특히 5번 트랙 '+안해180327'은 꽤나 '노골적인' 저격 곡으로 풀이된다. 씨엘은 '+안해180327'을 두고 "오랜 공백기 동안 숨겨왔던 분노"라고 설명했다. "어디까지 가나 두고 봐주니까 하다 하다 끝까지 간다/ 결과적으로 웃고 있을 건 나야/네가 이기나 내가 이기나/난 니 게 아니야" "다 안 해/너 없이 나 원래 잘 해/얻다대고 지금 탓 해/그렇게 안 봤는데/너 진짜 치사해" 등의 가사가 양현석을 향한 분노의 메시지라는 해석이 지배적이다.

그뿐만 아니라 씨엘은 각 곡의 제목 뒤에 그 곡을 작업한 구체적 날짜를 함께 표기하며 수수께끼를 풀 열쇠를 던져줬다. 씨엘이 명시한 적확한 날짜들은 씨엘의 당시 행적을 역추적할 수 있는 하나의 장치가 됐다. 곡을 쓴 당시 씨엘이 올렸던 SNS 게시물과 스케줄들을 매치하며 씨엘이 무슨 상황에 있었고 어떤 감정이었는지 짐작하며 끼워 맞추는 팬들의 반응이 잇따르고 있다.

이토록 수많은 저격의 의미를 내포했지만 이번 앨범의 제목은 '사랑의 이름으로'다. 독한 디스로 점철된 곡들과는 상반되는 타이틀이다. 한 해외 팬은 이를 '세일러문'과 연관 짓기도 했다. 비너스가 변신할 때 말하는 '사랑의 이름으로 (널 용서하지 않겠다)'에서 괄호 안의 내용이 생략된 게 아니냐는 추측이었다. 씨엘의 기획사 명인 'SuneV'가 비너스(Venus)의 스펠링을 뒤집은 형태라는 설까지 따라붙으며 이를 뒷받침했다.

곡을 내주지 않는 YG에 저격성 신보로 응수하며 씨엘은 여러모로 흥미로운 지점을 남기고 있다. 다시 시작점에 선 씨엘의 우아한 정의구현이었다.

[스포츠투데이 윤혜영 기자 ent@sto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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