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예
스포츠
포토
스투툰
70m 질주 원더골 손흥민, '전설' 마라도나-웨아-호나우두 소환
작성 : 2019년 12월 09일(월) 11:09

손흥민 / 사진=Gettyimages 제공

[스포츠투데이 김호진 기자] 손흥민(토트넘 홋스퍼)이 볼을 잡고 골망을 흔들기까지 12초가 걸렸다. 무려 70m를 단독 드리블 돌파하며 8명의 번리 수비진을 허수아비로 만들었다. 이 골은 디에고 마라도나, 조지 웨아, 호나우두 등 한 시대를 풍미했던 축구 전설들이 터뜨린 골을 생각나게 만들었다.

손흥민은 8일(한국시각) 영국 런던 토트넘 홋스퍼 스타디움에서 열린 번리와 2019-2020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PL) 16라운드 홈경기에 선발 출전해 1골 1도움을 올리며 팀의 5-0 대승을 이끌었다.

손흥민은 왼쪽 측면 공격수로 나서 전반 5분 해리 케인의 선제골을 도우며 기분 좋은 출발을 했다. 하지만 이것은 시작에 불과했다. 팀이 2-0으로 앞선 전반 32분 손흥민은 자신의 진영에서 볼을 잡고 번리 진영으로 드리블을 하기 시작해 빠른 스피드로 압박에 나선 번리 수비진을 하나 둘 따돌렸고, 상대 골키퍼와 1대1 상황을 만들려 지체하지 않고 오른발 슈팅으로 골망을 갈랐다. 그 순간 토트넘 홋스퍼 스타디움을 열광의 도가니로 만들었다.

시즌 10호골을 작성이자 네 시즌 연속 두 자릿수 득점을 성공시킨 손흥민의 얼굴은 누구보다 빛났다. 경기 후 유럽축구통계사이트 후스코어드닷컴은 손흥민에게 평점 9.3점을 부여했다. 이날 2골 1도움을 기록한 케인(10점)에 이어 두 번째로 높은 평점이다.

잉글랜드의 전설적인 공격수였던 개리 리네커는 자신의 SNS에 "손흥민이 멋진 골을 넣었다. 내 생각에는 올 시즌 최고의 골"이라고 극찬했다. 사우스햄프턴 레전드인 맷 르 티시에도 "이번 시즌 최고의 골이다. 아름다운 골이자 세기의 골"이라고 박수를 보냈다. 또한 조세 무리뉴 토트넘 감독은 "손흥민의 골은 호나우두의 골이 생각났다"고 치켜세웠다.

손흥민이 70m를 질주해 만들어낸 원더골은 세계적인 축구 전설들의 이름을 오르내리게 했다.

스페인 매체 마르카는 이날 손흥민의 골을 디에고 마라도나의 1986년 멕시코 월드컵 당시 기록한 골을 비교했고, 웨아, 리오넬 메시(바르셀로나) 등의 이름을 거론했다.

마라도나는 아르헨티나 국가대표를 이끌었던 멕시코 월드컵 8강전에서 잉글랜드를 상대로 하프라인 부근에서 60m를 질주해 상대 수비진과 골키퍼까지 제치고 골을 넣으며 아직까지도 '세기의 골'로 회자되고 있다.

이어 아프리카 역사상 최초의 발롱도르와 국제축구연맹(FIFA) 올해의 선수상을 차지한 조지 웨아는 1996년 이탈리아 세리에A AC 밀란 유니폼을 입고 뛰던 당시 헬라스 베로나전에서 무려 90m를 질주해 축구 역사상 최고의 골 중 하나로 평가받고 있다.

또한 조세 무리뉴 토트넘 감독이 언급한 호나우두의 골은 호나우두가 1996년 스페인 프리메라리가 바르셀로나에서 뛰던 당시 콤포스텔라를 상대로 하프라인부터 질주해 넣은 골을 말한다.

세계적인 축구 스타가 터뜨린 골을 연상케 한 손흥민은 "운이 좋았다. 델리 알리에게 패스하려 했지만 보이지 않아 드리블을 했다"면서 "모든 골은 존중 받아야 한다. 이 골이 특별하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제가 혼자 만든 골이 아니다. 동료들과 감독님, 스태프들의 도움으로 만들었다. 모두에게 감사하다"고 자세를 낮췄다.

[스포츠투데이 김호진 기자 sports@stoo.com]
스투 주요뉴스
최신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