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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IP' 이재원, 이 시대를 위한 위로 [인터뷰]
작성 : 2019년 12월 06일(금) 11:30

VIP 이재원 / 사진=씨제스엔터테인먼트 제공

[스포츠투데이 현혜선 기자] 배우 이재원의 꿈은 소박하다. 한때는 강렬한 캐릭터를 연기하며 존재감을 발산하고 싶은 마음도 있었다. 그러나 이제는 이 시대의 모습을 담은 가장 현실적인 연기로 시청자들에게 위로를 주는 배우가 되고 싶단다. 익숙함이 주는 소중함을 깨달은 이재원이다.

어느덧 10년 차 배우가 된 이재원은 차근차근 필모그래피를 완성했다. 영화 '강철중: 공공의 적'을 통해 데뷔한 그는 영화 '아저씨' '나의 PS파트너' '끝까지 간다' '황제를 위하여'를 비롯해 드라마 '각시탈' '주군의 태양' '닥터 이방인' '푸른 바다의 전설' '명불허전' '킬잇' 등 수많은 작품에 출연했다.

이재원이 또다시 시청자들을 찾았다. 이번에는 SBS 월화드라마 'VIP'(극본 차해원·연출 이정림)다. 이재원은 극 중 육아를 도맡던 아내 송미나(곽선영)가 집을 나가며 졸지에 워킹대디가 된 이병훈 역을 맡아 열연을 펼쳤다.

이병훈, 송미나 부부는 이 시대 맞벌이 부부의 표상이다. 일과 가정 사이에서 줄다리기를 하며 하루하루를 버틴다. 부부는 지쳐가고, 한 가지를 포기해야 하는 순간이 왔다. 드라마가 아니라 현실이다. 가족의 이야기며 친구의 이야기가 될 수 있고, 또 나의 이야기가 될 수도 있다.

이재원 역시 역할에 공감했다. 아직 자녀는 없지만 주변의 이야기라 역할에 몰입하기 쉬웠다는 설명이다. 그는 "주변에 맞벌이 부부가 꽤 많다. 역할을 위해 따로 공부할 필요는 없었다. 그냥 친구들과 차 한 잔 마시면서 들을 수 있는 얘기였다"며 "두 딸을 키우는 친구가 있는데, 에너지가 넘치는 친구였다. 한 번은 크리스마스 파티를 위해 우리 집에서 모이기로 한 적이 있다. 그 친구는 평범한 복장을 한 채 늦게 들어오더라. 심지어 머리는 새집이었다. 와서 하는 말이 '육아가 힘들다'였다. 이런 식으로 주위 상황에서 정보를 얻을 수 있었다"고 말했다.

주변 상황에서 공감을 얻은 이재원은 시청자 또한 이를 공감할 거라고 확신했다. 그는 "작품의 이야기 중 우리 부부의 이야기가 많은 분들의 공감을 얻을 거라고 생각했다. 일과 육아 그리고 인생과 결혼 생활 사이에서 고민을 많이 하시는 분들이 많기 때문이다. 그렇기에 부담감은 없었다. 우리를 보고 공감하시는 분들이 많겠다 싶어서 오히려 신나더라. 너무 현실적이어서 이병훈의 입장에서도, 송미나의 입장에서도 생각할 점이 많지 않냐. 누구나 겪을 수 있는 갈등이라는 점에서 매력적이었다"고 전했다.

결혼 2년 차 이재원은 'VIP'를 통해 육아와 결혼 생활에 대해 더 배울 수 있었다. 그는 "긍정적인 영향을 줬다. 이병훈은 아내에게 모자라기도 하고, 미운 짓도 하지만 깊숙한 곳에는 따뜻한 진심이 있다. 그렇기에 배울 점도 참 많았다. 이 시기에 이병훈을 만난 것은 결혼 생활을 하며 생각할 수 있는 계기를 만난 것"이라고 했다.

VIP 이재원 / 사진=씨제스엔터테인먼트 제공


그렇다면 실제 이재원의 결혼 생활은 어떨까. 이재원은 2017년 9년간 사랑을 키운 여자친구와 부부의 연을 맺었다. 그는 "연애를 9년 동안 하고, 결혼 생활을 2년 정도 했는데 연애와 결혼은 정말 다르더라. 초반에는 생활 습관 때문에 다투기도 했지만, 2년이 지나니 이제 조율이 이루어져 많이 안정됐다. 다르게 살아왔던 두 사람이 이제서야 맞춰진 것"이라며 "이렇게 오래 연애했다고 하면 주변에서 신기해한다. 우리는 처음부터 같이 있는 게 편안하고 좋았다. 아내를 만난 건 행운이라고 생각한다"고 전했다.

이재원의 안정된 결혼 생활은 작품 속 부부 호흡으로 표현됐다. 이재원은 "나랑 곽선영은 둘 다 기혼자다. 결혼 생활을 잘 아는 사람들이 같이 하면서 자연스러운 연기가 나올 수 있었다. 사실 곽선영이 송미나 역과 싱크로율이 정말 잘 맞는다. 그가 갖고 있는 분위기에 내가 잘 흡수되기만 하면 될 거라고 생각했다. 그래서 부부 분위기가 잘 나오지 않았을까"라며 "곽선영을 통해 워킹맘의 고충을 간접적으로 이해할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가장 현실적인 캐릭터를 만난 이재원은 앞으로도 일상을 연기하고 싶다고 말했다. 그는 "친근한 배우고 되고 싶다. 내가 작품에서 비칠 때, 마치 친한 친구가 나온 느낌을 주고 싶다. 편안하면서 앞으로가 기대되는 배우가 되고 싶다"고 말했다.

이재원의 바람은 깊은 고민 속에서 나왔다. 예전에는 두각을 나타낼 수 있는 캐릭터를 꿈꾸기도 했다. 그러나 이제는 작품에 자연스럽게 녹아들 수 있는 배우가 되고 싶다고 했다. 그는 "예전에는 센 역할을 하고 싶었다. 사이코패스처럼 강렬한 캐릭터나 검사같이 전문직 말이다. 하지만 시간이 갈수록 위험한 마음이라는 것을 깨달았다. 작품 속 캐릭터는 작가와 감독이 미리 정해두지 않냐. 분명 캐릭터의 결이 있는데 내 생각이 더해지면 오히려 걸림돌이 될 수 있더라"며 "지금은 어떤 모습을 보여주고 싶다는 게 방해 요소다. 대본을 받으면 최대한 마음을 비우고, 과연 작가가 무슨 얘기를 하고 싶은가를 가장 먼저 생각한다. 화자 입장보다는 청자 입장을 많이 생각하게 된 것"이라고 소신을 전했다.

그러면서 "장르도 마찬가지다. 현실적인 장르가 좋다. 동떨어진 판타지나 사극보다는 우리 주변의 친근한 상황을 그린 작품이 좋더라. 새로운 모습을 보여주는 것도 좋지만, 보는 사람들이 일상 속에서 위로받을 수 있고 공감할 수 있는 작품을 할 때 가장 신난다"고 덧붙였다.

끝으로 이재원은 아직 방송 중인 'VIP'의 관전 포인트도 전했다. 그는 "누가 과연 '불륜녀'일까 많이들 궁금해하지 않았냐. 불륜녀가 밝혀진 건 예고편에 불과하다. 앞으로 폭풍이 몰아칠 예정이니 많은 기대 바란다"고 말했다.

이처럼 이재원은 가장 현실적인 모습으로 공감을 전하는 배우를 꿈꾼다. 일상에 지친 시청자들에게 위로를 건넬 이재원의 앞으로가 기대된다.

[스포츠투데이 현혜선 기자 ent@sto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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