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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퇴도 생각했던 권순찬 감독 "선수들에게 미안하고 고맙다"
작성 : 2019년 12월 03일(화) 21:49

권순찬 감독 / 사진=KOVO 제공

[의정부=스포츠투데이 이상필 기자] "선수들에게 미안하고 고맙다"

KB손해보험 권순찬 감독이 연패 탈출 소감을 전했다.

KB손해보험은 3일 오후 의정부실내체육관에서 열린 도드람 2019-2020 V-리그 남자부 OK저축은행과의 홈경기에서 세트스코어 3-0(25-23 27-25 25-23)으로 승리했다.

12연패에서 탈출한 KB손해보험은 2승12패(승점 11)를 기록했다. KB손해보험이 승리한 것은 지난 10월15일 한국전력과의 시즌 첫 경기(3-2) 이후 무려 49일 만이다. 안방 팬들 앞에서 거둔 승리라 더욱 의미가 있었다.

경기 뒤 권순찬 감독은 "연패 중에 선수들에게 마지막이 될 수 있다고 이야기했다. 선수들이 포기하는 모습을 보이는 것 같았는데, 선수들은 아니라고 했다. 선수들을 믿지 못했다"면서 "이렇게 이기니 선수들에게 미안하고 더 믿어줬었으면 하는 마음이 든다. 야단치고 했던 것이 생각나 미안하고 고맙다"고 연패 탈출 소감을 전했다.

매 세트 마지막까지 치열한 승부였다. 하지만 후반 집중력에서 앞선 KB손해보험이 승리를 가져갔다. 권 감독은 "첫 세트 지고 있을 때(22-23) 뒤집은 것이 오늘의 승부처가 된 것 같다"고 돌아봤다.

길고 힘들었던 시간이었다. 시즌 첫 경기에서 승리한 뒤, 2승째를 신고하는데 49일이나 걸렸다. 연패의 기간이 길었던 만큼, 권순찬 감독과 선수들도 흔들릴 수밖에 없었다. 권 감독은 스스로 물러날 생각을 하기도 했다.

권 감독은 "솔직히 (물러날) 마음도 있었다. 내가 물러나면 분위기가 바뀌지 않을까 생각했다"면서 "지금 생각하니 선수들에게 미안하다. 라커룸에서도 선수들에게 '그런 생각을 한 것이 미안하다'고 했다"고 전했다.

그런 권 감독을 붙잡은 것은 양종희 구단주였다. 권 감독은 "구단주께 그만다겠다고 했더니, 앞으로 계속 배구를 할 거냐고 물으셨다. 그렇다고 했는데, 그러면 왜 여기서는 못하냐고, 다른 일을 하지 않고 배구를 할 거면 여기서 하라고 하셨다. 내가 무책임하고 패배자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반성도 많이 했다"고 전했다.

권 감독은 선수들에게도 고마움과 미안한 마음을 전했다. 이날 22점으로 승리의 주역이 된 김학민에 대해서는 "특히 미안했다"면서 "상위권에만 있다가 하위권 팀에 와서 연패를 했다. 그렇게 연패를 한 적이 없으니 힘들어했다. 삼성화재전부터 자기가 해야 한다는 모습이 보였다. 학민이는 나보다 더 마음고생을 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승리 뒤 눈물을 보였던 박진우에 대해서는 "진우가 여기 와서 보여준 것이 없다고 자책했다. 진우는 늘 긍정적으로 하는 선수인데 많이 힘들었던 것 같다"면서 "안으며 이야기했는데 죄송하다고 하더라. 그것이 가슴이 아팠다"고 전했다.

권 감독은 또 "(정)민수가 경기가 끝난 뒤 울었냐고 물어봤다. 오늘이 끝이 아니라 이제 시작이라는 뉘앙스인 것 같다"며 미소를 보였다.

마지막으로 권 감독은 "연패를 할 때 물꼬를 터주고 싶은데 될 것 같으면서도 안 됐다. 오늘 경기로 선수들이 된다고 생각할 것 같다. 선수들도 달라질 것"이라면서 달라진 KB손해보험의 모습을 약속했다.

[스포츠투데이 이상필 기자 sports@sto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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