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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원 사재기 브로커 有+현장 적발" vs "바이럴 마케팅일 뿐" [ST포커스]
작성 : 2019년 11월 28일(목) 18:40

박경 / 사진=DB

[스포츠투데이 윤혜영 기자] 음원 사재기 의혹이 다시 가요계 화두로 떠올랐다. 블락비 박경의 실명 거론으로 사재기를 둘러싼 갈등이 첨예한 상황이다.

박경은 지난 24일 자신의 SNS를 통해 "바이브처럼, 송하예처럼, 임재현처럼, 전상근처럼, 장덕철처럼 황인욱처럼 사재기 좀 하고 싶다"며 음원 사재기 의혹을 언급했다.

짧은 하나의 문장이었으나 실체가 명확히 드러나지 않은 상태에서 처음으로 실명이 거론되며 상당한 파급력을 낳았다. 적시된 가수들은 일제히 강경한 법적대응을 시사하며 고소했고, 박경 역시 변호인을 선임하며 맞대응했다.

◆ "음원 사재기는 존재한다?"

음원 사재기 논란이 확산되면서 '음원 사재기' 존재 여부에 대한 궁금증이 증폭되고 있다. 여러 증거와 정황으로 따져볼 때 '음원 사재기'는 실제 존재하는 것으로 파악된다. 이를 뒷받침하는 증언들이 잇따르는 중이다.

먼저 인디밴드 술탄오브더디스코의 김간지는 지난해, 브로커로부터 사재기 제안을 받았다고 폭로했다. 김간지는 26일 공개된 팟캐스트 '정영진 최욱의 매불쇼'에 출연해 "브로커 측에서 먼저 연락이 와 '밴드를 10년 정도 했는데, 이제 뜰 때가 됐다. 사람들이 이상하게 생각하지 않는다. 맥락 있다. 연막 칠 수 있다'며 음원 사재기를 제안했다"고 밝혔다.

김간지에 따르면 수익 배분은 8 대 2다. 브로커가 수익의 80%를 가져간다. 김간지는 "'소름 돋는 라이브' 같은 페이스북 페이지를 통해 신곡을 노출시키고, 바이럴 마케팅으로 순위가 폭등하는 것처럼 꾸미자고 했다"며 구체적인 상황을 묘사했다.

그는 또 "먼저 자금을 투입하고, 가수들로부터 발생한 수익을 가져가는 방식이다. '내 음악이 빛을 봤으면 좋겠다' 하는 음악인들로선 한번쯤 솔깃할 수 밖에 없는 제안"이라고 현실을 토로했다.

성시경 역시 지인이 겪은 '음원 사재기' 일화를 공개했다. 그는 27일 방송된 KBS 해피FM '매일 그대와 조규찬입니다'에 나와 "내가 실제로 들은 얘기가 있다"며 "그런 일을 하는 회사(대행업체에서)에서 작품에도 관여한다고 하더라. 전주도 없애고, 제목도 바꾸라고 한다더라"고 설명했다.

이어 "저희 작품 하는 형이 곡을 준 상황인데 '가사를 이런 식으로 하면 안되겠냐'는 얘기를 해서 꺼지라고 했다더라"며 "그 얘기를 듣고 그런 게 실제로 있긴 있나 생각했다"고 덧붙였다.

'사재기 브로커'의 존재가 어느 정도 수면 위로 떠오른 셈. 실제 중국에서 전문 해커를 고용해 불법 어플리케이션으로 사재기를 시전하는 현장도 공개된 바 있다.

이에 따르면 200~300대의 기기로 무려 1만 개의 아이디를 제어할 수 있다고. 또한 휴대폰뿐만 아니라 PC를 이용한 작업도 진행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 "바이럴 마케팅일 뿐"

그러나 사재기 의혹을 받은 가수들은 사재기가 아닌 'SNS 마케팅'이 순위 상승의 이유라고 주장한다.

'시간 훅가는 페이지' '일반인들의 소름돋는 라이브' '딩고 뮤직' '너만 들려주는 음악' 등 많은 팔로워를 보유한 페이스북 페이지와 유튜브 등을 마케팅 유통 창구로 이용해 홍보한다는 것이다.

이들은 새로운 음악을 소개하는 겉모양새를 띄지만 실질적으로는 마케팅 업체의 철저한 기획 하에 운영되며 다양한 방법으로 아티스트를 소개, 홍보한다. 이 홍보가 입소문을 타며 차트 순위로 직결된다는 주장이다.

한 유명 페이지 관계자는 스포츠투데이에 "계약했던 모든 아티스트들이 차트 인에 성공했다"고 자부했다.

그러면서 "페이스북이 20대보다 10대의 이용률이 높다. 10대들은 호불호 기준이 아직 미약하다는 특징을 갖고 있다. '인싸'와 같은 특정 단어에 많이 휘둘리는 경향을 띈다. 이를 이용한 마케팅을 펼친다. 타겟팅이 주효했다"고 밝혔다.

이들은 "이 같은 마케팅 방식이 불법은 아니"라고 강조했다. SNS 바이럴 마케팅은 인플루언서 마케팅과 동일한 개념이라면서 콘텐츠로 인지도를 구매하는 과정은 하나의 홍보 수단일 뿐이라고 설명했다.

박경에게 실명이 언급된 모 가수 관계자 역시 "대중이 사재기와 SNS 마케팅을 혼돈하고 있다"며 억울함을 토로했다.

이 관계자는 "페이스북 마케팅이라 하더라도 해당 콘텐츠가 광고라고 표기돼 있다"면서 "물건들을 광고하는 것과 같다. 노래가 좋기 때문에 음원차트로 유입되는 것"이라고 반박했다.

[스포츠투데이 윤혜영 기자 ent@sto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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