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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경이 쏘아올린 '음원 사재기 의혹' 나비효과 [ST포커스]
작성 : 2019년 11월 27일(수) 18:24

블락비 박경 / 사진=DB

[스포츠투데이 윤혜영 기자] 블락비 박경이 쏘아올린 '사재기' 의혹이 법적 분쟁으로 이어지며 일파만파 확산되고 있다.

박경은 지난 24일 자신의 SNS를 통해 "바이브처럼, 송하예처럼, 임재현처럼, 전상근처럼, 장덕철처럼 황인욱처럼 사재기 좀 하고 싶다"며 음원 사재기 의혹을 언급했다.

실명이 거론된 가수들은 일제히 강경한 법적대응을 시사했다. 실제 바이브 등은 '허위사실 적시에 따른 명예훼손' 등을 포함한 정보통신망법 위반죄로 고소장을 접수했다.

명확한 증거 없이 제기된 다소 경솔한 실명 거론이었으나 여론은 박경에 힘을 싣는 분위기다. 실제 박경을 응원하는 목소리가 힘을 받으며 박경의 음악이 차트에서 역주행하는 기현상이 벌어지기까지 했다.

가요계 안팎에서는 곪았던 게 결국 터졌다는 반응이 주다. 사실상 음원 사재기 의혹은 몇년째 지속되고 있는 논쟁거리다. 체감 인기가 낮은 가수들이 갑작스레 1위를 가져가면서 의심을 사기 시작했다. '1위'라는 성적에 비해 실제 인지도가 현저히 낮다며 새벽에 순위가 급등하는 점, 음원 파워가 콘서트 티켓 파워로 직결되지 않는다는 점 등이 그 근거로 제시됐다.

JYP엔터테인먼트 수장인 박진영은 물론 가수 이승환, 윤종신 등 수많은 가수들이 사재기와 관련한 의문점을 제기했다. 그러나 문체부가 명확한 결론을 내리지 못하며 기정사실화되던 이른바 '사재기설'은 힘을 잃었다. 음원차트에 대한 신뢰는 무너졌으나 "사재기가 맞다"고 마땅히 대응할 만한 논리가 없어진 터였다.

이 가운데 박경은 이례적으로 선, 후배 막론한 가수 실명 저격을 하며 '사재기' 의혹을 재점화시켰다. 사재기를 주장하는 쪽과 사재기가 아니라고 주장하는 양쪽의 격렬한 맞부딪침은 루머로 떠돌던 사재기를 면밀히 검증할 수 있는 새로운 기회를 열어줬다.

저격 당한 쪽은 공식입장, SNS 등 여러 경로를 통해 억울함을 표출했다. 박경이 언급한 모 가수는 "판도라의 상자를 열어주신 것에 진심으로 감사드리고 끝까지 지치지 않고 지금처럼 당당하게 음악할 수 있게 최선을 다하겠다"며 사재기 낙인이 지워지길 기원했다.

반대로 "사재기는 존재한다"를 뒷받침하는 증언도 잇따랐다. 인디밴드 술탄오브더디스코의 김간지는 음원 브로커로부터 사재기 제안을 받았다고 털어놨다. 성시경 역시 지인이 겪었던 음원 사재기 일화를 오픈했다.

마미손은 유튜브 채널을 통해 음원 사재기를 저격하는 듯한 신곡 '짬에서 나오는 바이브'를 공개했다. "한때는 나도 음원깡패였다. 이제는 차트인 하루도 못 간다" "짬에서 나온 바이브가 그 정도라면 쪽팔린 줄 알아야지" "기계를 어떻게 이기라는 말이냐. 내가 이세돌도 아니고" 등의 풍자적인 가사는 대중의 무한한 지지를 이끌어냈다.

박경의 발언 여파로 "진실이 밝혀져야 한다"고 양측 모두가 한 목소리를 내는 상황까지 도달했다. 법적 분쟁으로 번진 만큼 수사 역시 불가피하다. 박경 측의 말마따나 서로를 의심하고 모두가 피해자가 되는 현 음원차트 상황을 타개하기 위해서라도 명명백백한 수사를 통해 명확한 결과가 도출되어야만 한다. 흐려져가던 '사재기 의혹'에 재차 박차를 가하는 제 2막이 열린 셈이다. 이 모든 게 박경이 만든 나비효과였다.

[스포츠투데이 윤혜영 기자 ent@sto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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