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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영애의 선택으로 입증된 '나를 찾아줘' [무비뷰]
작성 : 2019년 11월 26일(화) 09:01

영화 나를 찾아줘 이영애 / 사진=영화 나를 찾아줘 공식 포스터

[스포츠투데이 우다빈 기자] 배우 이영애가 '나를 찾아줘'를 통해 새로운 모성애의 표상을 그린다. 이는 세상에 없던 모성애다.

'나를 찾아줘'(감독 김승우·제작 26컴퍼니)는 6년 전 실종된 아들과 생김새부터 흉터 자국까지 똑같은 아이를 봤다는 의문의 연락을 받은 주인공이 낯선 마을로 향하면서 겪는 이야기다.

제44회 토론토 국제영화제 공식 초청작이라는 타이틀보다 더 눈에 띄는 것은 이영애의 14년 만 스크린 복귀작이라는 것. 전작 '친절한 금자씨'로 충무로의 독보적인 존재로 자리매김한 이영애인 만큼 그와 '나를 찾아줘'의 만남은 개봉 전부터 많은 이들의 시선을 모았다.

나를 찾아줘 이영애 / 사진=영화 나를 찾아줘 스틸컷


이영애는 극 중 아들을 잃어버린 실의와 죄책감, 그리움으로 6년을 보내면서도 아이를 찾을 수 있다는 희망을 포기하지 않는 정연 역을 맡았다.

실종된 아이를 찾는 간절한 엄마의 마음을 대변한 이영애는 밀도 높은 연기를 선보이며 극의 완성도를 끌어올린다. 아이를 잃어 버린 엄마, 다소 진부한 소재가 돼 버린 '모성애'. 이영애는 이 모성애를 아주 샅샅히 분해하며 그 이상의 감정을 야기한다.

언제든 터질 것 같은 넘실거리는 감정의 댐을 갖고 있는 정연이라는 인물의 특징 상 과잉된 표현이나 연기는 어울리지 않았다. 이에 이영애는 인물의 감정에서 중용을 찾아 긴 서사와 어두운 소재로 보는 이들이 심히 지치지 않도록 강약을 조절한다.

특히 전작 '친절한 금자씨' 속에서 감정을 여과없이 담아내 파격적인 인상을 남긴 이영애였기 때문에 이번 작품에서의 유연한 그의 연기는 더욱 두드러진다.

아울러 이영애와 유재명의 격투 씬은 장르적인 재미를 떠나 감정의 최고조를 찍는다. 집요하면서도 절박하게 매달리는 정연과 압도적인 힘으로 정연을 압박하는 홍경장(유재명)의 싸움은 결말을 앞두고 가장 절정을 치닫는다. 두 사람의 난투 장면이 극 중 유일한 카타르시스를 선사한다는 점 역시 흥미롭다.

다만 지나치게 묵직한 영화의 톤이 누군가에게는 불편하고 부담스러울 수 있다. 아동학대를 비롯해 실종아동에 대한 무관심, 악의 없는 장난, 보호 받지 못하는 약자, 외부인을 배척하는 공동체 등 무거운 소재들이 각자 만의 담론을 말하고 있기 때문이다. 다채로운 캐릭터들의 향연으로 앞서의 이야기들을 묶어냈지만 고통을 견딘 후의 엔딩은 그리 달콤하지 않다. 이는 지나치게 잔인하지만 현실적인 결말이다.

감독이 수년 간 준비한 이야기인 만큼 '나를 찾아줘'는 어려운 소재와 전개를 유려하게 담아낸다. 또 특유의 투박하고 불친절한 연출이 극의 분위기를 고조시키면서 짜임새 있는 스토리와 긴장감 넘치는 전개에 한 몫을 더한다. 27일 개봉.

[스포츠투데이 우다빈 기자 ent@sto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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