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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일전자 미쓰리' 김도연, 빛나는 청춘 [인터뷰]
작성 : 2019년 11월 22일(금) 11:00

청일전자 미쓰리 김도연 / 사진=씨제스엔터테인먼트 제공

[스포츠투데이 현혜선 기자] 20대의 끝자락에 선 김도연은 '청춘'의 의미를 되새겼다. 왠지 20대가 끝나면 청춘도 끝날 것 같은 두려움이 있다고 했다. 그러나 20대의 마지막에 드라마 '청일전자 미쓰리'를 만났고, 배우로서 의미를 찾았다. 그렇기에 배우 김도연의 청춘은 지금부터다.

원래 김도연은 미국에서 경제학을 전공한 인재였다. 배우와는 다소 거리가 먼 듯 보였으나, 그는 늘 배우라는 꿈을 마음에 품고 살았다. 대학에서도 연극학과 수업을 들었고, 연극 무대에도 섰다. 어릴 적부터 연예인이 되고 싶었으나 부모님의 반대 때문에 경제학과에 입학했다는 설명이다. 당당히 경제학과를 졸업하며 부모님에 대한 의무를 다했다고 표현한 김도연은 과감히 한국으로 돌아와 연기자의 길에 들어섰다.

그야말로 '맨땅에 헤딩'이었다. 오디션도 많이 봤고, 카메오와 단역으로 출연하다 드라마 '내 아이디는 강남미인'을 통해 얼굴을 알렸다. 그리고 tvN 수목드라마 '청일전자 미쓰리'(극본 박정화·연출 한동화)에 출연하며 존재감을 입증했다. '청일전자 미쓰리'는 위기의 중소기업 직원들이 삶을 버텨내며 함께 성장하는 과정을 그린 드라마다.

김도연은 드라마 촬영에 앞서 긴장을 지우기 위해 노력했다. 그는 "평소 긴장을 많이 하는 성격인데, 일을 하면 긴장을 안 한다. 늘 자기 최면을 걸었기 때문이다. 내가 지금 여기서 긴장하고 떨면 앞으로 가야 할 길을 못 간다고 생각했다. 이런 생각을 계속하니 나중에는 긴장이 안 되더라. 긴장은 나중에 더 좋은 자리에서 하자고 생각했다. 여기서 긴장하는 그릇이면 다른 걸 못 담는다고 스스로 채찍질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이제 배우로 시작하니까 너무 많은 생각을 하지 말고, 그냥 감사하자고 되새겼다. 일할 수 있고, 좋은 시작을 할 수 있는 것에 긴장하지 않기로 다짐한 것이다. 이게 일상화가 돼서 이제는 강단이 생긴 것 같다"고 덧붙였다.

이러한 노력이 통했는지 김도연은 정신적 트라우마를 지닌 어려운 캐릭터를 훌륭히 소화했다. 그는 극 중 미국에서 의사 생활을 하다가 실패한 후 한국에 들어온 청일전자 연구실장 오필립 역을 맡아 열연을 펼쳤다. 오필립은 불우한 가정사를 겪으며 정신적으로 힘든 상황에 놓인 캐릭터다. 사람들과 어울리지 못하고 연구실에 혼자 틀어박혀 있는 등 '히키코모리'적인 성향을 가지고 있었다. 이에 대해 김도연은 "캐릭터 연구를 열심히 했다. 미국에서 살다 온 캐릭터니까 사소한 발음부터, 정신적인 트라우마까지 표현하기 위해 노력했다"고 말했다.

이어 "다만 완성도 높은 드라마를 만들기 위해 오필립의 서사가 많이 나오지 않았다. 그렇기에 보시는 분들은 처음에 왜 오필립이 따로 놀고 어색해하는지 이해하기 어려웠을 것 같다. 정신적 트라우마가 있다는 설정을 감안하면 감정 표현이 어색할 수밖에 없다"며 "연기에 대한 부분은 보시는 분들이 판단하는 게 옳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피드백을 보면서 그때그때 바꾸는 편이다. 극 초반에는 생활 속 작은 영어 발음까지 다 굴려서 표현했는데 후반에는 그냥 한국적인 영어 발음으로 바꿨다. 위급한 상황에서 영어 발음을 굴리면 어색하지 않냐. 그런 부분들을 잘 조절해야겠다는 생각을 했다"고 설명했다.

청일전자 미쓰리 김도연 / 사진=씨제스엔터테인먼트 제공


'히키코모리' 오필립을 연기한 김도연이지만 실제 성격은 정반대라고. 그는 "원래 차분하고 화도 잘 안 내는 성격이다. 우울해지거나 슬픔에 잘 빠지는 성격도 아니"라며 "오필립은 아버지에게 화를 내고 소신도 잘 지키지 않냐. 그런데 나도 6개월 동안 오필립을 연기하면서 성격이 오필립처럼 바뀐 것 같다. 특히 아버지가 평생 일군 회사를 책임지려는 모습은 30대를 앞두고 있는 만큼 본받아야 된다고 생각할 정도"라고 말했다.

김도연은 20대의 마지막에서 '청일전자 미쓰리'와 만났다. 그는 "'청일전자 미쓰리'가 20대의 마지막 작품이다. 내년이면 서른이 된다. 원래 성격이 차분한 편인데 스물아홉이 되니 생각이 많아졌다. '청춘'이라는 단어의 끝이 어딘지는 모르지만 20대에 어울리는 단어라고 생각했다. 스물아홉에 인생을 돌아보니 나는 무엇을 했나 싶었다. 물론 많은 것을 했지만 20대를 잘 보냈는지에 대한 확신은 없었다. 과연 내가 무슨 결실을 맺었는지 의문이었다. 그러나 '청일전자 미쓰리'가 방송되면서 시청자들이 위로를 받았다고 하더라. 그래도 누군가에게 위로를 줄 수 있다는 건 의미 있는 일이 아니냐. 그 사실에 도리어 내가 위로를 받았다. 불확실한 생각들이 정리된 계기였다"고 밝혔다.

시청자들의 반응에 위로를 얻었다면, 함께 호흡을 맞춘 배우들에게서는 배움과 힘을 얻었다. 그는 "'내 아이디는 강남미인'을 통해 배우 곽동연과 인연을 맺었다. 나에게는 큰 존재며 지금까지 연락을 하고 있다. 그 친구가 없었으면 외로웠을 것 같다. 어리지만 힘이 되는 친구"라고 표현했다. 또 "'청일전자 미쓰리'에서는 배우 이혜리, 차서원, 박경혜와 어울렸다. 연기적으로 배울 점도 많았고, 외로움을 지워준 존재들이었다"고 칭찬했다.

20대를 '청일전자 미쓰리'로 마무리한 김도연은 이제는 따뜻하고 멋진 30대를 꿈꾼다. 그는 "아침에 일어났는데 할머니에게 카카오톡 메시지가 와 있었다. 할머니가 연세도 있으신데 메신저로 '날씨 추우니까 조심히 다녀. 사랑한다'고 보내셨다. 누군가에게 사랑한다는 말을 들은 게 몇 년 만인지 모른다. 마음이 따뜻해지면서 울컥했다. 그래서 문득 든 생각이 할머니가 더 연세 드시기 전에 할머니가 좋아할 만한 호흡이 긴 작품을 하고 싶다는 것이었다"며 "20대는 늘 누군가를 위해 시간을 보냈다면, 30대는 조금 더 나 자신을 아끼고, 가족들에게 더 잘 할 수 있는 시간을 가지고 싶다. 그러려면 힘을 키워야 된다. 이제는 작품적으로 욕심이 나기 시작한다"고 했다.

슬슬 작품적으로 욕심을 내고 있는 만큼 해보고 싶은 캐릭터도 많을 터. 이에 대해 김도연은 "무엇을 할 수 있다는 것 자체로 감사하다. 더 감사한 것은 작은 역할이나마 새로운 캐릭터를 할 수 있었던 것이다. 항상 똑같은 모습보다 다양한 면을 보여줄 수 있어서 좋았다"며 "그런데 아직까지 내가 제일 잘 할 수 있는 건 보여주지 못한 것 같다. 코미디나 멜로가 자신 있는 편인데 아직 해본 적이 없다. 꼭 해보고 싶다"고 바람을 전했다.

이처럼 이제 막 배우의 길에 들어선 김도연은 하고 싶은 것도, 해야 할 일도 많다. 그렇기에 그의 청춘은 이제 시작이다. 30대의 김도연이 궁금해지는 이유다.

[스포츠투데이 현혜선 기자 ent@sto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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