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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시 윤시윤, 호구 연기까지 명품 ['싸이코패스 다이어리' 첫방]
작성 : 2019년 11월 20일(수) 23:01

싸이코패스 다이어리 / 사진=tvN

[스포츠투데이 현혜선 기자] '싸이코패스 다이어리'에서 배우 윤시윤이 '호구' 싸이코패스로 변신했다. 자신을 싸이코패스라고 착각한 호구가 세상을 향해 던진 작은 반항이다. 윤시윤은 이를 자신의 스타일로 소화하며 공감을 꾀했다.

20일 tvN 새 수목드라마 '싸이코패스 다이어리'(극본 류용재·연출 이종재)가 첫 방송됐다. 작품은 어쩌다 목격한 살인사건 현장에서 도망치던 중 사고로 기억을 잃은 호구 육동식(윤시윤)이 우연히 얻게 된 살인 과정이 기록된 다이어리를 보고 자신이 싸이코패스 연쇄살인마라고 착각하며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린다.

이날 방송에서는 육동식의 체포 3개월 전 모습이 그려졌다. 위층의 소음에 괴로워하던 그는 위층에 올라갔고, 그곳에서 살벌한 장칠성(허성태)를 만났다. 장칠성은 "한 번 더 내 눈에 띄면 아작을 낼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에 육동식은 겁에 질려 자리를 피했다. 설상가상 육동식은 징계해고 위기에 놓였다. 그는 믿었던 동료 박재호(김기두)의 배신으로 회사에서 쫓겨났고, 친척의 돌잔치까지 망치며 인생에 위기가 닥쳤다고 생각했다.

육동식은 '사람 좋은 척 버티다 보면 누군가 한 명쯤은 말해줄 줄 알았다. 네가 잘못 한 게 아니라고. 그런 일은 역시 일어나지 않았다. 이제 더는 버티기 힘들다. 이것 밖에 안 되는 놈이라 죄송하나'는 유서를 남기고 스스로 생을 마감하려 했다. 그러나 육동식은 살해 현장을 목격하고 도망치다가 경찰차에 치였다. 이때 육동식의 휴대폰은 하수구에 떨어졌고, 그는 머리를 부딪치며 의식을 잃었다.

사건 현장에서 한 다이어리가 발견됐고, 육동식은 자신의 것이라고 믿었다. 다이어리에는 싸이코패스 연쇄살인마의 일기가 담겼다. 이에 육동식은 자신이 싸이코패스 살인마라고 착각하며 일상에 작은 반란을 꾀했다. 그는 회사에 출근해 자신에게 호구라고 말하는 사람들에게 "자기가 싼 똥 자기가 치워야지"라고 말하며 다이어리에 적힌 대로 양변기 뚜껑으로 위협했다. 이어 "난 지질한 게 아니라 지질한 척했던 거다. 내 정체를 숨기기 위해. 난 싸이코패스였어"라고 말하며 마무리됐다.

싸이코패스 다이어리 / 사진=tvN


이렇듯 윤시윤은 싸이코패스로 착각하는 '호구' 역을 톡톡히 소화했다. 앞서 싸이코패스 캐릭터는 수많은 범죄물에서 악역으로 등장했다. 대개 '싸이코패스'라는 단어 자체가 주는 심리적 위압감을 높이기 위해 극에 긴장감을 유발하는 장치로 사용됐다.

그러나 윤시윤이 그린 싸이코패스는 우리가 알던 싸이코패스와는 결이 달랐다. 그가 연기한 육동식은 '싸이코패스'적인 성향과는 거리가 멀며 우리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을 법한 회사원이었다. 세상이 갑과 을로 나뉜다면, 을의 입장을 대변하는 인물이었다.

육동식은 교통사고를 당하고 우연히 싸이코패스의 일기장을 손에 넣어 자신이 싸이코패스라고 오해하는 상황에 처했다. '을'이 '갑'인 줄 착각한 것이다. 앞서 수많은 작품들 속 싸이코패스는 '갑'이었다. 사람의 목숨을 두고 저울질할 수 있으며, 이를 이용해 자신이 원하는 것을 쟁취할 수 있는 인물이다.

'을'인 육동식은 자신이 싸이코패스인 '갑'이라고 오해한 상황에서 일상에 작은 반란을 전했다. 이는 새로운 카타르시스의 탄생을 예고한 것이다. 다시 말해 어디서 볼 수 없었던 '을'의 반란을 예고했다.

이처럼 윤시윤은 평범한 회사원부터 자신이 싸이코패스라고 믿고, 이를 일상생활에 적용하는 것까지 촘촘히 짜인 변화를 섬세한 연기로 그렸다. 평범한 회사원일 때는 이웃처럼, 싸이코패스라고 믿을 때는 다소 코믹한 호구처럼 변했다. 호구가 세상에 던진 반항이 어디를 향할지 모르기에 매력은 종잡을 수 없다.

윤시윤이 우리에게 보여준 것은 단순하다. 누구나 한 번쯤 을의 반항을 꿈꿨을 테고, 일상 속 작은 반란을 희망했을 것이다. 시청자들의 소망을 대변하며 포문을 연 '싸이코패스 다이어리'가 공감을 줄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스포츠투데이 현혜선 기자 ent@sto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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