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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정한 시험 치른 벤투호, 보약의 쓴맛이 되길 [ST스페셜]
작성 : 2019년 11월 20일(수) 07:00

사진=대한축구협회 제공

[스포츠투데이 김호진 기자] 벤투호가 세계 최강이라 불리는 브라질을 만나 높은 벽을 실감했다.

파울루 벤투 감독이 이끄는 대한민국 축구 대표팀은 아랍에미리트(UAE) 아부다비 모하메드 빈 자예드 경기장에서 열린 브라질과 A매치 평가전에서 0-3으로 패했다.

벤투 감독 부임 이후 두 번째 패배이자 첫 3실점 경기로 남게 됐다. 또한 세 경기 연속 무득점이라는 빈공에 시달리며 11월 A매치 일정을 마무리하게 됐다.

이날 한국은 시종일관 브라질의 공세에 밀려 고전했다. 브라질은 한국의 촘촘한 그물망 수비를 뚫기 위해 측면을 넓게 벌게 벌리며 패스 속도를 빠르게 가져갔다. 한국은 브라질의 수준 높은 경기력에 제대로 대응하지 못한 채 우왕좌왕했고, 이는 곧 실점으로 이어졌다.

전반 9분 루카스 파케타가 필리페가 헤난 로디의 왼쪽 측면에서 뿌려준 크로스를 헤더 슈팅으로 연결하면서 골망을 갈랐다.

일격을 당한 한국은 손흥민을 앞세워 반격에 나섰다. 전반 14분 페널티박스 부근에서 회심의 중거리 슈팅을 시도했고, 전반 21분에는 왼쪽 측면에서 오른발로 갈아 찬 슈팅이 골대를 살짝 빗나갔다.

하지만 득점이 터진 쪽은 오히려 브라질 쪽이었다. 전반 35분 프리킥 상황에서 키커로 나선 필리페 쿠티뉴의 슈팅이 조현우 골키퍼가 손쓸 수 조차 없는 궤적으로 날아와 골망을 흔들었다.

한국은 전반 막판 만회골 찬스를 잡았다. 상대 왼쪽 페널티 박스 앞에서 얻은 좋은 프리킥 찬스에서 정우영이 날카로운 오른발 슈팅을 날렸다. 알리송 골키퍼가 슈팅의 방향을 읽고 공을 잡으려 손은 뻗었지만, 쿠티뉴와 황의조가 달려들면서 혼전 상황에 빠졌다. 쿠티뉴가 공을 걷어내려 했지만, 되려 자신의 골문 쪽으로 발을 뻗었다. 하지만 공은 골대를 맞고 나오면서 한국의 기대와는 달리 자책골로 이어지진 않았다.

결국 한국은 후반 15분 다닐루에게 쐐기골을 허용하며 패색이 짙어질 수 있는 상황으로 번질 수 있었지만 쉽게 포기하지 않았다.

벤투 감독은 후반 20분 황희찬을 빼고 나상호를 투입하며 변화를 줬다. 이어 후반 27분과 29분에 김진수와 손흥민은 중거리 슈팅을 시도하며 계속해서 브라질의 골문을 조준했다. 후반 34분 손흥민이 센터 서클 뒤에서 과감하게 중거리 슈팅을 때리며 알리송 골키퍼의 간담을 서늘하게 만들기도 했다.

한국은 골키퍼 정면으로 가거가 골문을 벗어나는 슈팅이 많았지만, 지난 레바논전과는 전혀 다른 경기력을 보이며 이따금씩 중거리 슈팅을 때리며 시원시원한 모습을 연출했다. 비록 경기는 0-3으로 완패했지만, 분명 소득은 있었다.

이날 손흥민은 거침 없는 중거리포를 시도하며 어느때 보다 위협적이었고 유럽의 관심을 받게 된 김민재의 수비력은 브라질에도 밀리지 않았다는 점, 오랜만에 벤투 감독의 선택을 받아 정우영과 함께 중앙 미드필더로 나선 주세종의 경기운영과 정확한 롱패스는 꽤나 인상 깊었다.

물론 배워야 할 점과 보완해야 할 과제 역시 떠안게 됐다. 세계 무대의 높은 벽을 여실히 느낄 수 있는 경기였다. 최고 난이도 시험에서 제대로 된 쓴맛을 맛보게 된 벤투호는 이날을 잊지 말고 반등의 초석으로 삼아야 한다. 세계의 벽은 결코 만만하지 않다.

[스포츠투데이 김호진 기자 sports@sto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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